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 산하 4대 공기업이 지난해 10월 국가계약법령 개정으로 도입된 물량내역수정입찰을 잇따라 시행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한국도로공사에 이어 한국철도시설공단이 이달, 한국수자원공사는 다음달부터 시행해 이 제도는 도입된 지 1년 만에 4대 공기업으로 확산됐다.

　4일 관련기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국가계약법령 개정으로 조달청이 가장 먼저 같은 달 물량내역수정입찰을 도입한 이래 LH가 지난 4월, 도공은 7월 잇따라 세부기준을 만들며 합류했다.

　LH는 송파 위례 A1-11블록 및 A1-8블록 아파트 건설공사와 서울 강남 A1블록 아파트 건설공사를 물량내역수정입찰 방식으로 집행했고, 도공은 부산외곽순환도로 2~5, 7ㆍ10ㆍ11공구 건설공사에 처음 적용해 입찰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어 철도공단이 이달부터 시행에 들어갔고, 수공은 다음달부터 시행할 계획이다.

　이들은 물량내역 수정이 가능한 공종을 검토하며 적정성 심사 세부기준을 마련 중으로 큰 틀에서는 공종별 물량내역 수정 범위를 ±1% 안팎으로 제한한 조달청 기준을 따르되 심사방법은 주로 발주하는 건설공사 성격이 유사한 도공 기준을 준용하기로 했다.

　물량내역 심사는 조달청의 ‘통과 또는 탈락(Pass or Fail)’ 방식이 아니라 LH와 도공처럼 최저가낙찰제 2단계 심사에 반영하는 가·감점 형태로 운용될 전망이다.

　다만 수공은 다른 곳과 달리 집행하는 시설공사가 수자원을 비롯해 토목, 건축 등으로 다양해 물량내역 수정 허용 공종을 공고 전 건별로 계약부서와 평가부서가 협의해 정하기로 했다.

　철도공단 관계자는 “이달부터 공사비가 500억원을 넘는 최저가낙찰제 대상공사에 물량내역수정입찰을 적용한다”며 “곧 물량내역 수정 허용 공종을 선정하고 심사방법도 만들어 시행한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철도공단은 다음달 발주 예정인 군장국가산업단지 인입철도나 익산~대야 복선전철 노반 건설공사를 물량내역수정입찰 방식으로 처음 선보이고, 수공은 구미 하이테크밸리 1차지역 조성공사나 시화2단계(송산그린시티)개발사업 국도 77호선 또는 동서진입도로 건설공사에 처음으로 물량내역수정입찰을 적용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수공이 발주할 한강하류권(2차) 급수체계조정사업 도수시설공사 및 정수시설공사는 기존 최저가낙찰제 방식으로 낙찰자를 선정한다.

　이처럼 물량내역수정입찰이 도입된 지 1년 만에 4대 공기업으로 확산된 것은 건설업계의 견적능력 향상을 위한 이 제도의 기대효과가 낮은 데다 최저가낙찰제 확대에 따른 산업계의 저항이 거셌기 때문이다.

　한 발주기관 관계자는 “예산 절감 목표를 지닌 최저가낙찰제에 누락된 물량을 늘리면 투찰금액 증가로 수주권에서 멀어져 견적능력 향상이란 제도 취지를 살리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며 “또 채산성 악화에 따른 건설업계의 반대가 심한 데다 국회에서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유보하자는 입법 활동으로 선뜻 제도 시행에 나서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제도 도입 후 논란이 지속되는 물량내역수정입찰이 조달청에 이은 4대 공기업 확산으로 입찰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채희찬기자 ch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