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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맞춤형’ 품셈 개발 잇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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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8회 작성일 24-11-12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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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이어 제주도 자체 품셈 마련 나서
지역적 특성 기반…적정공사비 확보 목적


[대한경제=정석한 기자] 지방자치단체들이 공사비 산정의 근간이 되는 ‘품셈’ 마련에 나서고 있다. 지역 특성에 맞춘 품셈을 공공공사에 적용해 품질ㆍ안전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지역 건설업계가 적정 공사비 확보를 위해 적극 지자체에 건의하고 나선 것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11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제주특별자치도는 최근 ‘제주형 품셈’을 마련하고 이달 1일부터 제주도가 발주하는 공공공사의 예정가격 산정에 적용하고 있다. 예정가격은 공공공사 입찰에서 낙찰자 및 계약액을 결정하는 기초금액을 뜻한다.

제주형 품셈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정부가 매년 제ㆍ개정하는 1400여 개의 표준품셈에 포함되지 않거나, 제주도 건설현장 여건에 맞지 않은 공종에 대해 자체적으로 품셈을 개발해 적정 공사비 확보의 기준을 마련했다는 점이다.

제주형 품셈은 토목공사에서 총 15종으로 이뤄졌다. 최근 제주도에서는 상하수도 및 도심지 공사가 많이 발주되고 있는데, 이런 현장에서는 기계작업이 제한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도포 폭원에 따라 굴삭기 규모 및 인력의 비율을 조정하고, 덤프트럭 운반 톤수도 구별하는 등 공사 효율성을 최대한 높이는 데 초점을 뒀다.

여기에는 대한건설협회 제주도회, 제주 대한상공회의소 등이 제주도에 적극 건의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제주도 내 종합 건설업체는 500곳 정도로, 절대 다수가 공공공사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소업체들로 알려졌다.

즉 건설업체들의 수익성 확보와 안정적인 경영활동을 위해 공공공사의 적정 공사비 확보가 시급했고, 제주도에 지속적으로 요청해 받아들여진 것이다. 제주도 입장에서도 이로 인해 건축물 품질ㆍ안전이 한층 확보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지역 맞춤형 품셈에 나선 건 제주도가 처음은 아니다. 서울특별시의 경우 2011년부터 서울형 품셈을 자체 개발해 적용해 왔으며, 작년에는 ‘민관참여형 서울형 품셈’ 18종을 개발한 바 있다.

민관참여형 서울형 품셈에는 건설현장 실사부터 개발에 이르기까지 건협 서울시회 등 건설업계, 시민, 연구기관, 서울시 계약심사과 등이 폭넓게 참여했다. 특히 건축물의 실질 사용자인 시민의 안전과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화장실 핸드 드라이어, 비데 등을 포함시켰다.

이 같은 자체적인 품셈의 개발 작업은 지속될 전망이다. 정부의 표준품셈에서도 철근콘크리트, 하수관거, 도로확포장 등에서 건설현장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건설업계 지적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철근콘크리트 공종은 철근, 거푸집, 레미콘타설로 이어지는 작업간 연결에 대한 부분이 문제가 된다. 하수관거는 도심지 작업에서의 지장물에 따른 작업 방해, 도로확포장은 교통흐름이 있는 상태에서 작업에 따른 대기시간 발생 등으로 인해 작업의 효율성이 떨어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제대로 마련된 품셈은 건설현장 실행률을 낮춰 수익성 확보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방 건설업계의 이 같은 건의는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석한 기자 jobi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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