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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진단] ‘일요휴무제’ 전면 확대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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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463회 작성일 21-12-08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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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 산정 ‘들쭉날쭉’·추가비용 부담 악순환 불가피…휴식·안전보단 되레 안전·품질 위협

공공공사에 한해 적용하고 있는 ‘일요휴무제’의 전면 확대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일요휴무제 전면 확대는 건설근로자의 과도한 근로를 막기 위해 일요일마다 건설현장을 폐쇄하는 일요휴무제를 민간공사에도 적용하는 게 핵심인데, 이는 민간공사의 현실과 동떨어진 규제로 근로자의 휴식과 안전 보장은커녕 오히려 건설현장의 안전과 품질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일요휴무제의 전면 확대는 이미 공공공사 현장에서 일요근무제가 정착하고 있는 만큼 민간공사 현장에서도 건설근로자의 휴식을 보장하고, 안전을 확보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정작 민간공사현장의 현실을 직시하면 일요휴무제의 실효성에는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그도 그럴 것이, 민간공사 현장은 공공공사와는 전혀 다른 여건을 갖추고 있다.

적정공사기간 산정 기준을 마련해놓고 공기를 산출하고 있는 공공공사와 달리 민간공사는 설익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어설프게 공기를 산정하면서 공기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다.

공기에 쫓기게 되면 정해진 공기를 맞추기 위한 돌관공사가 불가피하고, 결국 비용 증가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또한 민간공사는 여전히 발주자 갑질의 위험지대로 남아 있다.

공공공사는 국가·지방계약법 등에 발주기관의 갑질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장치가 곳곳에 설치된 반면 민간 발주자는 공공공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한 게 현실이다.

민간공사에 대한 일요휴무제는 생산성의 발목을 잡기도 한다.

가뜩이나 민간공사의 공기가 촉박한 민간공사에서 일요일에 현장 문을 강제로 닫게 되면 교량, 터널, 콘크리트 타설, 골조공사 등 연속성이 절대적인 공종에는 제동이 걸리거나 속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탓에 생산성 향상을 기대하는 건 어불성설이다.

그렇다고 해서 민간공사에서 일요휴무제의 예외를 유연하게 두는 것도 여의치 않다.

일요휴무제 예외를 적용하려면 공공공사와 같이 인·허가기관의 사전 승인 등 조건부가 될 가능성이 높은데, 인·허가권을 가진 기초지자체 등의 인력 사정 등을 고려하면 현장 곳곳의 일요휴무제 신청에 차질 없이 대응하는 건 기대하기 어렵다.

일요휴무제 적용에 따라 근로자들이 임금과 휴식이라는 가치를 두고 상충하고 있는 것도 일요휴무제의 전면 확대를 고민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이렇다보니 시장에서는 일요휴무제 전면 확대에 대한 신중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일요휴무제를 섣불리 도입할 게 아니라 민간공사 현장의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고, 특정일이 아니라 주중 하루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게 현실적인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박경남기자 knp@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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