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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원전과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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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55회 작성일 12-03-20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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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혁용 탐사기획팀장

 

  

 1년 전 일어난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를 계기로 원자력 발전소 건설은 세계적인 관심사가 됐다. 하지만 국가별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 중국, 베트남과 같은 성장국가들과 미국, 프랑스 등 일부 선전국들은 원전을 대체할 만한 에너지원이 없는 상황을 고려해 원자력 발전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독일, 이탈리아 등 일부 유럽 국가에서는 원전의 추가 건설을 백지화하고 기존 원자력 발전소들도 장기적으로 폐쇄한다는 계획을 내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원전 건설을 유지하는 것이 정부 방침이다. 하지만 야당을 포함한 시민단체들의 반대가 만만치 않다. 야당인 민주통합당은 최근 핵에너지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원자력 발전소 추가 건설을 중단하고 설계수명이 종료한 원전의 수명연장에 반대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2024년까지 원전 14기 추가 건설을 제시한 ‘제5차 전력수급기본계획’과 2030년까지 에너지발전량 중 원전 비율을 58%까지 확대하기로 한 ‘국가에너지기본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기로 한 것이다.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쪽에서는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신재생에너지를 꼽는다. 민주통합당도 원전의 추가 건설을 중단하는 대신 신재생에너지 개발에 박차를 가해 2030년에는 신재생에너지를 전체 에너지 공급량의 20%까지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계획대로 신재생에너지가 원전을 대신해 준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일이다. 만에 하나 있을 원전의 위험에서 벗어나 지속가능한 에너지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재생에너지는 석유, 석탄, 원자력 또는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가 아닌 햇빛, 바람, 물 등 친환경적이고 비고갈성이며 기술주도형 에너지를 말한다. 또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로 구분되는데 신에너지로는 수소, 연료전지, 석탄가스화액화 등이 있고 재생에너지로는 태양열, 태양광, 풍력, 바이오, 수력, 지열 등이 있다. 신재생에너지가 원전을 대체할 에너지 생산원으로 지목받고는 있지만 원전의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국내에서 신재생에너지가 전체 에너지 공급량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10년을 기준으로 2.61%다. 지난 2000년의 1.1%에 비해 배 이상 늘어난 것이지만 전체 에너지 공급량에서 보면 미미한 수준이다. 신재생에너지의 공급이 활발하지 못한 것은 경제성 때문이다. 생산되는 전기를 판매해서는 투자비용을 회수할 수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하지만 화석에너지의 고갈속도를 볼 때 가까운 미래에 신재생에너지도 경제성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들이 활발하게 건설될 수 있을까.

 어느새 우리 사회에서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들은 기피시설로 인식되고 있다. 태양광발전소는 산림훼손의 주범이 됐고, 풍력발전소는 백두대간을 파헤치는 흉물로 자리가 잡혔다. 해상풍력발전소는 어민들의 생활터전을 뺏는 시설이 됐고 조력발전소는 갯벌 파괴의 주범이 돼 설치 반대투쟁의 대상이 됐다. 신재생에너지 공급 비중이 1.1%에서 고작 2.61%로 늘어나는 사이 나타난 인식들이다. 신재생에너지 공급량을 20%까지 확대하기 위해서는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태양광발전소와 풍력발전소, 조력발전소를 지어야 한다. 원전과 같지는 않더라도 신재생에너지 공급시설의 건설도 만만하게 볼 일은 아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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