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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가낙찰제, 운찰제 전락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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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05회 작성일 12-03-29 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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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사기준 계량화로 적격심사화…2등급 이하 견적인력 감축 고민

 지난해 최저가낙찰제 저가 심사 기준이 계량화된 뒤 최저가공사가 예정가격에 맞는 입찰가격을 써내는 운찰제로 전락하고 있다.

 이로 인해 1등급에 비해 입찰이 많지 않은 2등급 이하 중소 건설사들은 견적 인력을 운용할 필요성이 줄어 인력 감축을 고민 중이다.

 28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조달청을 비롯한 발주기관들이 최저가낙찰제 저가 심사 기준을 계량화한 이래 2단계 저가 심사 없이 수주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건설사들이 공사비 절감 사유서를 제출하지 않고 저가 심사를 피하는 범위에서 예정가격을 탐지해 공종별 입찰금액을 투찰하는 전략을 구사하기 때문이다.

 특히 2등급 이하 건설사들은 물량내역을 수정하지 않고 단순히 예정가격에 맞춰 입찰가격을 써내 사실상 적격공사처럼 입찰이 이뤄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부터 최저가공사 입찰의 투찰률이 일정 구간에 몰리는 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한국수자원공사가 최저가낙찰제 방식으로 집행한 예정가격 구미 하이테크밸리사업(1단계) 조성공사의 경우 공사비가 무려 2326억원에 달하지만 가격개찰 1순위와 30순위간 입찰금액 차이가 3064만원에 불과하다.

 또 가격개찰 17순위와 18순위간 입찰금액 차이가 1383원에 그쳐 입찰자들의 눈치작전이 치열했음을 보여준다.

 조달청이 최근 가격개찰을 집행한 덕례-용강 도로확장공사도 118개 입찰자 중 가격개찰 1순위와 마지막 순위의 투찰률 차이가 1.2%p에 불과했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최저가낙찰제는 저가심사 기준 계량화로 건설사들이 수주를 위한 예정가격 탐지와 눈치작전에 치중해 낙찰률이 낮은 적격심사처럼 전락했다”며 “이런 상황에서 물량내역수정입찰도 제 기능을 못해 건설업계의 견적 능력 향상이란 제도 도입 취지를 무색케하고 있다”며 말했다.

 2등급 건설사 관계자는 “1년에 입찰을 보는 최저가공사가 10건도 안 되는데 적격심사처럼 입찰이 이뤄져 5명의 견적 인력을 계속 운용해야는지 고민스럽다”며 “이럴 바엔 저가 심사를 아예 없애고 최저가격 투찰자를 낙찰자로 선정하는 방향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문제를 해소하려면 단기적으로 공종 기준금액을 산정하는 해당 공종 조사금액과 공종 평균 입찰금액의 비율을 7대 3에서 8대 2로 조정하고 물량내역수정입찰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또 실적공사비와 조달청의 대규모 물자가격 기준은 그대로 반영하되 간접비는 제외하는 등 저가 심사 대상을 제한하는 방안도 제기되고 있다.

 다른 대형사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1000억원 이상에는 순수내역과 대안 제시를 허용하는 선진기술입찰을 도입하는 동시에 보증을 강화해야 한다”며 “고난이도의 상징적인 공사는 기술제안입찰 등으로 차별화하면서 자율적으로 시장 기능이 작용하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채희찬기자 ch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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