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민자사업 자잿값 변동 위험 줄인다…메리츠증권, 물가 스왑 상품 개발 착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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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2회 작성일 24-10-17 10:35본문
건설공사비 지수 상승폭 물가 2배 넘어
[대한경제=권해석 기자]최근 건설 공사비 자재가격 상승으로 민간투자사업이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메리츠증권이 정부와 손잡고 ‘인플레이션(물가) 헤지(위험 회피)’ 상품 개발에 나섰다. 최근 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증가 폭이 물가 변동률을 큰 폭으로 웃돌면서 민간 금융상품을 활용해 위험을 분산해보자는 취지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메리츠증권은 정부, 건설업계와 함께 민자사업에서 활용할 ‘인플레이션 스왑(Swap)’ 상품 개발에 착수했다. 영국과 호주 등 해외에서는 사회기반시설(SOC)에 인플레이션 스왑을 활용한 사례가 다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SOC 관련 인플레이션 스왑 상품이 아직 없다.
인플레이션 스왑 상품은 고정금리와 물가지수 변동률을 교환하는 파생상품이다. 이번 인플레이션 스왑 상품은 가입자(민자법인)가 액면금액(공사비)에 대해 고정금리를 지급하고, 대신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연동된 금액을 받는 방식이다. 지급하는 고정금리보다 물가상승률이 높으면 가입자에게 수익이 발생하고, 반대면 손해를 보는 것이 기본 구조다. 가입자 입장에서는 물가가 하락하면 손실을 볼 위험이 있지만, 물가가 내려갔다는 것은 공사비도 감소했다는 의미여서 전체적인 손실 폭은 제한될 수 있다.
정부는 인플레이션 스왑 상품 가입자의 수수료를 대신 부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이를 통해 민자사업자의 금융부담을 줄여 상품 가입 문턱을 낮춰주겠다는 의도다.
정부가 수수료까지 부담하면서 민간 금융시장의 인플레이션 스왑 상품 출시를 지원하는 이유는 최근 자재가격 상승폭이 물가 상승률보다 크게 높은 상황이 벌어졌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2월 기준 102.04던 건설공사비지수는 지난해 12월에는 128.78로 올랐다. 상승률은 26.2%에 달했다. 같은 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6%를 기록했다. 건설공사비가 소비자물가보다 2배 넘게 더 오른 것이다. 현재 민자사업에서 정부는 물가상승분에 해당하는 만큼만 공사비를 보전하고 있어 이를 넘어서는 인상분 부담은 고스란히 민자사업자에게 넘어왔다.
결국 정부가 완전히 해결하지 못하는 물가상승 위험을 민간 금융시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줄 필요가 있는 셈이다.
관건은 정부의 수수료 부담 폭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재가격 폭등을 고려하면 스와프 규모를 2∼3배 정도로 크게 할 필요가 있고, 수수료 부담은 더 높아질 수 있다. 조 단위 사업이 많은 민자시장에서 정부가 수수료를 전액 부담할 수 있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메리츠증권 측은 “현재 정부와 건설업계 등과 상품에 대해 협의하고 있는 단계”라면서 “구체적인 상품 구조나 수수료율 등은 아직 정해진 것이 없다”고 설명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지원하는 물가상승분을 초과한 공사비 증가액을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정부가 인플레이션 스왑 상품을 보고 있는 단계”라면서 “정부의 수수료 부담 수준 등이 어느 정도 확정이 돼야 가입 수요를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권해석 기자 haeseok@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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