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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무상 원조사업도 무한경쟁 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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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67회 작성일 12-03-12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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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경쟁입찰 갈수록 늘어…국내업체 텃밭 옛말

 # 한국국제협력단(KOICA)은 지난해 발주한 ‘캄보디아 씨엠립 주립병원 역량강화사업’의 설계·시공사로 중국의 킴멕스(Kim Mex Construction & Investment)사를 선정했다. 이 사업은 캄보디아 씨엠립 주립병원 내 3900㎡ 부지에 60병상 규모의 모자보건센터를 짓고, 각종 의료 기자재 지원과 의료진 초청연수, 전문가 파견 등을 수행하는 것이다. 우리 정부가 330만달러를 무상지원하는 공적개발원조(ODA)사업이다. 프로젝트 종합관리(PMC)는 한국 병원(순천향대학교중앙의료원)이 맡았지만, 설계·시공은 중국 건설사가 따냈다.  

 우리 건설사들의 텃밭으로 인식됐던 해외 유·무상 원조사업이 무한경쟁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무상원조 시행기관인 한국국제협력단(KOICA)과 유상원조 기금인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의 발주사업 중 국제경쟁입찰 비중이 갈수록 늘고 있다. 특히 EDCF는 2015년까지 국제경쟁입찰을 뜻하는 비구속성(Untied) 원조 비율을 전체 사업의 50%까지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해외경험이 부족한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기업들의 해외진출 디딤돌 역할을 해왔던 유·무상 원조사업마저 해외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참여할 수 있게 된 셈이다.

 KOICA는 해외업체를 대상으로 입찰을 진행하는 ‘현지’ 입찰 건수를 지난해 24건에서 올해 27건으로 늘리기로 했다. 전체 계약체결 비중도 지난해 15%에서 17%로 증가했다. 2009년에 건축공사 중 단 1건(베트남 법원연수원 선진화사업)만 현지입찰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급증세다. KOICA의 입찰방식은 크게 △국내 입찰 △본부국제 입찰 △현지 입찰 등 3가지로 나뉘는데, 사실상 해외업체는 현지입찰을 통해서만 계약이 체결되고 있다.

 KOICA 관계자는 “올해 3000억원 규모를 발주할 계획인데 현지입찰 비중을 계속 늘릴 계획”이라며 “특히 국내업체 선정시 비용부담이 큰 구매, 시공은 되도록 해외업체로 입찰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EDCF 재원사업의 국제입찰 비중은 훨씬 높다. 수원국에서 재화·용역을 조달하도록 정한 비구속성 원조 비중(승인 기준)은 2010년 30.7%에서 지난해에는 35.8%로 상승했다.

 실제로 마다가스카르 톨리아라주 35번 국도 개보수 사업(사업비 164억원)은 프랑스 업체인 SOGEA SATOM사가, 모잠비크 나칼라 연결도로 개보수 1차 사업(233억원)은 중국업체 2곳이 각각 시공사로 선정됐다.

 올해 비구속성 원조 비중은 지난해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다. 하지만 향후 3년 안에 목표인 50%를 맞추려면 비구속성 원조를 꾸준히 늘릴수밖에 없다.

 물론 비구속성 원조 비중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국내업체들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373억원 규모의 베트남 탱화시 사회경제개발사업은 국제입찰 끝에 한국의 극동건설이 수주했다.

 EDCF사업을 위탁·운영하는 한국수출입은행 관계자는 “2010년 한국이 OECD DAC(개발원조위원회)에 가입하면서 원조규모를 늘리는 만큼 비구속성 원조도 계속 확대해야 한다”면서 “국내기업들이 비구속성 원조 비중이 늘어난 것을 오히려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수단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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