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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LH 재정부실, “네탓”만 할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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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43회 작성일 10-08-16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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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태원(大記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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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한국토지주택공사) 부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민주택기금의 출자전환 등 재정지원책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네탓 공방’이 확대되고 있다. 야권은 “현 정권의 주공ㆍ토공 통합이 부실을 키웠다”는 입장인 반면 여권은 “전 정권이 혁신도시 건설 등 재무역량을 초과해 무리하게 벌인 사업의 여파가 현 정권으로 넘어온 것”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둘 다 맞는 말이다. 부채가 많은 주공의 구조조정을 먼저 한 후에 통합해야 부실을 막을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을 무시하고 통합을 밀어붙인게 현 정권이라면 ‘국가균형발전’이란 명분 아래 혁신도시건설 등을 추진, 전국을 공사판으로 만든 게 전 정권이기 때문이다. 선후와 정도의 차이는 있을 수 있지만 전ㆍ현 정권 모두 책임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물론 국정운영에 무한책임을 지는 현 정권의 책임이 더 무거울 것이다.

 작년 말 기준 LH의 부채는 총 109조로 부채비율이 약 524%에 달한다. 하루 이자만 해도 84억원이라고 한다. 현재는 부채 120조원에다 하루 이자만 100억원 내외에 이를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추정이다.  채권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해야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데 올해 23조원 목표 중 수요 격감으로 6월 말까지 7조원 발행에 그치고 있다. LH는 결국 지난 7월 26일 전국 414개 사업지 중 수익이 없는 곳은 중단하거나 연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문제는 LH의 선언 이후 20일이 넘도록 국회에서 이와 관련해 이렇다 할 회의 한번 열리지 않았다는 점이다. 여야가 입버릇처럼 ‘친서민’을 외치고 있지만 서민들이 가장 고통받게 될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여야 대변인 성명과 당내 회의에서 해결책 제시도 없이 아전인수식 원인분석을 곁들인 발언들이 고작이었다. 한가하게 휴가를 보낼 여유가 있는지 묻고 싶다. 국회는 시급한 현안이 많다며 7~8월 국회를 소집해 놓았지만 회의는 한 차례도 열지 않았다.

 당정은 LH가 국민주택기금에서 융자받은 18조7000억원을 출자전환하거나 이자율을 내려주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국민임대주택 원가의 19.4%를 정부가 부담하고 있는데, 이를 30%까지 올려 LH의 부담을 줄여주는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모두가 국민의 세금을 통해 부실을 덮어 주자는 것으로 확정될 경우 반발이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정치권에서는 또 중단 사업장을 최대한 줄일 것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하지 말고 해당 지역 지자체 및 주민과 협의하라는 주문도 내놓고 있다. 오는 24일 국회 국토해양위는 회의를 열어 현안 보고 형태로 이 문제의 해결방안 논의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어질 올해 국정감사와 정기국회에서도 계속 다뤄질 것이다. 바라건대 여야는 책임공방보다는 해법 제시에 주력해야 한다.

 특히 LH가 중단사업장을 선정할 때 정치권의 입김은 철저히 배제돼야 한다. 정치인들이 너도 나도 나서 “내 지역구 사업장은 빼달라”고 은밀히 압력성 부탁을 하면 될 일도 안 된다. 엄청난 부채를 고스란히 떠안아야 하는 국민들의 개탄 목소리가 들린다면 자중해야 한다. 이 문제로 잡음이 나오면 후유증은 더욱 확대될 것이다. 정부가 투명한 원칙과 기준을 정해 그에 맞게 처리하길 바란다. LH의 자체 구조조정은 두말할 나위도 없다. LH의 재정부실은 정부와 정치권의 합작품이다. 서로 책임을 전가하거나 삿대질을 할 만큼 한가하지 않다.

  서태원기자 taej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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