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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리포트>미국 신용등급 하락이 해외건설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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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41회 작성일 11-08-30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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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

 지난 8월5일 스탠더드앤푸어스가 미국 국가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한단계 강등함으로써 전 세계 금융시장이 대혼란에 빠졌다. 재정적자 폭이 매년 늘고 있는 영국, 프랑스, 독일 등의 유로존 국가의 위기 우려까지 가세하면서 전 세계 주식시장이 폭락하고 신흥국의 투자자금 이탈, 국제유가 하락 등으로 더블 딥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그렇다면 국내 건설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가능한 시나리오 분석을 통해 이를 점검해 본다.

 국제유가ㆍ환율ㆍ조달금리 안정세

 국제유가는 단기적으로 10% 이상 하락했지만 최근 다시 안정을 찾는 모습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처럼 배럴당 30달러대까지 폭락할 가능성은 희박하고 70달러선도 깨지지 않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특히 중국, 인도와 개도국의 경제성장에 대한 뚜렷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한, 장기적으로는 현상유지 내지는 점진적 상승이 예상된다.

 1984년 이전만 해도 유가가 10% 등락하면 미국 GDP는 0.7% 영향을 받았지만 1984년 이후 영향은 0.25% 정도로 줄었다. 이는 유가변동의 미국경제 영향력이 줄었다는 의미다.

 따라서 미국 경기 침체로 원유 소비가 줄어도 중국, 인도와 같은 거대시장의 경제성장이 지속되는 한, 세계 원유 소비량은 비슷하거나 오히려 증가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유가급락 가능성도 크지 않다.

 전세계 통화에 대한 달러화 약세 속에서도 한국에서는 달러화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는 주식 및 채권시장에 투자된, 지나치게 많은 달러화 때문이다. 수출 중심의 한국 산업구조도 금융위기 때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약세를 유발한 원인이며 단기적으로 달러 베이스에 의존하는 우리 해외건설업체에게 좋은 소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관점에서 달러화의 평가절하는 대세일 수밖에 없다. 특히 이번 위기 극복을 위해 미국의 연준이 제3차 양적완화를 단행한다면 환율은 머지않아 1000원선이 붕괴될 것으로 예측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 해외건설업체는 이번 사태로 인해 단기적으로는 환차익을 볼 수도 있겠으나 장기적 관점에서 원화강세를 피할 수 없을 것이며 이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우리 경쟁국인 유럽 주요국의 어려운 재정형편에도 불구, 유로화 약세현상 역시 달러화와 비슷한 양상이어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고 판단된다.

 우리 기업의 해외조달금리는 한국 금융시장에 대한 국제적 평가절하 추세를 고려하면 당분간 상승할 가능성이 높다. 실제 한국의 CDS프리미엄이 132.4(2011.8.15)로 상승하며 1년내 최고치인 124(2010.8.27)를 초과한 상황이다. 해외 조달금리 상승은 우리 기업의 수익성 저하를 부추길 것이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다시 안정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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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동시장은 단기 중립/장기 강보합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이 각국 경기회복에 찬물을 끼얹은 사건임이 분명하며 경기침체로 이어진다면 오일가격 하락은 피할 수 없다. 우리의 해외건설 주 시장인 중동지역에 있어 오일가격 하락은 자금조달 어려움, 발주물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단기적으로 현재 두바이유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이 수치는 최근 1년간 두바이유 가격의 최저치인 배럴당 70.26달러(작년 8월25일)을 상회하고 있으므로 현 오일가격 하락 추세로 인해 당장 발주물량이 감소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

 연초 불거진 아랍지역의 소요사태는 중동 정부에 주거, 교육, 의료시설 등의 사회시설 개발에 힘을 실어 추진하는 기회가 됐다. MEED지에 따르면 2011년 중동 정치불안으로 GCC지역의 건설시장 규모는 지난 1월 2조1000억달러에서 지난 6월 1조8000억달러로 축소됐다. 시장 불안으로 인한 투자자, 개발사들의 의사결정과 계획수립의 어려움이 상당수 프로젝트의 중단, 취소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를 향한 시위는 정부가 국민의 사회적, 경제적 필요성을 만족시키기 위한 사회기반시설 투자를 견인했고 지역개발 프로젝트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중동지역 프로젝트 발주물량 추이를 보면 전후복구에 진력하고 있는 이라크의 약진이 눈에 띄는 가운데 사우디와 UAE가 여전히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사우디는 높은 인구증가율로 인해 심각한 주택난을 겪고 있고 그 해소책으로 50만가구의 저가주택 건설을 계획했다. 400억달러를 투자해 교육, 훈련시설도 개선할 계획이다.

 작년 8월에 압둘라 국왕의 승인을 받은 리야드의 ‘9차 5개년계획’을 보면 2014년까지 3850억달러를 교육, 훈련, 의료시설 등을 포함한 인프라 개발에 투자하며 400억불이 올해 소요예산으로 잡혀있다.

 정치적으로 안정된 UAE도 국지적 소요사태에 대비한 인프라 보수계획을 수립했는데, 에미레이트 정부는 18억달러를 들여 거주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북에미레이트지역의 사회기반시설 개발을 계획 중이며 2050년까지 에미레이트 인구가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측됨에 따라 사회기반시설개발에 투자를 집중할 방침이다.

 결국 중동지역은 미국, 유럽, 일본, 중국 등의 G7국가의 재정위기 극복노력과 별개로 연초 민주화 사태의 후속조치 성격이 강한 프로젝트 발주가 이어질 것으로 예츠괴므로 단기는 물론 장기적 수주전망도 모두 중립 또는 강보합 정도로 예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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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시장은 단기 약보합/장기 중립

 아시아지역은 중동에 비해 상대적으로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이 현물시장으로 번질 가능성이 더 높다. 이는 아시아 지역의 발주가 투자개발형 사업 형태로 이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며 정상적인 금융시스템이 가동하지 못할 경우, 해외건설 발주가 연기 혹은 취소될 가능성이 높다.

 금융시장만 봐도 미국의 신용등급 강등 후 첫 거래일인 8월8일에 아시아 주식시장은 한국 -3.82%, 일본 -2.18%, 상해 -3.79%, 홍콩 -2.17% 등 충격이 그대로 시장에 반영됐다. 물론 하루 늦게 장이 열린 영국, 프랑스, 미국, 캐나다도 -3.39%, -5.02%, -5.55%, -4.04%씩 하락하며 이번 위기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위력이 매우 거대함을 확인시켜 주었다. 일부 반등이 나오긴 했으나 현재까지도 전세계, 특히 아시아 지역의 주식 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좀더 거시적 관점에서 평가해 본다면, 이번 미국발 재정위기가 주식시장에서의 터모일(turmoil) 중 하나의 사건 정도로 끝날 수도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다른 점이 우리나라만 해도 단기외채 비중이 2008년 대비 3분의2 수준(2008년 48%, 2011년 36%)이고 한국은행의 외화보유액도 2008년보다 50% 이상 여유(2008년 2012억달러, 2011년 3100억달러)가 있다.

 이렇듯 현 금융시장은 펀드멘탈 면에서 2008년 당시보다 훨씬 낫고 금융시장 위기가 현물시장으로 번지는 것을 상당부분 막을 힘이 길러졌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 이외의 아시아지역 주요 발주국인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베트남, 캄보디아 등의 경제상황은 모두 다르므로 각국 상황에 대한 재평가가 선행돼야 하지만 전체적으로 우리나라보다 취약해 단기적 충격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 규모와 체질이 타 아시아 국가들과 차원이 다르지만 중국, 인도 역시 글로벌 경제상황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워낙 거대한 글로벌 성장 축을 맡고 있는 두 나라의 지속적인 경제성장 패턴이 쉽게 꺾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이기에 글로벌 경기침체를 상당부분 흡수할 것으로 기대하며 장기 예측은 중립으로 전망해 본다.

 금융불안 글로벌 공조 아래 단기충격 그칠 듯

 이번 금융위기 상호아이 해외건설에 미칠 파급효과에 대해 크게 3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해 볼 수 있을 것 같다.

 첫 번째 시나리오는 일시적 금융시장 불안에 미국 정부가 대규모 양적완화정책(QE3)을 추진하고 G20 등의 글로벌 공조 아래 실물경제 침체가 최소화되는 쪽이다. 국제유가는 보합 혹은 완만한 상승세를 띄고 해외건설 발주도 늘어나는 낙관적 상황이다.

 두 번째 시나리오는 미국의 경기침체가 지속돼 미국 내 투자 및 고용이 줄고 소비가 위축되고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동반침체에 빠지는 가설이다. 글로벌 공조마저 실패하지만 국가별로 경기부양책을 다시 시도하면서 국제유가가 완만하게 하락하고 해외건설 발주량도 정체하는 쪽이다.

 세 번째로 선진국 경제가 더블딥 상황을 맞고 유럽 재정위기가 악화되면서 국제 금융시장이 다시 충격을 받는 가능성도 열려있다. 선진국의 세계 상품수요가 급격히 위축되고 수출에 의존하는 개도국들의 경제도 동반 침체하면 국제유가 하락이 지속되고 해외건설 발주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가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고 대외변수가 워낙 많아 속단하기는 어렵지만 첫 번째 시나리오로 흘러갈 개연성이 가장 유력할 것으로 예측되며 우리나라의 해외건설 수주 전망도 그리 나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최근 5년간의 폭발적인 해외건설 성장세는 다소 꺾일 수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해외건설업이 우리 수출산업에서 기여하는 비중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올해와 내년의 단기적 해외수주 전망은 600억달러에서 700억달러 정도로 예상하지만 중동지역의 발주물량이 급격히 살아나면 2013년 이후에는 호황기를 되찾을 것으로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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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구 해외건설협회 정책연구실장<사진>

<정리 김국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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