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해외건설 정보력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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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01회 작성일 11-01-12 10:02본문
박형원 (해외건설협회 지역1실장)
지난해 우리나라 해외건설은 누계 수주액 4000억 달러를 넘어섰고 사상 최초로 연간 수주 700억 달러를 돌파하는 신기원을 이루었다. 이제 불혹의 나이를 넘어 장년에 접어든 우리나라 해외건설이 척박한 황무지에서 옥토를 일군 피와 땀의 소산이었다. 특히, 수입유발이 없는 외화 공급원으로서 국가 경제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해 온 우리 해외건설은 건설업뿐만 아니라 연관 산업의 국제화를 앞당기고 오지 외교의 첨병 역할을 훌륭하게 수행하였다. 세계 8대 불가사의의 하나로 손꼽히는 리비아 대수로 공사, 세계 최고층 빌딩으로 기록되고 있는 828m의 두바이 부르즈 할리파 빌딩 등 수많은 기념비적인 공사를 성공적으로 완공하여 현지인들에게 한국인의 역동성과 근면성에 대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
과거 해외건설 시장은 노동집약적인 형태가 주류를 이루었지만 현대는 노동력보다는 기술, 금융, 정보 등 모든 것들이 응집된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각각을 떼어놓고 보면 모두 중요한 요소이지만 수주 초기단계에서 정보의 신빙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더욱이 사업 규모가 크고 사업기간이 긴 해외건설사업의 속성상 초기에 획득하는 고급정보는 성공적인 수주는 물론 궁극적으로 공사의 수익성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러한 초기 고급정보의 입수를 위해서는 다양한 루트가 활용될 수 있지만 현지에서 입수되는 생생한 정보의 품질이 가장 높은 것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이러한 해외건설 고급 정보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해외건설협회는 정부 지원을 받아 작년부터 수주환경이 어려운 인도, 캄보디아, 멕시코, 가나 등 미개척 신시장 4개국에 지부(Global Overseas Construction Office)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초기단계이긴 하지만 해외건설 일선에서 종사했던 베테랑들을 지부장으로 선임, 파견하여 많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현지 건설시장의 고급정보를 입수하여 기업에 제공함은 물론, 기업의 현지 출장 때에도 밀착지원을 통하여 수주 가능성을 배가시키고 있다.
작년 한 해 인도에서 수주한 공사는 모두 32억 달러로 전년대비 두 배가 넘는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하였다. 캄보디아에서는 4억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의 다섯 배 가까운 수주실적을 올렸다. 또한 최근 들어 수주가 거의 없다시피 하였던 멕시코에서는 3억 달러를 수주하는 개가를 올렸고 미개척시장 아프리카 가나에서도 15억 달러의 수주고를 올려 작년 해외건설 수주 신기록 달성에 결정적으로 기여를 하였다.
무역의 경우 코트라와 무역협회, 대한상의가 나름대로 역할을 분담하면서 모두 해외지부를 보유하고 있다. 특히 코트라는 현재 전 세계 99곳에 해외KBC(Korea Business Center)를 운영하고 있다. 여기에다 금년부터 중국에만 7곳을 포함한 12개의 KBC가 신설된다고 한다. 이에 힘입어 우리나라는 지난해 무역 수출액 4000억 달러 시대를 열었고, 단일 업종인 해외건설은 수주 700억 달러를 달성하였다.
단순 수치만 보아도 111개의 KBC와 4개의 해외건설 지부는 비교가 되지 않는다. 혹자는 KBC가 해외건설 업무를 병행할 수도 있지 않으냐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하는데 단일 사업 1건당 사업규모가 크고, 회임기간 또한 장기간이 소요되는 건설업의 특성과 국내 시스템과도 상이한 입찰, 계약, 금융제도 등의 전문성 확보란 측면에서도 무역에 특화된 KBC가 해외건설 업무를 소화하기에는 현실적으로 어려운 점이 많다고 하겠다.
향후 해외건설이 무역수출에 버금가는 수주실적을 바라보기 위하여 적어도 20여 곳의 해외건설 지부가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해외건설 지부 확대는 내수침체로 해외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중소건설사의 해외진출을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정부가 목표로 하고 있는 연간 해외건설 수주 1000억 달러, 해외건설 5대 강국 진입도 앞당기는 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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