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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99%여, 깨어 있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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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56회 작성일 12-02-1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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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식 부동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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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레토의 법칙(Pareto‘s law)이라는 게 있다. 이탈리아의 경제학자이자 사회학자인 빌프레도 파레토가 개미를 관찰하다 발견한 현상으로 20:80의 법칙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풍년이 들어도 곳간이 가득 차 있는 집은 전체의 20%이고 80%는 그저 그렇다. 반면 흉년이 들면 20%는 여전히 곡식이 풍부지만 80%는 굶주린다. 백화점 소비자 가운데 20%에 해당하는 핵심고객이 전체 매출의 80%에 기여한다. 상위 20%가 전체 80%의 부를 축적하고 있다. 어떤 연유인지는 모르겠지만 20:80은 부의 분배 로직이자 법칙으로 인정받아 왔다.

  그러나 그 법칙이 깨지고 있다. 20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는 것이다. 1:99로 바뀌었다. 다소 과장됐을 수도 있지만 불균형이 심화됐다는 것을 상징적으로 나타낸다. 승자독식의 논리로 양극화가 극단적으로 확대된 것이다. 법칙은 적용 범위가 넓고 현상이나 사물에 나타나는 일반적이고 필연적인 이치를 표현한다. 그런 법칙에 변화가 있다면 사회 시스템에 심각한 오류가 생긴 것이다. 오만한 다보스 포럼도 실패를 인정했다. 포럼 창시자인 클라우스 슈바브는 “자본주의는 낙오자를 껴안지 못했다. 우리는 죄를 지었다”고 고백했다.

 그의 고백은 쓸 만한 카드가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경제적 관점에서 문제를 풀기에는 너무 나갔다. 정치가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정치 행태를 보면 한숨만 나온다. 99%의 아픔에 대한 이해는커녕 이용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4∙11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쏟아내는 공약을 보면 한심하다 못해 연민까지 생긴다. 아무 대책 없이 내놓는 무상∙무한복지 시리즈에, 가능성에 대한 검증 없이 발표하는 비정규직 문제 등을 보노라면 부아가 치밀기도 한다. 어떤 이는 이를 두고 ‘광기(狂氣) 들린 공약’이라고 했다.

 정치인들은 내지르는 본능이 있다. 온갖 감언이설로 표를 긁어 모은다.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는 안중에도 없다. 특수한 뇌구조를 가져 불리한 것은 잘 기억하지도 못한다. 선거는 그들의 잔치지만 결과는 항상 국민의 몫이다. 잘못된 선택으로 인한 고통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 그것도 1%가 아니라 99%가 온몸으로 받아내야 한다. ‘무릇 있는 자는 받아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까지 빼앗기리라’는 마태복음 효과를 뼈저리게 느껴야 한다는 말이다.

 99%는 세상을 어떤 형태로든 바꿀 것이다. 행동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월가시위를 계기로 촉발된 금융의 탐욕과 무분별한 시장만능주의에 대해 형태는 다르지만 항거는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과거 80%와는 전혀 다른 현상이다. 상황도 달라졌지만 상황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결과다. 정치인들이 99%를 위한 세레나데를 불러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러나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게 있다. 그들은 입만 열면 스스로 99%인 체하고 99%를 걱정한다. 하지만 따지고 보면 그들은 뼛속까지 1%다. 총인구를 대비하거나 부의 축적 등을 감안하면 순도 99.99999%의 0.00001%다.

 99%의 분노는 시작됐다. 그러나 그 바탕은 이성이어야 한다. 0.00001%가 아픔을 이해하는 척하며 분노를 부추기고 이를 이용하려 하지는 않는지 조목조목 따져봐야 한다. ‘광기 어린 분노’는 ‘광기 들린 공약’을 구별하지 못한다. 깨어 있어야 옥석(玉石)을 가릴 수 있다. 그런데 문제는 여야 모두 옥이라고 내놓는 물건을 자세히 살펴보면 비슷하거나 색깔만 칠한 것들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누가 보더라도 돌인데 옥이라며 우기기까지 한다. 수입이라도 해오고 싶은 마음 굴뚝같지만 그것도 쉽지 않은 듯하니 이래저래 답답한 ‘선거의 해’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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