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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 한국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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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03회 작성일 12-10-10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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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영 환 한국수출입은행 부행장

 우리나라는 지난 6월 14일자로 해외건설공사 수주 누계 5000억 달러를 달성했다. 첫 해외 진출 이후 47년 만의 쾌거이다. 타 인덱스와 비교했을 때도 의미가 크다. 이미 지난해 기준으로 무역규모 1조 달러를 돌파, 세계 9위의 무역국가가 됐고, 수출은 세계 7위에 오르는 등 세계 무역 10강 국가로 성장했다. 이러한 성과를 거두는 데는 무엇보다도 건설 수출의 기여가 컸다.

 비슷한 시기 오징어를 비롯한 농수산물 위주로 수출을 시작한 국내 수출 환경에서 건설사들이 일찍 해외로 눈을 돌린 선견지명은 이후 반세기에 걸쳐 국가 경제성장을 견인해 온 맏형 역할을 했다. 밖으로는 새로운 시장을 개척, 건설기술 국가브랜드를 높였다. 안으로는 해외에서 벌어들인 귀중한 달러로 나라 부흥의 기틀을 다지는 종잣돈을 댔다.

 70년대 중반 불어 닥친 중동 붐이 해외 건설수출의 본격화 시기임에는 틀림 없다. 하지만 이보다 앞서 10년 전인 65년 태국의 파타니-나라티왓 고속도로 공사 경험과, 이후 7년이 지난 72년 사우디아라비아 알올라-카이바 고속도로 공사 경험이 밑거름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이같은 해외 고속도로 건설의 황금같은 경험은 68년 경부고속도로의 역사적 착공의 바탕이 됐다. 해외 건설 경험이 국내로 역수입 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우리 건설사들의 해외건설 수출은 현대사와 경제 성장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며, 대한민국을 드라이브해 온 주역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최근 3년간 수주액이 3000억 달러로 급성장, 총 누적액의 절반을 상회하는 기록을 냈지만 이 또한 시작이 있었기에 결과가 가능했다. 이 때문에 5000억 달러 달성이 반가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반세기 전 프런티어 정신으로 새로운 시장 개척을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린 건설 파이어니어들의 선견지명 앞에 숙연함을 갖게 된다. 그들의 피와 땀이 세계 건설시장에서 7위 수주규모 C7(Construction 7)의 건설강국을 만든 것이다.

 우리나라의 건설 수출의 미래는 밝다. 산업 경제와 수출의 '내축'인 국내 제조업과 함께 해외 건설은 '외축'을 맡아 외연을 확대, 견실한 밸런스를 갖추도록 해준다. 세계 곳곳의 현장에서 해당 국가의 인프라스트럭쳐를 건설하면서 건설한국, 프라이드 코리아를 심어가고 있다.

 우리에게는 '장인정신'과 '장이정신'이 있기 때문에 가능했다. 고도의 창의성과 기술력의 프로페셔널한 장인정신과, 집념과 끈기와 인내로 납기 내에 공사를 완성하는 장이정신이야말로 건설 사업의 특성과 잘 매치된다. 특히 땅에 대한 남다른 정서도 건설에서는 장점으로 작용한다. 신은 창조하고 인간은 건설한다. 신이 선물로 주신 땅에 인간이 건설로 보답한다. 건설은 이처럼 위대한 일이다. 문명사적이며 문화사적이고 인류사적인 큰 일인 것이다.   5000억 달러 수주의 페이지를 넘기면서 새로운 1조 달러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해외건설의 마켓이 중동지역에 60%이상 편중됐다는 지적도 있다.  그러나 이는 우리나라 해외건설 수출 역사와 지리적 이유에 있다. 그만큼 중동 아시아 지역은 우리 건설사들이 초기 진출한 곳으로 기반을 다진 덕분에 시장의 신뢰를 획득했다고 할 수 있다. 연고권이라는 기득권과 프리미엄을 가지고 시장에서 일정부분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해외건설 수출사들을 가까이에서 보면서 그들의 남다른 노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해외건설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믿는다. 최근 건설사들은 아프리카와 유럽, 남미지역의 신수요 개척과 신공종 분야 개발에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특히 남미 지역 진출과 관련해서는 너무나도 귀중한 건설 인재들을 헬기사고로 잃는 아픔도 있었다. 업계는 이와같이 신수요 신공종 개발과 아울러 신공법, 신기술, 신소재에도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해외건설업계는 유로존의 재정 불안정 등 일부 우려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우리의 주요 마켓인 중동 시장의 수요가 지속되는 등 안정적인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정부 또한 2014년 연간수주 1천억 달러 시대와 현재 7위 수주국에서 5위 수주국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정책적 뒷받침을 한다는 계획이다.

 우리 건설업계도 세계 건설시장에서 변화하는 동향을 부지런히 파악하여 시장 선도국으로 발돋움해야 할 것이다.

 치열한 국가대항전 속에서 건설업계는 더욱 지혜를 모아 성숙한 업계 문화를 통해 저가 수주 등 해외건설시장 확대에 따른 성장통을 스스로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 줘야 한다. 병아리가 알에서 깨기 위해서는 안에서 껍데기를 쪼고 어미 닭 또한 이에 화답하여 밖에서 쪼아줘야 한다는 줄탁동시(啐啄同時)의 고사성어처럼 업계가 안으로는 업계의 문화 정립과 밖으로는 시장 개발에 힘써야 한다. 업계 스스로 먼저 병아리가 되어 껍질을 쫄 때 정부와 국민이 어미닭이 되어 함께 쪼아 알에서 깰 수 있는 것이다. 해외 건설사업이 정부 정책지원과 국민의 성원을 획득함으로써 더욱 큰 발전을 이룩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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