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건설 생태계] 1부 공공 발주ㆍ정책편 ② 표준코드 매핑ㆍ단가 검증…조달시장 ‘AI 필터링’시대 카운트다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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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8회 작성일 26-01-05 18:21본문
제도 개편ㆍ비용 변동성 ‘엇박자’
인력 부족 문제…AI 대안 주목
공사비 검토에 본격 활용 계획
작업시간 절반 단축ㆍ오류 방지
설명 가능한 AIㆍ인간 개입 등
편향성 우려 해소 방안 제시
중소사도 준비 여부따라 ‘기회’
3~5년 내 공공조달시장 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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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최지희 기자] 발주기관에게 주어진 질문은 더 이상 “인공지능(AI)을 쓸 것인가 말 것인가”가 아니다. “어떤 업무를 AI에 맡기고, 무엇을 사람이 책임질 것인가”로 초점이 이동했다. 건설 현장은 지금, ‘사람이 일하던 방식에 기계를 얹는 시대’를 넘어 ‘데이터와 알고리즘을 중심으로 사람의 역할을 재설계하는 단계’로 진입하고 있다. 이 전환의 방향키를 쥔 주체는 결국 공공 발주ㆍ정책 담당자다.
Q1. 왜 지금 ‘AI 조달ㆍ단가 검증’을 서두르는가?
조달청과 한국도로공사 등 주요 발주기관이 입을 모아 강조하는 건 ‘구조적 한계’다.
표준품셈ㆍ시장단가의 조사ㆍ개정 주기가 길어 급등하는 자재비와 인건비 변동성을 적기에 반영하지 못한다. 예정가격과 실거래가 괴리가 심화되면서 유찰 사업이 늘어나는 악순환이다.
더 큰 문제는 검토 인력이다. 종함심사낙찰제은 내역 항목이 수천~수만 개에 달한다. 한정된 시간에 누락ㆍ산출오류ㆍ단가착오를 다 잡아내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 특히 고숙련 베테랑의 고령화ㆍ은퇴와 신규 유입 감소가 겹치며, 견적 전문성이 ‘공동화(hollowing out)’ 되고 있다.
조달청 관계자는“숙련 인력의 노하우를 학습한 AI로 인력 공백을 보완하고, 이를 운용할 신규 전문인력을 양성해 건설 행정 마비를 막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Q2. AI가 도입되면 발주ㆍ심사 과정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핵심은 ‘1차 AI, 최종 인간’ 구조다. AI가 내역서의 표준코드 매핑, 단가 과다ㆍ과소 및 누락ㆍ중복을 탐지하면, 담당자는 AI가 제시한 근거를 토대로 최종 결론을 내린다.
△발주 준비(AI가 설계 정합성 검증, 실거래·시장 변동성 반영 체계로 전환) △서류 제출(시방서·법령 데이터 학습해 행정서류 초안 자동 생성, 법적 요건 실시간 점검) △심사ㆍ평가(정량 지표 자동 산출, AI 기반 제안서 필터링으로 주관 개입 배제) 순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변화의 체감은 크다. 기존에는 수작업 검토에 2일이 걸렸다면, AI 도입 후엔 1일로 단축된다. 계산 착오로 인한 감점 리스크도 원천 제거된다. 기업 입장에서는 단순 반복 검증 업무를 AI에 맡기고, 핵심 역량(투찰 전략ㆍ기술 제안)에 인력을 집중할 수 있다.
Q3. 공정성ㆍ책임ㆍ편향 우려는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AI 도입의 최대 걸림돌은‘신뢰’다. “AI가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학습됐다면?”, “알고리즘에 책임을 떠넘기는 건 아닌가?”라는 우려가 현장에 뿌리 깊다.
조달청은 세 가지 안전장치를 제시한다.
우선 설명 가능한 AI(XAI) 도입이다. AI가 부적격 판정 시 “어떤 항목에서, 어떤 데이터에 근거해, 법령 몇 조 위반으로 판단했는지”를 평가 사유서에 자동 생성한다.‘인간 개입 의무화(Human-in-the-Loop)’원칙도 제시했다. AI는 1차 스크리닝만 수행하고, 최종 판단은 전문가가 검증한다. 마지막은 정기 알고리즘 감사다. 학습 데이터 내 기업 식별정보를 제거하는 ‘블라인드 전처리’와 제3자 검증 기관의 정기 감사, 편향성 상시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
Q4. 중소ㆍ지역 건설사에는 기회인가, 새로운 장벽인가?
공공 발주기관 담당자들은 모두“준비 여부에 달렸다”고 입을 모았다.
장벽론은 대형사가 축적 데이터 기반 AI 결합에 유리한 반면, 중소기업은 즉각 효과를 체감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영국이 2016년 빌딩정보모델링(BIM) 2단계를 의무화했을 당시, 기술 인프라 도입이 미비했던 중소기업들이 도태된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기회론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를 주목한다. 구독형 AI 솔루션이 초기 투자 부담을 낮춰 진입 장벽을 완화한다는 것이다. 미국의 테스트핏(TestFit) 등이 중소 건설사에 고도화 기술을 보급해 대기업과 대등한 생산성을 확보하게 한 것을 예로 들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중소 건설사는 AI가 덤핑 수주와 부적격 업체를 식별하는 시장 정화 장치로 작용해 공정 경쟁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전망했다.
Q5. 향후 3~5년 로드맵과 업계가 지금 준비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조달청은 2026년 데이터 관리기준 및 AI 검증 요구성능을 구체화하고, 1~2년간 시스템 고도화를 거쳐 공사비 검토에 AI를 본격 활용할 계획이다.
핵심은 조달청 표준공사코드 체계다. 데이터 관리기준이 이 코드를 기반으로 작성되므로, 업계는 견적 업무에서 조달청 코드 체계 도입이 중요하다. 내역서 품명ㆍ규격을 구체적으로 기재하는 방식 전환이 필요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3~5년 내 공공조달 시장이 AI 필터링 시대로 전환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 측은 “2D 도면이 3D BIM 원본 제출로 대체되고, AI가 물량 산출 적정성과 법규 위반을 즉시 판별할 것”이라며, “공정거래위원회가 ‘입찰담합징후분석시스템’과 결합해 AI가 입찰 데이터를 실시간 분석, 담합 징후를 사전 포착하기 시작하면, 인맥 중심 영업은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백경민기자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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