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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발주처 “입찰 때 금융조달방안도 내놔라”…건설社 압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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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64회 작성일 11-09-08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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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해외 발주처가 입찰에 참여하는 국내 EPC(설계·구매·시공)업체에 금융 조달방안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건설사들이 금융구조를 짜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지만 지원 금융기관을 찾지 못해 애태우고 있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해외 사업주(디벨로퍼)들이 앞다퉈 프로젝트 입찰 공고 때 금융기관의 투자의향서(LOI)를 첨부할 것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다. 사업에 필요한 금융 마련이 가능한 지를 미리 검토해 입찰 서류에 금융조달 계획을 첨부하라는 뜻이다.

이는 국제금융시장 경색 이후 발주국 정부의 재정지원이나 자기자금 부담없이 사업을 추진하는 해외 디벨로퍼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설령 자금이 있더라도 EPC업체에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맡겨 사업주가 금융 리스크를 줄이는 게 국제 건설시장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외국계 금융기관 관계자는 “최근 베트남과 파나마·멕시코에서 발주한 프로젝트에서 이런 금융조달 옵션이 붙었다"면서 “심지어 오일머니가 풍부한 중동에서도 금융을 마련해 입찰에 참여하라는 딜이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의 금융조달 조건부 입찰은 플랜트에서 사회간접시설(SOC) 등 다양하며, 프로젝트 규모는 몇천만불에서 많게는 몇억달러에 이르고 있다.

이 같은 ‘선(先)금융 후(後)발주’ 풍토가 확산되면서 해외 진출을 서두르는 국내 건설사들에 기술경쟁력 못지않게 금융경쟁력이 중요해졌다. 금융구조를 먼저 마련해야 공사를 따내기 수월해진 셈이다.

그러나 금융기관으로부터 10년 이상의 중장기 대출 의향을 이끌어내기가 녹록지 않다. 

건설사 관계자는 “입찰 단계에선 수주에 성공할지도 모르는데 미리 돈을 빌려줄 금융기관부터 찾는다는게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해외 PF대출 금융기관들은 프로젝트 사업성이나 해외 발주처를 믿을 수없다며 무역보험공사나 수출입은행 등 수출신용기관(ECA)의 대출채권 보증을 먼저 요구하고 있다. 이들 ECA의 보증이나 담보가 있어야 금융 지원 의사를 표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ECA들 역시 리스크관리가 엄격해지면서 발주국 정부 신용이 좋지 않거나 사업성이 불확실할 경우 보증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이드라인에 따라 신용등급이 좋지 않은 국가에 대한 금융지원은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에 건설사들은 금융기관을 찾기 위해 민간 국제 보험시장 문을 두드리고 있다. 민간 보험사의 대출채권 보증은 수수료가 다소 비싼데다, 보증기간이나 한도에서 제약이 크다는 단점이 있지만 금융을 마련하지 못하면 입찰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는 절박함에 서다. 국제 보험중개기관의 한 관계자는 “ECA 지원을 받지 못한 프로젝트를 글로벌 상업보험기관으로부터 보증받기란 더더욱 어렵다”면서 “건설사들의 금융지원 요청이 많지만 해외 보험사와 연결돼 성사된 딜은 드물다”고 지적했다. 

원정호기자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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