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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프로젝트 자문시장 놓고 정책 금융기관 갈등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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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99회 작성일 12-04-1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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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기업의 플랜트, 사회간접자본(SOC) 등 해외프로젝트에 대한 금융자문 업무를 놓고 정책 금융기관들의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수출신용기관(ECA)인 수출입은행이 자문기능을 확대해 나가자 산업은행과 정책금융공사가 시장 질서에 어긋나고 우월적 지위를 남용하는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15일 금융계에 따르면 수은은 최근 외국계 은행으로부터 2명의 투자은행(IB) 전문가 영입에 나섰다. IB인원을 계속 확충해 자문실 조직을 본부급으로 격상한다는 게 중장기 방침이다. 지난해 7월 금융자문실을 신설한 이후 인도네시아 수력발전사업 등 자문·주선계약 9건을 체결했고, 7건의 계약을 추진중이다.

수은의 자문기능 확대 움직임에 산은이 발끈하고 나섰다. 산은은 세계적으로 자문업을 겸한 ECA는 없다면서 관계당국에 정책기관 업무에 대한 교통정리를 건의했다.

산은 고위 관계자는 “정부가 민간 금융을 글로벌화한다고 해놓고 수은에 자문시장을 독식하다시피하게 놔두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라며 “수은은 ECA역할에만 충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ECA란 수출 확대를 위해 저리의 재정자금을 대출·보증 형태로 지원하는 기관을 말한다.

민영화를 눈앞에 둔 산은은 고부가가치 영역인데다 수수료 수익이 높은 해외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문·주선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전체 PF 주선금액 중 해외 주선금액 비중을 50%까지 끌어올리려는 계획인데, 수은과의 업무 마찰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대해 수은은 자신이 대출하거나 보증한 프로젝트에 한정해 수주 활성화를 위한 금융 자문·주선업무를 지원한다고 항변했다. 또한 국내외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공동 자문의 길을 열어뒀는데 산은이 과민한 반응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산은은 “수은이 정책자금인 ECA자금 집행 지위를 이용해 민간 사업주로부터 자문업무를 손쉽게 가져갈 수 있다”면서 “이는 불공정한 게임”이라고 말했다.  

해외 PF를 미래 성장기반으로 정한 정책금융공사도 수은의 현 자문기능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이다. 정책금융공사 관계자는 “수은은 자문과 주선 모두 외국계IB와만 진행하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국내 금융기관은 해외 PF에 대한 노하우를 쌓을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당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산은과 정책금융공사는 일반 금융기관의 자문 기능을 확대하고 수은은 ECA로서 협조금융에 충실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대해 수은 관계자는 “자문·주선업은 관련 분야 경험과 지식이 풍부한 소수 선진국 금융기관이 주도하고, 국내 상업은행은 경험 및 전문성 부족에다 높은 조달코스트 등으로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라며 “수은은 민간과 경쟁하는 게 아니라 자문시장을 새로 개척하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금융자문이란 해외 투자·개발사업에 대해 △자문과 △사업타당성 검토 △재무 구조를 설계하는 것을, 금융주선이란 재무모델을 검증해 대출참여은행을 모집하는 일을 각각 말한다.

원정호기자 w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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