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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신월성 1호기 발전정지에 대처하는 자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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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35회 작성일 12-08-22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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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신월성 원전 1호기가 지난 19일 또다시 멈췄다. 지난달 31일 상업운전을 개시한지 19일만이다. 원자로 출력을 제어하는 제어계통의 고장으로 원자로 및 터빈 발전기가 자동 정지됐다. 시운전을 포함하면 벌써 4번째 발전정지다.

 일단 한국수력원자력은 “이번 발전정지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사고고장 0등급에 해당되는 것으로 발전소의 안전성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고 방사능 외부 유출과도 상관이 없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의 견해는 조금 다르다. 경주핵안전연대는 사고 직후 “제어봉 고장은 그 자체로 매우 심각한 것이며, 2~3일 후에 재가동할 수 있다고 쉽사리 말해선 안된다”는 논평을 냈다. 재가동에 앞서 확실한 안전점검이 담보돼야 한다는 뜻이지만, 어째 “안전하다”는 한수원의 주장을 믿지 못하겠다는 뉘앙스다.

 고리1호기 정지 은폐 등으로 촉발된 원전의 안전성 논란은 연초부터 끊이질 않고 있다. 여기에 원전 비리 문제까지 불거지면서 정부 및 한수원에서 주장하는 원전의 안전성은 객관적인 조사결과를 떠나 국민들에게 공감대를 얻지 못한 게 사실이다. 오죽하면 지경부장관이 직접 나서 원전의 안전성에 대해 국민과의 소통을 시도하고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그러나 안전성 문제에서 한발 물러나 원전을 바라보면 더 많은 문제들이 산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전력수급과 관계된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현재 총 23기의 원전이 준공돼 있다. 설비용량으로는 2만716㎿로 국내 발전설비 총량(8만1522㎿)의 25.4%에 해당한다. 특히 원전은 하루 24시간 가동되는 기저부하로서 전력공급에 차지하는 비중은 다른 발전원에 비해 상당하다.

 이번 신월성1호기(100만㎾) 발전정지로 전력수급에 비상이 켜졌다. 산업체 휴가 복귀 및 초중고의 개학 등과 맞물려 수요관리전 예비력은 100만㎾~150만㎾ 수준으로 하락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전력당국은 적극적인 수요관리를 통해 예비력을 400만㎾로 유지한다는 계획이지만, 지난해 9.15 대정전 사태의 재발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사회에서 전기는 물과도 같다. 사용할 때는 모르지만 막상 정전이 되면 불편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고리1호기에서부터 이번 신월성1호기까지 원전 관련사건들을 지켜보면서 가슴 한편에 허전함을 지울 수는 없었다. 안전성 외에 다른 문제에 대한 대처에는 미흡하지 않는가 하는 허전함이다. 왜냐하면 원전이 안전하냐, 안전하지 않느냐는 가장 기본적이고 최우선적인 명제이기 때문이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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