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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SOC예산, 균형재정의 타깃이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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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62회 작성일 12-07-05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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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부처별 내년도 예산요구안 규모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예산짜기에 나섰다. 2013년부터 균형재정을 회복해 미래 불안요소에 대응하면서 경제활력을 높이는 투자를 강화하는 예산 편성이 예상된다.

 그러나 정부가 제시한 2013년도 예산 요구현황과 검토방향을 들여다보면 균형재정 목표 달성의 주요 수단으로‘SOC예산’축소를 택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한정된 재원을 배분하는데 SOC예산은 삭감의 대상이 됐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의 내년도 예산 요구액은 346조6000억원으로 올해 예산보다 6.5%가 늘었다. 복지 지출은 기초생활보장, 4대 연금 등 의무적 지출 증가로 5.3% 늘었고 요구액은 97조5000억원에 달했다. 교육분야도 10.1%가 늘어 처음으로 50조원을 넘었다.

 그러나 SOC는 4대강 사업 완료와 도로부문 축소로 올해보다 10.1% 줄어든 20조8000억원으로 잡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로 시간의 추를 되돌려 놓는 것이다. 그동안 예산규모 확대, 물가상승률 등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때보다도 턱없이 적은 수준이다.

 최근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3.3%로 낮췄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세수가 줄어들게 된다. 정부입장에서는 세수가 적더라도 반드시 ‘쓸 곳’에는 예산지원을 해야 하고, ‘해야 할 일’은 해야 한다. 더욱이 교부금이나 채무상환, 연금ㆍ건강보험 등 법정부담금, 사회보장지출, 이자지출 등 의무지출은 지속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세출부문의 조정이 더 어려운 과제가 된다. 이 같은 상황에서 SOC분야 예산이 가장 만만한 삭감 분야가 된 것이다.

 SOC 예산 요구액이 급감한 점을 감안하면, 정부의 예산안 편성이나 국회 예산안 심의 과정에서 다소 증액요소가 발생하더라도 올해 예산규모(23조1000억원)를 넘어서기는 사실상 어렵다. 지난해 정부의 2012년 SOC분야 예산요구액 21조1000억원에서 최종 예산이 2조원 늘어난 경우도 있지만, 올해는 정부의 균형재정 실현이라는 벽에 막혀 있기 때문이다.

 기획재정부는 내년 예산방향으로 균형재정 회복과 경기회복 뒷받침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제시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에서 보듯 정부 재정의 건전성은 두말할 나위없이 중요한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현 정부들어 글로벌 금융위기, 재정위기를 거치면서 재정의 역할이 늘어나 국가채무가 15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세입을 늘리고 세출을 구조조정하지 않으면 재정건전성은 금방 훼손될 위기에 몰릴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도 일리있는 말이다.

 그럼에도 균형재정 달성을 위해 SOC분야의 세출을 지나치게 억제하는 것은 건설산업의 경착륙을 촉진시켜 더 큰 부작용을 낳을 수밖에 없다. 현재의 경기위축, 저성장이라는 한국경제 상황에 맞는 대응으로 보기도 어렵다.

 SOC예산을 줄여 건설경기가 지속적을 위축된다면 정부의 정책목표인 균형재정이 달성되더라도 경기회복까지 이끌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정부는 유럽 재정위기의 장기화에 대비해 내년 예산으로 경기회복을 뒷받침하겠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방침이 강력한 세출구조조정, 특히 SOC예산 축소로 귀결되는 것은 앞뒤가 안맞는 모양새다.

박노일 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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