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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건설과 조선 융합을 통한 해외시장 신사업 모델 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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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449회 작성일 12-10-31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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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 10월 한국에서 개최된 ‘제7회 세계지식포럼’에 참석한 하버드 비지니스 스쿨(Harvard Business School) 마이클 포터(Michael Eugene Porter)교수는 “한국은 이제 복제(Copy)의 경제가 끝났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창조경제(Creative Economy)로 빠르게 전환해야할 때”라며 한국경제 변화 필요성에 대해 조언한바 있다.

 이제 한국 건설산업은 혁신적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즉, 국내시장은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전환되었고, 해외에서는 새로운 건설상품과 시장을 만들어내야 한다.

 국내 기업들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플랜트건설시장은 세계화, IT융합기술, 생산성 경쟁 가속화 등 이미 새로운 추세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심화된 경쟁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공기 및 공사비 관리능력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르면서, 공기단축 및 공사비 절감을 위해 사전제작(Pre-Fabrication) 및 모듈러(Modular) 공법 등을 적용하는 이른바 ‘건설업의 제조업화(Construction to Manufacture)’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에 본고에서는 타 산업간의 이종 융합 즉, 강력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조선과 건설의 융합을 통해 혁신을 이룰 수 있는 신사업모델을 제안해 해보고자 한다.

   △건설과 조선의 유사점과 차이점

조선과 건설이 가진 유사한 점을 살펴보면, 우선 첫째로 ‘선 주문·후 생산’의 구조를 가지고 있으며, 둘째는 주문자 혹은 수요자의 눈높이에 따라 가격, 품질 및 성능이 좌우된다는 점이다. 셋째는 주문에 의해 생산이 이루어져, 표준화 혹은 기성제품화 시켜 대량 생산을 할 수 없으며, 넷째는 주문 생산 단위가 크고 또 생산기간이 길어 외부 환경에 영향을 크게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마지막으로 다섯째는 두 산업 모두 옥외에서 이루어지는 산업이라는 유사점을 가지고 있다.

 반면, 두 산업의 차이점도 존재한다. 첫째, 두 산업 모두 다양한 생산자와 기자재공급자가 동원된다는 공통점을 있지만, 조선산업의 경우 공급자(협력업체)가 거의 계열화 되어있는 것에 반해 건설산업은 다양한 공급체계를 가지고 있어, 협력업체가 안정적인 물량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다. 둘째, 조선산업은 생산 및 공급업체들을 한 장소에 모아 대규모 클러스터를 형성이 가능하나, 건설산업은 클러스터 형성이 어렵다. 건설상품을 한 장소에 둘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건설이 설계와 시공을 분리발주 할 수 있는 데 반해 조선은 분리하기 힘들다. 품질과 성능, 완성기간 지연 등에 대한 책임구분이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 조선산업의 Global Top 경쟁력의 핵심

 한국 조선산업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요인은 우선 국내 동남권 지역에 조선 생산거점 및 기지를 갖춤으로써 SCM(Supply Chain Management)이 구축되어 품질 확보는 물론, 물류비 절감, 인력 조달이 유리해져 건조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이다. 둘째, 사전제작 및 대블럭 공법 등 기술력을 통한 생산성 혁신을 이룬 것으로, 이 공법은 현재 국내 원전 건설사업에도 도입을 준비 중에 있다. 셋째, 선진조선사와의 경쟁에서는 기술과 품질은 대등하게, 가격은 낮게, 공기는 짧게 하고, 신흥 조선사와의 경쟁에서는 기술과 품질은 높게, 가격은 대등하게, 공기는 짧게하는 등 경쟁 상대에 따라 차별화 전략을 수립하여 대응했기 때문이다.

  

 △세계 건설시장 변화와 딜레마에 빠진 한국 건설

 전 세계 GDP의 약 10%를 점유하고 있는 건설시장 규모는, 2011년 투자시장규모인 7.1조달러에서 2020년에는 약 1.49배 성장한 10.2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역별로는 아시아권과 남미권이 시장 성장세를 주도할 것으로 보이며, 특히 중국시장이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중동 및 아프리카권은 약 1.48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 된다.

 최근 세계 건설시장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기술은 첨단화되고 있으며 생산가격은 더 낮아지고 있다. 발주자가 요구하는 공기가 시간이 흐를수록 짧아지면서, 세계 건설시장의 생산기술 트랜드는 점차 ‘건설의 제조업화(Construction to Manufacturing)’로 전환되고 있다.  이제 설계 혹은 시공 등 전통적인 생산기술만으로는 세계건설시장에서 경쟁하기 어려운 구조가 되어가고 있다. 국내 건설기업들의 주요 진출 시장인 플랜트 건설사업은 인건비 상승, 현지의 열악한 작업환경, 신흥기업들의 등장에 따른 경쟁심화 등으로 어려움에 처해있어 향후 해외시장 확대 및 성공적인 사업 수행을 위해서는 국내 건설기업들도 세계 건설시장의 트랜드에 맞는 혁신적인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건설과 조선의 융합을 통한 신사업모델

 정보(IT)와 통신(C), 컴퓨터 기술의 발전은 전통적인 건설방식을 제조업방식으로 빠르게 전환시켜가고 있다. 해외 사업에서 현장 시공물량이 많아질수록 생산성은 저하되고, 국제경쟁력은 자연스럽게 저하될 수 밖에 없다. 이에, 최근 모듈공법이나 사전조립방식 등의 적용이 플랜트뿐만 아니라 건축이나 토목 등 전통적인 건설시장에도 이루어지고 있어, 건설과 조선산업의 융합이 이루어지면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건설상품별로 좀 더 살펴보면, 우선 장대교량 및 해저터널 등 토목구조물 건설공사의 경우 공기단축, 공사비 절감, 품질 확보를 위해 현장 직접시공은 최소화하고 공장제작(Fabrication)이 확대되는 추세이다. 국내 사례로는 인천대교 및 거가대교 건설공사를 들 수 있는데, 두 건설사업에서는 모두 현장 근처에 공장제작소(Platform)을 설치하여, 공장제작된 블럭을 해상운반 후 설치하는 순서로 공사를 진행하여, 성공적으로 준공할 수 있었다. 건축공사의 경우 아직까지는 토목이나 플랜트보다는 활발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실정으로, 주로 BIM 기법 및 공장제작방식을 통해 공기를 단축하고, 공사비를 절감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다. 해외에서는 애플 캠퍼스2(Apple Campus2)의 경우, 현재 건설중인 사업으로 시나리오기반 건설계획+BIM(Building Information Modeling)+IPD(Integrated Project Delivery·통합발주)를 적용하고, 100% 사전공장제작을 통해 건축공사비 4조2000억원, 지상4층 지하6층 연면적 26만㎡규모의 건축물을 26개월만에 준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 건축물의 경우 ‘건설의 제조업화(Construction to Manufacturing)’를 완벽하게 실현하고 있는 건물이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 주로 입지가 좋지 않은 곳에 건설되는 플랜트 공사의 경우, 접근성 혹은 인력동원의 어려움, 그리고 공기단축을 위하여 주로 공장제작방식이 활용되고 있으며,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사전공장제작 및 모둘 공법이 적용 될 경우 현장인력 및 자재사용량 절감, 그리고 공기단축을 통해 전체공사비중 약 10%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한국 조선은 글로벌 경제위기 이후 당면한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업 다각화를 꾀하고 새로운 상품 개발을 위한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최근 한국조선이 지향하는 상품 중 하나가 크루즈선으로, 화두는 생산기반 확충이다. 크루즈선은 선박이라기보다 바다위에 떠 있는 종합리조트 성격이 강하다. 당연히 건축설계 중심의 복합엔터테인먼트 기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업계에서는 크루즈선 건조비용의 70%를 도시형리조트 건축비로 보고 있을 정도이다. 관련 기술력이 확보된다면 국내 조선산업의 대표상품으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국내 조선은 물론 세계 조선 리더그룹들은 선박 중심의 사업포트폴리오를 플랜트와 에너지개발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플랜트와 에너지개발 상품에서 건설과 조선이 융합할 경우 새로운 시장도 창출될 수 있다. 특히 최근 들어 에너지개발과 플랜트, 생산 및 기반 시설 등은 조선이나 건설이 단독으로 할 수 없기 때문에 두 산업이 융합할 경우 상당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해외 제작거점 설치 및 시범적용으로 신사업모델의 첫 발을 내딛어야

 이러한 상황에서 건설산업과 조선산업의 융합을 위한 첫걸음으로 세계 주요 권역에 해외 건설 플랫폼 즉, 공장제작거점 설치에 대한 검토가 필요하다. 이 플랫폼은 해외 건설공사의 생산성 혁신을 목적으로 조선과 건설이 공동출자하는 방식이다.

 향후 한국 건설산업의 주력시장으로 예상되는 아시아, 북아프리카와 남미 등에 조선사들이 가진 모듈공법, 대블럭공법, 현장공장제작 방식 등의 노하우를 활용하여 거점 공장을 운영한다면 국제 경쟁력의 획기적인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두 산업이 융합함으로써 조선산업은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게 되고, 건설산업은 현장 인력 수요 저감과 생산성 확보를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이게 되어 상호 이익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거점지역은 우선 해당 권역에서 시장 성장세가 높고, 해상 통로 이용시 최단거리에 위치한 국가로 선정한다. 또한, 조선과 건설의 역할분담은 아래 표와 같이, 경쟁력이 높은 부문이 주도하는 구도를 갖는 것이 바람직하다

   

 <표> 건설과 조선의 역할분담

  

 사전제작과 모듈공법을 이용한 플랜트 공사의 시나리오를 정리하면, 우선 설계를 기반으로 원자재 구매가 이루어지고, 공장가공 및 제작을 거쳐 모듈을 제작한다. 제작된 모듈을 해상과 육상을 통해 현장까지 운반하게 된다. 현장에서는 지지대 설치 후 운반된 모듈의 현장 설치가 이루어지고 마지막으로 설비완공으로 전체 공정이 완료하게 된다. 이러한 방법으로 사업을 진행할 경우, 인력 저감, 재시공방지 및 공기단축 등으로 전체공사비가 절감되는 효과는 물론 신규 사업의 수주기회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본고에서는 이러한 제작 거점을 UAE에 설치하고 현재 공사가 이루어지고 있는 아부다비 원전(BNPP)에 시범 적용할 것을 제안한다. 원전건설은 최고의 품질과 안전이 보장되어야 하고, 경험과 숙련도, 자격을 갖춘 인력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다. 짧은 공기를 가지고 있고, 공기 지연시 막대한 지체상금을 물어야 한다는 점도 매우 중요한 이유가 된다. 이 지역은 고온 등 열악한 자연환경으로 연간 작업 일수에 제약이 많고, 경험과 자격을 갖춘 플랜트 용접인력 등의 확보가 어려운  실정이다. 반면, 현재 UAE와 인근 카타르 등 GCC국가들은 플랜트 시장이 활황으로 거점지역 선정시 UAE사업은 물론 인근국가에서 수행되는 사업을 지원할 수 있어, 첫 해외 건설 거점지역으로 선정하는 데 손색이 없다.

 우리 건설산업은 전통적인 기술과 시장만 고집해서는 먹거리를 창출할 수 없다. 이제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앞으로 생산성을 혁신한 신사업모델을 실현시켜 해외시장에서 인건비 및 기술 경쟁력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건설산업연구원 이복남 연구위원·김윤주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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