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가 바꾸는 건설 생태계] 1부 공공 발주ㆍ정책편 ① 종이 내역서 종말…지능형 발주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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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9회 작성일 26-01-05 18:20본문
[글 싣는 순서]
1부: 공공 발주ㆍ정책편
2부: 기업·인력·설계편
3부: 중소·지역사 전략편
[대한경제=최지희 기자] “이 견적서, 정말 적정한가요?”
발주 담당자가 수백 페이지 내역서를 펼쳐 들고 골머리를 앓던 시대가 저물고 있다. 조달청과 주요 공공기관이 인공지능(AI)을 앞세워 건설 발주ㆍ조달 시스템을 전면 재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순히 ‘디지털화’를 넘어, AI가 직접 견적 적정성을 판단하고, 담합 징후를 포착하며, 부풀린 단가를 걸러내는 ‘지능형 발주 시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조달청은 2026년부터 ‘AI 기반 기초금액 작성 지원시스템’을 본격 가동한다. 과거 계약 데이터와 시장 단가 정보를 AI가 학습해, 담당자가 입력한 사업 조건에 맞는 적정 공사비를 자동 산출하는 방식이다. 기존 수작업 대비 작성 시간을 50% 이상 단축(2일→1일)하면서도, 정확도는 오히려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도로공사는 이미 AI를 현장에 투입했다. 도로 순찰 차량에 탑재한 AI 포트홀 탐지 시스템은 주행 중 촬영한 노면 영상을 실시간 분석해 파손 부위를 94% 정확도로 찾아낸다. 점검 시간은 절반(8→4.4시간)으로 줄었다.
더 주목할 대목은 ‘상습 체납차량 경로 예측 AI’다. 과거 통행 패턴을 학습한 AI가 체납 차량의 고속도로 진출 IC를 90% 정확도로 예측하면서, 통행료 현장 징수액이 41.3% 급증(2023년 13억→2024년 18.4억원)했다. “AI가 돈을 번다”는 말이 현실이 된 셈이다.
변화의 핵심은 ‘데이터 표준화’ 요구다.
AI가 견적을 검증하려면, 품명ㆍ규격ㆍ단가가 기계가 읽을 수 있는 형태로 정리돼야 한다. 조달청이 2026년부터 마련할 ‘데이터 관리기준’은 조달청 표준공사코드 체계를 기반으로 한다. 건설사ㆍ설계ㆍ엔지니어링 업체가 견적 단계부터 이 코드 체계를 쓰지 않으면, 사실상 입찰 경쟁력을 잃게 되는 구조다.
하지만 AI 만능론은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크다.
AI가 특정 업체에 유리하게 학습됐거나, 데이터 편향이 있다면 오히려 불공정을 고착화할 수 있다.
조달청은 이에 대응해 ‘설명 가능한 AI(XAI)’ 도입을 검토 중이다. AI가 부적격 판정을 내릴 경우, 어떤 항목·데이터·법령 조항에 근거했는지를 평가 사유서에 자동 생성하는 방식이다. 또 최종 적격성 판단은 반드시 전문가 검증을 거치는 ‘인간 개입 의무화(Human-in-the-Loop)’ 원칙을 적용한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AI로 위험 징후를 빠르게 탐지ㆍ분석하고, 최종 판단과 책임은 엔지니어가 지는 보완 관계를 지향한다”며 “설계–시공–유지관리–운영 전주기에 AI를 통합한 지능형 시설물 관리체제가 5년 안에 건설업계에 본격 도입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지희 기자 jh606@〈ⓒ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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