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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사비ㆍ공기에 소송까지…신공항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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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1회 작성일 25-09-24 0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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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이재현 기자]신공항 건설이 곳곳에서 암초를 만났다. 공사비 급등과 공사기간, 소송 리스크가 동시다발적으로 겹치며 ‘국가 기간인프라’의 추진력이 급속히 약화하고 있다. 지역균형발전의 상징이자 항공 네트워크 확충의 핵심 축으로 설계된 사업들마저 일정ㆍ재원ㆍ법적 불확실성에 갇혔다는 지적이 나온다.

23일 관계기관에 따르면 가덕도신공항과 새만금신공항, 백령공항, 흑산공항, 대구경북(TK)통합신공항 등 신공항 건설사업의 일정이 줄줄이 지연되고 있다.

우선 단군 이래 최대 토목사업으로 불리는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는 현대건설의 사업참여 철회 이후 5개월이 넘도록 재공고 여부조차 정하지 못한 채 표류 중이다.

핵심은 공기다. 앞서 입찰 조건대로 공사기간을 84개월로 유지해야 한다는 부산시의 주장과, 공사기간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 여기에 기본계획을 전면 수정해야한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연내 재추진 의사를 밝혔지만, 계획대로 될지는 미지수다.

새만금신공항은 사상 초유의 ‘기본계획 취소’ 법원 판결로 직격탄을 맞았다. 국토부가 항소에 나섰지만 3심까지 이어질 경우 수년 단위의 일정 지연은 불가피하다.

법원이 제기한 환경성·수요추정·대안 검토의 적정성 논란을 치밀하게 보완하지 못하면, 이후 유사 사업의 사법 리스크가 상수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팽배하다.

도서지역 주민들의 편의를 위해 계획된 백령공항과 흑산공항은 공사비 증액으로 재정당국의 검증대에 오른 상황에서, 새만금신공항의 법원 판결로 불똥이 튈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실제 백령공항 건설사업 전략환경평가 초안 검토의견서에는 ‘조류충돌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명시돼있다.

사업비 증가로 가뜩이나 개항 시기 연기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법정 다툼이 일어난다면 두 사업 역시 수년간 제자리 걸음을 할 가능성이 크다.

TK통합신공항은 ‘기부대양여’라는 독자적 조달모델이 오히려 독으로 작용하고 있다. 토지ㆍ개발이익으로 막대한 사업비를 충당한다는 설계가 금리상승과 부동산 시장 조정으로 수립 당시 가정과 괴리를 보이면서, 대구시의 수조원대 재원 조달 난도가 급격히 높아졌다. 때문에 당초 6월말까지로 예정됐던 TK통합신공항 총사업비 협의가 언제 마무리될지 미지수다.

국비 보완과 위험분담 재조정 없이는 핵심 공정의 연쇄 지연을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업계에서는 신공항 건설사업은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이기 때문에 정부가 조속히 정상화를 위한 대책을 내놔야한다고 지적한다.

특히 대형 SOC 사업 추진 과정에서 이러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 적정 공사비와 공기를 확보해주는 동시에 안전장치를 마련해줘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 관계자는 “신공항은 단순 지역사업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의 관문 인프라”라며 “ 적정한 공사비와 공기를 반영해주는 것이 필수”라며 “이러한 사태 재발을 막기 위해 가격과 공기, 위험배분을 위한 새로운 기준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재현 기자 ljh@ 〈ⓒ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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