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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4단계 민낯]② 공사비 후려치고, 협의는 ‘뒷짐’…발주처 갑질에 연쇄부도 공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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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회 작성일 24-11-19 0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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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억 ‘적자 시공’ 배경은

공사비 내역서 상 단가 태부족

실제 누락된 사항들도 수두룩

公社, 추가 변경ㆍ요구까지 빈번

신규 단가 설계변경 요청하면

기계약 단가 요구하거나 묵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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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경제=백경민 기자]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지난 2020년 12월 동편과 서편으로 나눠 ‘제2여객터미널 확장 골조 및 마감공사’를 수행할 시공사와 각각 도급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시작부터 삐걱댔다. 공사비 내역서 상 단가가 턱없이 부족하게 책정된 것은 물론 누락된 사항들도 상당했던 탓이다.

이후 공사 과정에서 인천국제공항공사의 추가ㆍ변경 공사 요구까지 이어졌지만, 그마저도 정당한 대가는커녕 이해할 수 없는 기준을 들이대면서 갈등을 이어오고 있다. 신규 단가에 대한 설계변경을 요청해도 공사 발주 시 낙찰률을 감안한 단가 또는 연관성이 낮은 기계약 단가를 요구하거나 아예 묵살하는 상황이 반복되면서다.

해당 현장의 한 관계자는 “추가 공사 요청이 오면 그로 인해 수반되는 추가 비용을 이야기했지만, 일단 공사부터 하고 나중에 협의하자는 식으로 대응하는 데다, 실제 협의를 해도 어떻게든 단가를 후려치는 행태로 일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들 현장에서는 이미 2차례에 걸쳐 설계변경 및 물가변동 등을 반영해 공사금액을 기존 5000억원 수준에서 1500억원 이상 조정한 상태다. 그런데도 현재 기준 공사에 투입한 비용을 계산했을 때 무려 1200억원을 웃도는 적자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도 이런 사정을 모르는 게 아니다. 양측은 수차례에 걸쳐 이에 대한 의견을 주고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추가 보완자료를 반복적으로 요청하거나 기획재정부 국가계약분쟁조정위원회 또는 감사원 사전컨설팅 등을 거치라는 식으로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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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국제공항 4단계 운영 준비 현장점검이 진행된 지난달 30일 제2여객터미널 확장지역에서 가상 승객들이 오가고 있다. /사진= 연합


실제 시공사 측은 지난달 공사용 가설시설 전력비에 대한 분쟁 조정을 신청했다. 해당 내역을 공사도급계약의 원가계산서 상 기타경비 명목에 포함시키면서 그에 따른 부담이 누적된 탓이다. 공사용 전력비는 터미널 확장공사 자체에 투입하는 전력비용으로, 그 소요량을 산출해 직접 계상하는 별도 경비로 판단해야 된다는 게 시공사의 주장이다.

외장 단열벽 수량도 당초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하면서 분쟁조정위로 향했다. 일례로 관련 공사의 주요 물량인 ‘EGI 강판’ 설치에 따른 하도급 단가는 현재 원도급 단가 대비 2배 안팎으로 올라 현재 수십억원대 손실이 불가피한 상황이지만,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추가 수량에 대한 단가를 100%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외장커튼월과 금속지붕공사 등 외장공사에 뒤따르는 장비비를 두고도 최근 감사원 사전컨설팅을 의뢰했다. 비정형으로 설계한 구조물 특성 상 마감재 설치를 위한 별도의 장비를 수반할 수밖에 없는데도 계약 서류인 내역서에 관련 비용을 반영하지 않은 탓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계약 서류도 아닌 시공계획서에 관련 내용이 반영돼 있다는 이유로 추가적인 설계변경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상태다.


공사에 투입한 철근도 초과 수량분에 대한 비용을 인정하지 않아 막막한 처지에 놓였다. 철근 수량은 애초 설계 대비 400톤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 현장의 다른 관계자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요청에 의한 신규 단가 명목으로 추가한 것들만 300~400건에 이르고, 이 중에서도 극히 일부 금액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당연히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공사비에 대한 책임을 민간 기업에 전가하고 있다. 이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아 그만둔 기술자도 여럿”이라고 말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는 이와 관련, “시공사 또는 내부 유관부서와의 의견차가 좁혀지지 않아 분쟁 조정 절차 등을 밟게 됐다”며 “그 결과에 따라 후속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계약 변경 시 일괄적으로 기계약 단가 또는 낙찰률을 적용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라며 “공사계약일반조건에 따라 사안별로 설계변경 당시를 기준으로 산정한 단가와 동단가에 낙찰률을 곱한 금액의 범위 안에서 시공사와 협의한 단가를 적용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백경민 기자 wiss@〈ⓒ 대한경제신문(www.d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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