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기관리포트> 한국조선이 세계1등을 목표하는 한국건설에 주는 교훈 5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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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78회 작성일 12-04-30 09:11본문
국내 건설산업은 글로벌 위기 이후 공공 및 민간시장이 동시에 위축되면서 해외시장에서 활로를 찾아야 할 만큼 절박한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국내 조선산업에 대한 벤치마킹 필요성이 자주 언급되고 있다.
한국 조선산업은 2003년도 세계1위에 올라 선 후 현재도 그 자리를 유지하면서, 조선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1년말 기준 세계 10대 조선소에 포함된 조선소가 무려 7개가 올라 있을 정도다. 국내 조선산업은 초기에 건설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선박건조’ 보다는 ‘조선건설’이라는 용어로 불렸다고 한다. 또한, 세계최대조선소인 H중공업 창업주가 “조선산업은 철판을 이용한 건설사업이다”라고 언급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조선과 건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조선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몇 가지 요소가 핵심 동력원이 되었다.
첫째, 새로운 상품과 시장 창출을 위해 기업가적 도전정신을 통한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둘째, 조선산업이 제3차경제개발5개년계획(1972~1976)에 포함되어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선정되고 집중적으로 지원 및 육성되었다. 셋째, 처음부터 내수가 아닌 세계시장이 목표가 되었으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 품질 및 관리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넷째,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과 공급망(SCM) 혁신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이와 같은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조선산업은 글로벌 최고의 위치에 오르고 또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국내 건설산업과 조선산업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통해 산업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조선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건설산업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조선과 건설의 공통점과 차이점
조선과 건설이 가진 공통점을 살펴보면, 우선 ‘선 주문ㆍ후 생산’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기성제품화 시켜 대량생산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유사하다. 둘째는 주문자 혹은 수요자의 눈높이에 따라 품질과 성능, 생산되는 비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셋째는 주문 생산 단위가 크고 또 생산기간이 길어 외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문에서 인도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
차이점도 존재한다. 일견 두 산업 모두 생산구조가 파편화돼 있다. 그러나, 조선산업이 생산 및 공급업체들을 한 장소에 모아 대규모 클러스트를 형성할 수 있는 반면 건설산업은 클러스트 형성이 어렵다. 건설상품을 한 장소에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분리발주 할 수 있는 데 반해 조선은 분리하기 힘들다. 품질과 성능, 완성기간 지연 등에 대해 책임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두 산업 모두 다양한 생산자와 기자재공급자가 동원된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조선의 경우 SC(Supply Chain)가 어느 정도 세팅되어 있는 것에 비해 건설은 다양한 공급체계를 가지고 있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건설과 조선의 융합으로 새로운 상품과 경쟁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 조선은 글로벌 위기 이후 당면한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근 한국조선이 지향하는 상품 중 하나가 크루즈선으로, 화두는 생산기반 확충이다. 크루즈선은 선박이라기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종합리조트 성격이 강하다. 당연히 건축설계기반의 복합엔터테인먼트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크루즈선 건조비용의 70%를 도시형리조트 건축비로 보고 있을 정도이다. 관련 기술력이 확보된다면 국내 조선산업의 대표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국내 조선은 물론 세계 조선 리더그룹들은 선박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플랜트와 에너지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랜트와 에너지개발 상품에서 건설과 조선이 융합할 경우 새로운 시장도 창출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에너지개발과 플랜트, 생산 및 운반기반 시설 등은 조선이나 건설이 단독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산업이 융합할 경우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ITC),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전통적인 건설방식을 제조업방식으로 빠르게 전환시켜가고 있다. 해외 사업에서 현장 시공물량이 많아질수록 생산성은 떨어지고, 국제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최근 모듈공법이나 사전조립방식 등의 적용이 플랜트뿐만 아니라 건축이나 토목 등 전통적인 건설시장에도 붐이 일어날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한국 건설산업의 주력시장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북아프리카와 남미 등에 조선사들이 가진 모듈공법, 대블럭공법, 현장공장제작 방식 등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거점 공장을 운영한다면 국제 경쟁력의 획기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두 산업이 융합함으로써 조선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게 되고, 건설산업은 현장 인력 수요 저감과 생산성 확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게 되는 상호 이익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1등의 기회는 만들기 나름
한국조선이 세계 1위인 사실은 노동집약 산업인 한국건설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현재 한국 건설산업이 가진 여력이면 충분하다. 과거 40년 동안 압축 성장과정에서 얻은 살아있는 경험과 지식, 그리고 보여 줄 수 있는 완성 상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건설기업만이 가진 산 경험 및 지식, 그리고 기술력의 상품가치는 수백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건설이 진행되어온 선진국이나 짧은 기간 내 급속 성장을 원하는 신흥국 모두를 감동시킬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 해외건설시장에서 실증적으로 보여준 공기 단축 실적도 있다. 한국 건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특히, 국내에서는 매년 토목ㆍ건축분야에서 많은 신규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미 배출된 인력만도 65만명을 넘고 있다. 또한, 한국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발휘하고 있는 순발력과 적응력은 해외기업들이 따라 올 수 없으며, 더구나 정해진 사업을 완공시키는 충성도는 세계 어떤 기업들도 따라 올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문제점도 있다. 건설에 대한 시각이 너무 국내에 머물러 있어, 해외건설시장은 특수한 기업들의 몫이라 단정해 버린다는 점이다. 정부조차도 준비된 공급자로서의 역할만을 요구했지 건설을 국가 성장동력이나 전략수출 상품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건설산업도 조선산업의 육성정책과 같이 물량이 아닌 기술개발 지원과 산업기반 환경(예, 법과 제도 등)의 글로벌화에 노력을 집중하고, 스스로 확신을 가진다면 세계 1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 한국기업이나 산업이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를 취한다면 세계1등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조선에서 배워야 할 5가지 교훈
급변하고 있는 세계 건설시장은 한국건설에 위기와 동시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은 첨단화되고 있으며 생산가격은 더 낮아지고 있다. 또한, 발주자가 요구하는 공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짧아지고 있다. 건설이라는 상품과 시장은 단순 건설과정 관리에서 생애주기관리로, 생애주기관리에서 자산관리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설계ㆍ시공 등 전통적인 생산기술만으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건설이 조선에서 배워야 할 교훈 5가지를 선정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시장과 상품개발에 대한 기업가적 도전정신이다. 만들어진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계가 있지만 만들어 내는 시장에는 한계가 없다. 현재의 시장은 만들어진 시장과 만들어 내야 할 시장이 공존하고 있다. 여기서 새로운 시장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가적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기업가적 도전정신을 촉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정책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둘째, 한국건설기업들은 미래 시장을 해외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한된 내수시장은 이미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 기업들은 글로벌시장 비중을 높이기 위해 조직과 인력, 경영의 방향을 해외시장에 맞춰야 한다. 즉, 한국식 사고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셋째, 경쟁 상대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야 한다. 선진기업과의 경쟁에서는 기술과 품질을 대등하게, 가격은 낮게, 공기는 짧게 하는 전략을 펼쳐야 승산이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신흥국기업과의 경쟁에서는 기술과 품질은 더 높게, 가격은 대등하게, 공기는 더 짧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넷째, 가격과 공기, 품질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현장시공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조선사들이 선진조선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주된 이유가 ‘모듈공법과 대블럭공법’을 통한 생산성 혁신으로 품질, 건조기간 및 비용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은 이러한 생산성 혁신을 위한 공법개발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반복학습을 통한 기술발전의 지속성 유지다. 건설이나 조선 모두 현장학습이 중요하다. 문제는 현장을 통해 얻은 경험학습을 개인의 1회성이 아닌 회사 차원으로 축적시켜 기술의 완성도와 숙련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한다는 점이다. 현장학습 경험을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상시 활용 가능한 지식체계를 만들고, 기업 전체가 공유 한다면 기술의 완성도와 숙련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복남 건산연 연구위원
김윤주 건산연 연구원
한국 조선산업은 2003년도 세계1위에 올라 선 후 현재도 그 자리를 유지하면서, 조선강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2011년말 기준 세계 10대 조선소에 포함된 조선소가 무려 7개가 올라 있을 정도다. 국내 조선산업은 초기에 건설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선박건조’ 보다는 ‘조선건설’이라는 용어로 불렸다고 한다. 또한, 세계최대조선소인 H중공업 창업주가 “조선산업은 철판을 이용한 건설사업이다”라고 언급했다는 일화가 있을 만큼 조선과 건설은 많은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다.
한국조선이 세계 최고의 자리에 오르는 데는 몇 가지 요소가 핵심 동력원이 되었다.
첫째, 새로운 상품과 시장 창출을 위해 기업가적 도전정신을 통한 과감한 투자가 이루어졌다. 둘째, 조선산업이 제3차경제개발5개년계획(1972~1976)에 포함되어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선정되고 집중적으로 지원 및 육성되었다. 셋째, 처음부터 내수가 아닌 세계시장이 목표가 되었으며, 글로벌 수준의 기술, 품질 및 관리체계를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 이루어졌다. 넷째, 세계 최고 수준의 생산성을 확보할 수 있는 생산시스템과 공급망(SCM) 혁신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해왔다.
이와 같은 노력이 있었기에 한국 조선산업은 글로벌 최고의 위치에 오르고 또 유지할 수 있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국내 건설산업과 조선산업의 유사성과 차이점을 통해 산업의 특성에 대해 살펴보고, 조선산업의 성공 사례를 통해 건설산업이 얻을 수 있는 교훈을 정리해 보고자 한다.
조선과 건설의 공통점과 차이점
조선과 건설이 가진 공통점을 살펴보면, 우선 ‘선 주문ㆍ후 생산’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즉, 기성제품화 시켜 대량생산을 할 수 없다는 점이 유사하다. 둘째는 주문자 혹은 수요자의 눈높이에 따라 품질과 성능, 생산되는 비용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셋째는 주문 생산 단위가 크고 또 생산기간이 길어 외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주문에서 인도까지 짧게는 3년, 길게는 수년이 소요될 수 있다.
차이점도 존재한다. 일견 두 산업 모두 생산구조가 파편화돼 있다. 그러나, 조선산업이 생산 및 공급업체들을 한 장소에 모아 대규모 클러스트를 형성할 수 있는 반면 건설산업은 클러스트 형성이 어렵다. 건설상품을 한 장소에 둘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분리발주 할 수 있는 데 반해 조선은 분리하기 힘들다. 품질과 성능, 완성기간 지연 등에 대해 책임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셋째 두 산업 모두 다양한 생산자와 기자재공급자가 동원된다는 공통점을 갖지만, 조선의 경우 SC(Supply Chain)가 어느 정도 세팅되어 있는 것에 비해 건설은 다양한 공급체계를 가지고 있어, 안정적인 물량 확보가 쉽지 않다.
건설과 조선의 융합으로 새로운 상품과 경쟁구도를 만들어 낼 수 있다
한국 조선은 글로벌 위기 이후 당면한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근 한국조선이 지향하는 상품 중 하나가 크루즈선으로, 화두는 생산기반 확충이다. 크루즈선은 선박이라기보다 바다 위에 떠 있는 종합리조트 성격이 강하다. 당연히 건축설계기반의 복합엔터테인먼트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크루즈선 건조비용의 70%를 도시형리조트 건축비로 보고 있을 정도이다. 관련 기술력이 확보된다면 국내 조선산업의 대표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한편, 국내 조선은 물론 세계 조선 리더그룹들은 선박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플랜트와 에너지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플랜트와 에너지개발 상품에서 건설과 조선이 융합할 경우 새로운 시장도 창출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에너지개발과 플랜트, 생산 및 운반기반 시설 등은 조선이나 건설이 단독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산업이 융합할 경우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보통신(ITC),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전통적인 건설방식을 제조업방식으로 빠르게 전환시켜가고 있다. 해외 사업에서 현장 시공물량이 많아질수록 생산성은 떨어지고, 국제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최근 모듈공법이나 사전조립방식 등의 적용이 플랜트뿐만 아니라 건축이나 토목 등 전통적인 건설시장에도 붐이 일어날 정도로 확산되고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향후 한국 건설산업의 주력시장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북아프리카와 남미 등에 조선사들이 가진 모듈공법, 대블럭공법, 현장공장제작 방식 등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거점 공장을 운영한다면 국제 경쟁력의 획기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즉, 두 산업이 융합함으로써 조선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게 되고, 건설산업은 현장 인력 수요 저감과 생산성 확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게 되는 상호 이익의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세계 1등의 기회는 만들기 나름
한국조선이 세계 1위인 사실은 노동집약 산업인 한국건설도 세계 1위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한다. 현재 한국 건설산업이 가진 여력이면 충분하다. 과거 40년 동안 압축 성장과정에서 얻은 살아있는 경험과 지식, 그리고 보여 줄 수 있는 완성 상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 건설기업만이 가진 산 경험 및 지식, 그리고 기술력의 상품가치는 수백 년에 걸쳐 점진적으로 건설이 진행되어온 선진국이나 짧은 기간 내 급속 성장을 원하는 신흥국 모두를 감동시킬 수밖에 없다.
물론 현재 해외건설시장에서 실증적으로 보여준 공기 단축 실적도 있다. 한국 건설 역시 글로벌 시장에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특히, 국내에서는 매년 토목ㆍ건축분야에서 많은 신규인력을 배출하고 있으며, 이미 배출된 인력만도 65만명을 넘고 있다. 또한, 한국기업들이 해외시장에서 발휘하고 있는 순발력과 적응력은 해외기업들이 따라 올 수 없으며, 더구나 정해진 사업을 완공시키는 충성도는 세계 어떤 기업들도 따라 올 수 없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문제점도 있다. 건설에 대한 시각이 너무 국내에 머물러 있어, 해외건설시장은 특수한 기업들의 몫이라 단정해 버린다는 점이다. 정부조차도 준비된 공급자로서의 역할만을 요구했지 건설을 국가 성장동력이나 전략수출 상품화시키기 위한 노력은 하지 않았다. 건설산업도 조선산업의 육성정책과 같이 물량이 아닌 기술개발 지원과 산업기반 환경(예, 법과 제도 등)의 글로벌화에 노력을 집중하고, 스스로 확신을 가진다면 세계 1위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단, 한국기업이나 산업이 스스로를 낮추는 자세를 취한다면 세계1등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한국조선에서 배워야 할 5가지 교훈
급변하고 있는 세계 건설시장은 한국건설에 위기와 동시에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기술은 첨단화되고 있으며 생산가격은 더 낮아지고 있다. 또한, 발주자가 요구하는 공기는 시간이 흐를수록 더욱 짧아지고 있다. 건설이라는 상품과 시장은 단순 건설과정 관리에서 생애주기관리로, 생애주기관리에서 자산관리 방향으로 옮겨가고 있다. 설계ㆍ시공 등 전통적인 생산기술만으로는 세계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건설이 조선에서 배워야 할 교훈 5가지를 선정하여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새로운 시장과 상품개발에 대한 기업가적 도전정신이다. 만들어진 시장에서의 경쟁은 한계가 있지만 만들어 내는 시장에는 한계가 없다. 현재의 시장은 만들어진 시장과 만들어 내야 할 시장이 공존하고 있다. 여기서 새로운 시장을 나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기업가적 도전정신이 필요하다. 기업가적 도전정신을 촉발하기 위해서는 정부정책의 뒷받침도 중요하다.
둘째, 한국건설기업들은 미래 시장을 해외시장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제한된 내수시장은 이미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 기업들은 글로벌시장 비중을 높이기 위해 조직과 인력, 경영의 방향을 해외시장에 맞춰야 한다. 즉, 한국식 사고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
셋째, 경쟁 상대별로 차별화된 전략을 펼쳐야 한다. 선진기업과의 경쟁에서는 기술과 품질을 대등하게, 가격은 낮게, 공기는 짧게 하는 전략을 펼쳐야 승산이 있다. 반면, 후발주자인 신흥국기업과의 경쟁에서는 기술과 품질은 더 높게, 가격은 대등하게, 공기는 더 짧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넷째, 가격과 공기, 품질 경쟁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서는 현장시공을 최소화시킬 수 있는 공법을 개발해야 한다. 한국조선사들이 선진조선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게 주된 이유가 ‘모듈공법과 대블럭공법’을 통한 생산성 혁신으로 품질, 건조기간 및 비용에 대한 경쟁력을 확보했기 때문이다. 건설산업은 이러한 생산성 혁신을 위한 공법개발을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
다섯째, 반복학습을 통한 기술발전의 지속성 유지다. 건설이나 조선 모두 현장학습이 중요하다. 문제는 현장을 통해 얻은 경험학습을 개인의 1회성이 아닌 회사 차원으로 축적시켜 기술의 완성도와 숙련도를 지속적으로 높여가야 한다는 점이다. 현장학습 경험을 체계적으로 축적하여 상시 활용 가능한 지식체계를 만들고, 기업 전체가 공유 한다면 기술의 완성도와 숙련도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다.
이복남 건산연 연구위원
김윤주 건산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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