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부발전의 ‘이상한’ 최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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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457회 작성일 12-07-12 09:20본문
최근 플랜트 공사 2건에 단일예가 적용…투찰율 100% 이상 탈락 업체 속출
한국서부발전이 최근 최저가 방식의 플랜트 공사 2건의 입찰을 진행하면서 낙찰자의 판단 기준인 예비가격을 복수예가가 아닌 과도하게 삭감한 단일예가로 적용해 업계의 혼란을 야기시키고 있다. 투찰율이 예가 대비 100% 이상으로 자동 탈락한 업체들이 무더기로 속출하는가 하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업체의 낙찰율도 어이없이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11일 플랜트업계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지난 3일과 10일 태안화력9ㆍ10호기 토건공사와 평택복합2단계 건설공사의 입찰을 실시했다.
업계의 혼란은 서부발전이 최저가 방식의 이들 공사에 단일예가를 적용한데서 비롯됐다.
통상 최저가공사의 예가는 적격공사와 마찬가지로 복수예가를 사용한다. 복수예가 선정 절차는 이렇다. 우선 발주처에서 설계를 뽑은 설계가(추정가격+부가가치세)를 바탕으로 공종별 시공가격을 조사한 예비가격기초금액을 입찰공고문에 게재한다. 이어 기초금액을 기준으로 사정률을 적용해 복수(15개)의 예비가격을 만든 뒤 가장 많이 뽑힌 4개의 예비가격을 갖고 평균치를 구한 것이 최종 예가가 된다.
반면 단일예가는 이러한 선정 절차를 없이 발주처에서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가격이다. 이 가격 이상으로는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뜻으로, 최저가와 같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에서 주로 사용한다.
때문에 이번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은 다소 생소한 예가적용 방식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각각 12개 업체가 입찰에 참가한 가운데 태안9ㆍ10호기에서 4개 업체, 평택2단계에서는 5개 업체가 예가 대비 투찰율 100%를 넘겨 자동 탈락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나름대로 내역을 검토해 견적을 뽑았지만 100% 초과돼 어이가 없었다. 최저가 입찰에서 일부러 100% 이상 쓰는 업체가 간혹 나오기는 하지만 이처럼 다수의 업체가 100% 이상이 되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서 단일예가를 적용한다는 설명은 없었다”면서, “설계가 대비 16~17%나 삭감한 예가가 어디 있느냐, 그렇다면 발주처에서 설계를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부발전이 이번 태안9ㆍ10호기에서 설정한 예가는 1976억원, 평택2단계는 1727억원이었다. 각각 설계가 대비 84%, 83.2% 수준이었다.
일방적으로 설정한 예가가 낮다 보니 우선협상대상자의 낙찰률도 90%대 후반으로 수직상승했다. 보통 최저가공사의 낙찰률이 7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0% 이상이나 높은 셈이다.
다른 발주처 계약담당 관계자도 서부발전의 발주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최저가에서 유찰된 공사를 제외하고는 단일예가를 적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복수예가는 발주처의 과도한 예산삭감과 입찰업체의 덤핑투찰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경쟁입찰에서는 당연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부발전 관계자는 “예산절감을 위해 단일예가를 적용했다”면서, “최저가공사에 어떤 예가를 적용할지는 발주자의 선택이다. 앞으로 최저가공사에는 단일예가를 적용하겠다는 게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업계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회훈기자 hoony@
11일 플랜트업계에 따르면 서부발전은 지난 3일과 10일 태안화력9ㆍ10호기 토건공사와 평택복합2단계 건설공사의 입찰을 실시했다.
업계의 혼란은 서부발전이 최저가 방식의 이들 공사에 단일예가를 적용한데서 비롯됐다.
통상 최저가공사의 예가는 적격공사와 마찬가지로 복수예가를 사용한다. 복수예가 선정 절차는 이렇다. 우선 발주처에서 설계를 뽑은 설계가(추정가격+부가가치세)를 바탕으로 공종별 시공가격을 조사한 예비가격기초금액을 입찰공고문에 게재한다. 이어 기초금액을 기준으로 사정률을 적용해 복수(15개)의 예비가격을 만든 뒤 가장 많이 뽑힌 4개의 예비가격을 갖고 평균치를 구한 것이 최종 예가가 된다.
반면 단일예가는 이러한 선정 절차를 없이 발주처에서 일방적으로 설정하는 가격이다. 이 가격 이상으로는 계약을 맺을 수 없다는 뜻으로, 최저가와 같은 경쟁입찰이 아닌 수의계약에서 주로 사용한다.
때문에 이번 입찰에 참가한 업체들은 다소 생소한 예가적용 방식에 당황할 수밖에 없었다. 실제로 각각 12개 업체가 입찰에 참가한 가운데 태안9ㆍ10호기에서 4개 업체, 평택2단계에서는 5개 업체가 예가 대비 투찰율 100%를 넘겨 자동 탈락했다. 한 업체 관계자는 “나름대로 내역을 검토해 견적을 뽑았지만 100% 초과돼 어이가 없었다. 최저가 입찰에서 일부러 100% 이상 쓰는 업체가 간혹 나오기는 하지만 이처럼 다수의 업체가 100% 이상이 되는 것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이번 입찰에서 단일예가를 적용한다는 설명은 없었다”면서, “설계가 대비 16~17%나 삭감한 예가가 어디 있느냐, 그렇다면 발주처에서 설계를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한 꼴이나 다름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부발전이 이번 태안9ㆍ10호기에서 설정한 예가는 1976억원, 평택2단계는 1727억원이었다. 각각 설계가 대비 84%, 83.2% 수준이었다.
일방적으로 설정한 예가가 낮다 보니 우선협상대상자의 낙찰률도 90%대 후반으로 수직상승했다. 보통 최저가공사의 낙찰률이 75% 안팎인 점을 감안하면 20% 이상이나 높은 셈이다.
다른 발주처 계약담당 관계자도 서부발전의 발주방식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조달청 관계자는 “최저가에서 유찰된 공사를 제외하고는 단일예가를 적용하는 사례는 거의 없다. 복수예가는 발주처의 과도한 예산삭감과 입찰업체의 덤핑투찰을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경쟁입찰에서는 당연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서부발전 관계자는 “예산절감을 위해 단일예가를 적용했다”면서, “최저가공사에 어떤 예가를 적용할지는 발주자의 선택이다. 앞으로 최저가공사에는 단일예가를 적용하겠다는 게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분간 업계의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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