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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리포트> 지역개발 SOC 사업의 투자 여력 및 정책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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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96회 작성일 12-03-1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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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발전에 있어 건설투자는 매우 중요한 정책수단 중 하나이다. SOC(사회간접자본) 시설 확충은 지역발전의 중요한 선행조건으로 낙후지역을 발전지역으로 도약시킬 수 있는 촉매재 역할을 한다. 도로ㆍ철도ㆍ항만 등 교통 SOC 시설의 경우 수송비 절감, 수송시간 단축과 같은 직접적인 효과 외에도 주변지역 개발과 공장입지 확대 등의 간접 효과로 지역경제 발전에 결정적 기여를 하고 있다.

 그러나 지역경제 발전에 필수적인 SOC 사업이 최근 예산부족, 민간투자사업 부진, 공기지연 등의 문제로 순조롭게 추진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본 고는 공공과 민간의 SOC 투자 여력과 문제점을 살펴본 후 지역개발 SOC 사업의 효과적 추진을 위한 대안을 모색해 보고자 한다.

 SOC 투자 여력 전망 

 정부는 2009년 미국발 경제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한시적으로 SOC 예산을 증액한 이후 지속적으로 축소시키고 있다. SOC 예산은 2009년에 25.5조원으로 확대되었다가 우리 경제가 정상화 되었고 SOC 스톡이 어느 정도 확보되었다는 정부의 판단에 의해 2010년부터 축소하여 2012년에는 23.1조원으로 감소했다.

 SOC 투자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국가재정운영계획(2011~2015)은 12개 사업분야 중 교육, 복지는 각각 8.0%, 5.8% 증가 시키고, SOC 부문만 유일하게 연평균 1.7% 축소를 계획하고 있다. 정치권의 경우 야당은 “구시대적 SOC 투자에 집중할게 아니라 더 새로운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보편적 복지를 확대할 것”을, 여당도 “복지, 의무지출을 제외한 재량지출을 일괄적으로 10% 축소하고, SOC 투자에서 추가로 10% 줄이는 등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해 보면, 향후 재정에 의한 SOC 투자는 지속적으로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SOC의 공급은 중앙정부 이외에 민간투자사업, 지자체, 공기업에 의해 추진되는데, 이들의 SOC 공급 여력도 저하되고 있다.

 민간투자사업이 재정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0년에는 16.3%로 SOC 확충에 매우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그런데 이 투자 비중이 2011년에는 9% 수준까지 떨어졌다. MRG(최소운영수입보장) 폐지, 민자사업의 이익 일부를 환수하는 부(負)의 재정지원 도입, 건설보조금 축소와 통행료 인하 등 기술과 품질보다는 가격을 중심으로 한 사업자의 선정 등 민간투자사업의 규제가 강화되었다. 이러한 재정방어적인 정책으로 인해 도로 수익형(BTO) 민자사업의 경우 평균 수익률은 과거 9~10%에서 5% 수준으로 낮아졌다. 건설보조금은 아예 없거나 10% 미만으로 떨어졌으며, 통행료는 도로공사 대비 2005년에는 1.83배 수준에서 현재에는 1.16배 수준으로 낮아졌다. 결국 고위험, 저수익 구조로 변화하고 있는 민간투자사업에 대해서 재무적투자자나 건설회사의 투자매력도는 저하되고 있는 것이다.

 공기업을 통한 SOC 투자 확대에 어려움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286개 공기업 부채가 2006년 425.7조원에서 2010년 713.3조원으로 288조원이 증가(LH공사 125.5조원 증가)하였고, 이자를 지급해야 하는 금융부채는 2006년 124.9조원에서 2010년 281.8조원으로 128% 급증했다.

 지자체의 전국 평균 재정자립도는 2001년 57.6%에서 2011년에는 51.9%로 낮아졌으며, 전국 지자체 244개 중 87%인 213개의 재정자립도는 50% 미만 수준에 불과하다. 이같은 재정자립도 하락은 2003년 이후 부동산 시장의 침체로 인한 취득ㆍ등록세 등 지방세 수입 감소와 2005년 이후 사회복지사업비 증가 등이 주요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지방채 규모는 2007년에 18.2조원에서 2010년에는 28.9조원으로 급증했다. 이에 따라 지자체를 중심으로 한 SOC 공급에 차질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개발 SOC 사업 추진상의 문제점

 광역경제권 30대 선도사업 중 일부 사업의 경우 예산부족, 민간투자 유치 실패, 민원 등으로 지연되고 있으며 동남권신공항 사업은 타당성 부족으로 중단되었다. 총사업비 7조원의 제2경부고속도로는 2009년에 타당성조사를 끝냈지만 예산부족과 민원(강동구, 남한산성 일대 지하구간, 문화재 보호구역 관통 등)으로 사업 추진이 순조롭지 못하다. 서울 제2외곽순환도로(총사업비 9조원)는 재정 4개 구간, 민자 8개 구간으로 나누어 추진하려 했으나 당초 민간투자사업으로 추진한 화도-양평, 안산-인천 구간은 재무적투자자 유치 실패로 재정구간이 6개로 증가하였고 현재 SOC 예산 부족으로 사업이 지연되고 있다. 광주ㆍ대구ㆍ부산외곽순환도로(총사업비 3.3조원)도 예산 부족으로 사업추진이 미진하다. 결국, 사업추진이 미흡한 핵심 요인은 중앙 및 지자체의 SOC 예산 부족, 민간투자자 유치 실패로 요약될 수 있다.

 지역현안 사업으로 추진중인 상당수 현장에서 SOC 예산 부족으로 인한 공기지연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건설중단 국가공사 현황(표2)을 보면, 1~9번 사업은 이미 공사와 완료되었어야 하지만 미완료된 상태이고, 10번 사업은 65억 규모의 토목사업이 10년에 걸쳐 추진하는데 6년간 공정률은 25%에 불과하다.

 현기환 의원실(2010.10)에 따르면, 서울지방국토관리청이 시행 중인 38개 국도건설사업의 경우 평균 공기지연 기간은 22개월, 이로 인한 사업비 증가액은 7854억원으로 총사업비의 21%가 상승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공기지연은 미준공에 따른 사회적 편익의 미실현과 주민 불편 가중, 물가 및 토지비 등의 상승으로 공사비가 증가하는 악순환을 발생시킨다.

 우리나라가 선진국과 같이 충분한 SOC 시설을 갖추고 있다면, 당연히 SOC 투자를 축소하는게 맞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SOC 시설은 아직 충분치 못하다. 교통혼잡비용은 2000년 19.4조원에서 2008년 26.6조원으로 증가하고 있고, GDP 대비 교통혼잡비용의 비중은 2.8%로 미국 0.6%, 일본 2.3%에 비해 높다. 2007년도 우리나라의 국가물류비는 GDP 대비 15.6%로 일본 8.7%, 미국 10.1% 등 주요국 보다 높은 수준이다. 물류비 비중이 높다는 것은 제품의 가격경쟁력을 약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1인당 국민소득 2만 달러 달성시점을 기준으로 국토면적과 인구를 고려한 도로연장율은 2010년 2만 달러을 달성한 우리나라의 수준이 당시 일본의 29.7%(1987년), 프랑스의 33.4%(1990년)에 불과하다.

 지역개발 SOC 시설의 안정적 확충을 위한 정책과제

 첫째, 세제개편 등을 통한 SOC 투자 재원의 안정적 확보가 필요하다. 도로ㆍ철도ㆍ공항ㆍ항만의 원활한 확충과 효율적 관리ㆍ운영을 위해 휘발유 및 경유의 특별소비세를 교통세로 전환하고, 교통세를 주요 세원으로 하는 교통시설특별회계가 1993년에 설치되었다. 그런데 교특회계의 주요 재원인 교통ㆍ에너지ㆍ환경세가 2012년 12월 31일자로 폐지될 예정이다. 현재 교특회계의 약 60%가 교통세에서 전입되고 있는데 교통세가 폐지될 경우 교특회계의 재원은 일반회계로 부터의 전입되어야 한다. 이럴 경우 원활한 SOC 투자재원을 확보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교통세의 존속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또한 도로손상에 따른 비용부담방식으로 차량중량세 또는 타이어세 신설 등과 같이 교특회계의 재원을 확대할 수 있는 방안이 모색되어야 한다.

 둘째, 지자체 차원의 다양한 SOC 투자재원 확보가 필요하다. 우선 미국에서 활용되고 있는 TIF(Tax Increment Financing) 방식을 고려해 볼 수 있다. TIF란 지자체가 신시가지나 기존 시가지의 개발 또는 재개발에 소요되는 재원을 미래의 세금 수입을 기초로 조달하는 방법이다. 지자체가 지역 경제의 발전을 위해서 개발이 필요한 지역을 지정하고 개발에 필요한 공적 개발비용을 해당 지역으로부터 발생될 미래의 부동산 관련 보유세 수입으로 충당하는 것이다. TIF는 미래에 발생될 세금 수입을 증권화한 금융기법으로 미래에 증가하게 될 조세 수입을 담보로 지방채를 발행하여 해당 지역의 도로 및 기타 인프라 시설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는 것이다.

 매각후 재임대(Sales and Lease Back)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지자체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 중 비효율적으로 이용되고 있는 자산을 새롭게 개발하거나 매각 또는 매각후 재임대 등을 통해 공공개발자금을 확보하는 것이다.

 셋째, 민간투자사업의 활성화를 위한 다각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정부는 2012년 2월, 민간투자사업기본계획에 정부고시사업 활성화, 시설개선형(Rehabilitate) 및 BTO+BTL 혼합형 민자사업 도입, 해지시지급금 산정범위 확대 등을 포함했다. 대체적으로 민간투자시장 활성화를 위한 적절한 조치로 판단된다.

 그러나 시장 활성화를 성공적으로 유도하기 위해선 추가적인 보완이 필요하다. 우선 민간투자사업의 혼합방식(BTO+BTL)은 도로 등 토목시설 뿐만 아니라 대학기숙사, 사립학교 등 다양한 시설에 적용할 수 있어야 한다. 수익형 민간투자사업(BTO)의 대상사업에 공공청사를 추가하고, 임대형 민간투자사업(BTL) 대상사업으로 문화ㆍ복지ㆍ환경ㆍ교통 등에 관한 국가계획 및 국민적 수요 등을 감안하여 추가 시설의 발굴이 필요하다. 또한 부대ㆍ부속사업의 활성화가 필요하다. 현재 부대ㆍ부속사업은 사전에 수익률을 확정하여 총사업비에 반영하는 사전확정방식으로 사업위험을 사업시행자가 대부분 감당하고 있어 부대ㆍ부속사업의 추진을 기피하고 있다. 이에 따라 부대ㆍ부속사업의 수익률을 사후 확정 또는 정산 등의 대안을 검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금번 기본계획에 포함된 사실상의 부(負)의 재정지원제도인 ‘정부재정부담 완화 기여도 평가기준’은 민간투자사업의 수익률을 낮추는 결정적 요소로 작용하여 민간투자사업의 활성화를 저해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 부분에 대한 제고가 필요하다.

 맺음말

 국회의원 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시민단체 등은 SOC 보다는 복지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자는 주장이 줄을 잇고 있다. 사실 SOC 시설은 공공재로서 이용하는데 있어 충분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는 사실상 공짜인데 비해 복지는 개별적으로 향유하는 사적재에 가까워 국민들은 SOC 보다는 복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것 같다. 그런데 SOC와 복지를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기에는 애매한 경우가 많다. 만약 개인의 원활한 이동권이 보장되지 못하고 재해와 재난으로부터 안전하지 못하거나, 국가 산업활동을 지원할 수 있는 인프라가 부족하여 우리 산업의 국제경쟁력이 저하되어 소득과 일자리가 줄어든다면, SOC 문제는 생존권의 문제가 될 수 있다. 임대주택의 공급을 통한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이나 산간벽지의 도로건설을 통해 오지주민들의 이동권을 확보해 주는 것은 넓은 의미에서 복지의 일부분으로 해석할 수 있다. 사실상 SOC와 복지는 큰 맥락에서 ‘삶의 질’ 향상이라는 동일한 목표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들간의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

 SOC는 단기간에 공급할 수 있는 재화가 아니라 장기적 관점에서 안정적이며 지속적인 투자를 통해서만 확보 할 수 있다. SOC의 효용가치는 지금 세대 뿐만 아니라 다음 세대도 향유하기 때문에 지금 SOC 공급에 소홀할 경우 다음 세대의 경제ㆍ사회ㆍ지역발전을 저해시킬 수 있다. 향후 재정의 투자방향을 설정할 때 SOC냐, 복지냐의 소모적 논쟁보다는 상호 보완하여 국민의 삶의 질의 향상과 한국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담보할 수 있는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

박용석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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