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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내년 SOC 투자 23.9조…왜 늘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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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60회 작성일 12-09-25 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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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국 앞다퉈 경기부양…정부도 건설투자로 생산·고용 유발

'깜짝 증액' 반갑지만…신규사업 없고 계속사업에만 집중 아쉬움



 내년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10% 이상 줄어들 것이란 예상이 보기좋게 빗나갔다.

 24일 정부가 경제활력대책회의를 열어 내년 SOC 투자를 올해보다 3.6% 늘린 23조9000억원으로 증액키로 했다. 이는 당초 각 부처가 요구했던 20조8000억원보다 무려 3조1000억원(14.9%)이 많다. 최근 SOC 투자 축소 흐름 속에서 해당 부처가 요구한 예산안보다 중앙정부가 이를 증액한 것은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4년만에 SOC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은 그만큼 우리 경제 상황이 나빠졌다는 증거라고 말한다.

 이날 회의를 주재한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도 “당면한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고 경제회복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며 SOC 투자 확대를 주문했다. 최근 세계 각국이 경기가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다양한 방식으로 경기대응 수위를 높이는 것처럼 우리 정부도 SOC 투자를 ‘축소’에서 ‘확대’로 전환키로 한 것이다.

 SOC 투자는 다른 산업에 비해 생산·고용유발 효과가 큰 편이다. 2010년 기준으로 지역 내 총생산(GRDP)에서 건설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국 평균이 16.3%다. 강원(24.1%), 인천(23.1%), 전남(20.3%), 전북(20.6%) 등 지방은 20%가 넘는다. 비정규직 고용비중도 건설업이 51.2%로 전체 산업 평균(33.3%)보다 훨씬 높다. 건설경기 부진이 지속되면 지역경제와 취약계층의 고용이 위축될수밖에 없는 구조다.

 SOC 투자를 늘리기로 한 것은 반길 일이지만 그 속내를 들여다보면 걱정이 앞선다. 향후 2~3년간 나눠 투입될 재정을 내년에 한꺼번에 미리 당겨쓰는 ‘가불(假拂) 재정’이란 지적을 받고 있다. 예산 증액이 도로 등 계속사업의 조기완공에 맞춰졌기 때문이다.

 충북 남면∼북면(내년 예산 154억원), 전남 압해~운남(269억원) 등 76개 도로가 내년에 조기 완공된다. 올해 45개보다 31개나 많다. 총사업비 7500억원 규모인 성남~장호원 자동차전용도로Ⅰ·Ⅱ의 경우 1000억원 가량을 투입해 내년에 조기개통한다. 이같은 조기개통사업이 9건에 달한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을 활성화시켜 지역경제를 살리려면 계속사업의 조기완공보다는 신규 사업을 해야 하는데 정부가 균형재정과 내년 성장률 맞추기에 급급하다보니 가불 재정의 유혹에 빠져 있다”고 비판했다.

 ‘철도 강세’ 흐름은 내년에도 계속될 전망이다. 물론 내년 예산안을 보면 도로(8조3948억원)가 철도(6조8077억원)보다  1조6000억원 가량 많다. 하지만 투자비율은 올해 1.3대 1에서 내년에는 1.2대 1로 계속 좁혀지고 있다. 저탄소 녹색교통 확충을 위해 기존에 진행되는 공사 이외에 신규 국도를 짓지 않겠다는 게 현 정부의 방침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도로 비중은 낮추고 철도 비중은 높여 예산 비중을 1대 1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태풍 ‘볼레벤’ 등의 영향으로 재해 예방사업 예산 규모가 커진 것도 눈길을 끈다. 정부는 기상이변에 대응하기 위해 내년도 재해예방 사업 예산을 5조5000억원으로, 올해보다 3000억원 늘렸다. 도심지 침수예방을 위한 하수관거·빗물저류시설 투자에 8000억원, 하천정비·사방사업 및 재해위험지구정비에 2조8000억원이 투입된다.

 건설산업연구원 관계자는 “SOC 투자 대비 경기활성화 효과가 크다는 점을 인정한다면 좀 더 과감한 건설투자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점에서 다소 아쉽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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