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비 분쟁 해법은?] 개발업계 "건자재 관련 세제 한시적 감면" VS 정부 "가격부터 낮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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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57회 작성일 23-03-16 08:54본문
[대한경제=김현희 기자] 부동산개발업계와 건설업계는 공사비 인상에 따른 악순환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건축 원자재 구매 관련 부가세 및 한계기업의 법인세에 대한 한시적 감면'을 요구 중이다. 정부는 대대적으로 부동산 규제를 풀어준 만큼 건설사와 개발업계가 자발적으로 '가격 할인' 움직임 등 솔선수범의 모습을 보여주길 원하고 있다.
◆ "사업성 악화에 자금조달도 힘들어"
15일 부동산개발업계에 따르면 한국부동산개발협회가 지난해 97개사 대상으로 공사비 인상에 따른 문제점에 대해 조사한 결과,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금리인상이 맞물리면서 사업성 악화(52.3%) 및 분양가 상승(21.8%)이 우려된다는 의견이 가장 많았다. 이같은 어려움에 직면하는 사업장은 단연 '아파트(63.9%)' 였다. 그 다음이 오피스텔과 도시형생활주택이었다.
지난해 2월 칸타빌 수유팰리스의 미분양을 시작으로 이같은 지적사항들이 현실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비용문제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이 '공사비 인상'에 모두 반영, 기존 계약보다 최대 50% 높은 공사비를 들이밀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서울 공덕동의 공덕1구역 재건축 사업도 공사비 문제로 착공이 지연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017년 시공사 선정 당시에는 3.3㎡당 약 448만원으로 책정됐지만, 시공사 측은 지난해 하반기 3.3㎡당 680만원을 제시했다. 경북 구미 형곡4주공 재건축 사업도 3.3㎡당 573만원이었다.
자재 수급 및 공사비 문제로 공사가 중단된 곳도 상당하다. 대한건설협회가 최근 조사한 바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231곳 중 32곳(13.9%)이 사업 지연 및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착공 후 공사가 지연된 현장은 25곳, 공사 중단으로 사업 자체가 어려운 곳은 7곳이었다. 아파트 사업장만 15곳으로 가장 많았다. 공사가 중단·지연된 가장 큰 이유로는 '자재수급 차질' 35.0%, 'PF 미실행 등 자금조달 어려움' 30.0%로 조사됐다. 미분양, 공사비 인상 거부(이상 12.5%), 시행사 부도 등 기타 이유(10.0%) 등도 있었다.
건설사들도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게 편하지만은 않다. 나중에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하는 경우도 염두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건설업체 13곳은 공사비를 회수하지 못한 금액만 모두 합쳐 1조8543억원이나 됐다.
건설업계와 개발업계는 관련 협회 등을 통해 건축자재 구매 관련 세금을 한시적으로 감면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도급 보증수수료를 낮출 필요성도 제기한 상태다. 정부는 이보다 건설업계의 자구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 "건설사의 솔선수범부터"
정부는 건설업계가 가격인하 등 솔선수범에 나서주길 바라는 눈치다. 올해 초부터 대대적으로 규제를 완화해준 만큼 이제는 건설사의 '노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부동산개발협회도 정책건의안 1차로 작성한 후 2차 건의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여기에 칸타빌 수유팰리스 문제가 건설·개발업계에게 부담만 가중시켰다. 지난 14일 진행한 8차 무순위 청약 중 전용면적 24㎡가 기존 분양가대로 나와버린 것이다. 전용면적 24㎡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지난해 12월 2가구를 3~5% 낮은 가격으로 사들인 바 있다. 정부가 사준 가격보다 더 낮추기보다 기존 분양가를 그대로 유지해버린 셈이다. 개발업계 관계자는 "건설·개발업계가 정부에 미분양 매입이나 세금감면 등을 요구할 명분이 사라졌다"고 토로했다.
김현희기자 maru@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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