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사태' 엎친 데 덮친 건설 자재가격.."공사비 인상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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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438회 작성일 22-02-28 09:09본문
우크라이나 사태로 건설 공사에 투입되는 각종 자재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사비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공사비 인상은 단순히 원가 상승에 따른 이익 감소에 그치지 않고, 새 정부의 주택공급 계획 차질로 이어져 부동산 시장 전체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정부는 다음달 1일부터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를 2.64% 인상키로 했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건설 자재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까지 덮치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부터 철근 가격이 계속 올랐고 시멘트의 원료가 되는 유연탄(고효율 석탄) 가격이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러시아는 유연탄의 주요 산지로 미국이 러시아에 경제제재 등을 가할 경우 유연탄 수입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 연평균 유연탄 가격은 톤당 2020년 60달러에서 2021년 137달러로 오른 뒤 올해 들어서는 219달러로 다시 2배 가까이 치솟았다. 한국광해공업공단이 발표한 2월 유연탄 가격은 톤당 235.56달러에 이른다. 유연탄이 시멘트 원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5~30%로 단일 원자재 중 가장 크다.
철근 가격도 마찬가지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사들은 다음달 1일부터 철스크랩(고철) 가격을 톤당 1만원 올릴 계획이다. 현재도 철스크랩 가격은 톤당 60만원 중반대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철스크랩 가격이 상승하면서 철근 가격도 추가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원유가격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관련 석유화학 공정을 거치는 자재 가격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빈재익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경제학 박사)은 "지난해부터 철강 원자재 가격 인상,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공사 원가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라며 "러시아는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유럽으로 수출하고 있는데, 이 파이프라인이 우크라이나를 지나고 있어 건설업체 입장에서는 원유 가격 불안정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삽화=임종철 디자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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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업계에서 가격 인상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철근·콘크리트 하수급 전문건설업체들은 최근 건설 자재비, 인건비 급등에 따른 공사대금 증액을 요구하고 다음달 1일까지 원도급사가 증액을 확정해주지 않으면 현장 셧다운 등 단체 행동에 나서겠다는 공문을 보냈다. 이들은 철물, 각재·합판 등 자재비가 전년 상반기 대비 40~50% 올랐다며 이에 따라 공사대금 20%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철근콘크리트 연합회는 "전문건설업계의 경우 계약관계 상 열악한 지위로 자재가격 증가분, 공급지연에 따른 손실분을 고스란히 부담하는 등 피해가 가중되고 있다"며 "건설 자재비와 인건비 급등으로 계약금액(공사대금) 조정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음달부터 기본형 건축비도 오른다. 국토교통부는 25일 건설자재, 노무비 등 가격변동을 고려해 다음달 1일부터 공동주택 기본형 건축비를 지난해 9월 대비 2.64% 올린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3.3㎡(평) 당 기본형 건축비는 706만원으로 이번에 처음 700만원을 넘어섰다. 기본형 건축비는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서울과 주요 수도권 신축 아파트가 대상으로 분양가격의 주요 원가 중 하나다.
공사비 상승에서 그치지 않고 부동산 시장 전반에 불안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분양가 상한제 등으로 묶여 있는 분양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건설업계 수익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어 신규 공급 자체에 속도가 떨어지고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며 "특히 현 정부에 이어 대선 후보들도 주택공급 확대 공약을 내놓은 상황에서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택공급에 대한 불확실성은 수요 심리를 더 자극하는 요소가 될 수 있어 부동산 시장이 전반적으로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고 했다.
방윤영 기자 byy@mt.co.kr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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