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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의 반성과 새로운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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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08회 작성일 13-01-03 0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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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흥 수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원장

2012년 건설산업은 깊은 침체를 경험하였다. 2012년이 시작되자마자 중견 건설업체들의 부도가 잇달았으며, 이로 인한 위기감이 건설산업 전체를 휩쓸었다. 2011년 하반기부터 다소 나아지던 건설 경기가 2012년 들어서면서 그 회복세가 뚜렷하게 둔화되더니, 3분기 이후에는 건설 경기 지표가 전반적으로 뚜렷한 하락세를 기록하면서 또 다시 깊은 시름에 빠지게 됐다. 이에 정부에서는 지난해 8월, ‘건설업 금융지원 강화방안’을 통해 유동성 지원에 나섰으나, 몇 차례 지속된 건설업체에 대한 구조조정과 이에 따른 신용도 하락으로 인하여 그 효과는 미미하였다. 특히, 연말이 되면서 건설업체들의 자금 압박이 더욱 심해지고, 건설업에 대한 금융기관 등 외부의 비관적인 시각은 신규 자금 조달을 어렵게 해 또다시 연쇄 부도에 대한 위기감이 커져 있는 상황이다. 해외건설 수주는 600억 달러를 넘겨 3년 연속으로 500억 달러 이상의 수주고를 달성하는 희망적인 모습을 보였으나, 국내 건설경기의 지속된 침체와 건설시장의 회복의 열쇠를 가지고 있는 민간 건설경기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 저하로 인해 그 효과는 크게 반감되었다.

지난해 건설산업이 겪었던 어려움은 크게 세 가지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첫째, 건설경기 회복을 유도하기 위한 공공 부문의 건설투자가 활성화되지 못한 데 있다. 건설업체의 안정적인 경영의 핵심은 지속적인 신규 수주에 있다. 신규 수주를 통한 물량 확보는 건설업체 내의 원활한 자금 순환을 가능하게 하고, 건설업체의 경쟁력인 적정한 인력 유지와 기술력 유지를 위해 필수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공공 부문의 안정적 건설투자는 매우 중요한 건설산업의 원천이다. 특히, 전체 건설업체의 약 90%를 차지하는 중소 건설업체들의 경우 지자체 등 공공 수주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공공 건설투자의 감소는 건설산업 전체의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둘째, 장기화되고 있는 주택․부동산시장의 심각한 침체가 그 원인이다. 수도권과 지방 모두에서 가격 하락이 뚜렷하며, 거래량도 2006년의 절반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더 큰 문제는 주택 및 부동산시장의 침체가 부동산 PF의 부실과 심각한 가계 부채 문제 등 시장의 구조적인 문제에 기인하고 있어서 좀처럼 해법을 찾기 힘들다는 점이다. 민간 건축시장의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주택시장의 침체는 전반적인 건설경기 침체를 이끌고 있으며, 부실 PF 문제 등으로 건설업체들의 경영은 심각한 위험을 경험하고 있는 상황이다.

셋째, 건설산업의 구조적 혁신을 위한 노력이 미흡했다는 점이다. 건설산업이 과거 국가경제의 성장에 큰 기여를 해 왔다는 데 이견을 다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러나 실제로 건설산업이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서 지속적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대표적인 것이 건설산업 관련 정책과 제도다. 건설산업 미래 지향적 발전의 토대를 이루어야 할 정책이나 제도가 지나친 규제로 작용하고, 산업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정책․제도들은 결국 건설업체들의 자발적인 경쟁력 향상 노력을 유인하지 못하였고, 정책이나 제도의 영향을 많이 받는 산업의 특성상 혁신보다는 근시안적 문제에 집착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여러 차례 시도된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구조적 혁신방향에 대한 논의는 쳇바퀴 돌 듯, 제자리걸음을 걸어왔다. 또한 정부와 건설업체, 실질적인 수요자인 국민들 간에 건전한 발전을 위한 합의를 도출해내지 못하였다.

건설산업의 위기를 초래한 근본적 원인에 대한 적극적인 대응 노력 없이 건설산업이 제 자리를 찾고, 바람직한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기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가경제의 성장동력으로서 건설산업의 건전한 성장을 유도하기 위하여 적정한 건설투자의 유지를 위한 노력과 함께 건설 및 주택시장 정상화를 위한 정책과 제도의 추진으로 시장 기능을 조속히 회복시켜야 한다. 건설산업을 둘러싼 정부, 건설업계 및 국민에 이르는 다양한 이해 관계자들을 충족시키고 함께 참여하는 건설산업의 구조적 혁신 노력도 필요하다.

지난해 12월 앞으로 5년 간의 새로운 국가 통치자를 선출하였다. 새 희망을 안고 새 출발선에 선 우리 대한민국이 암울한 경제의 터널에서 빠져나오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다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역사의 교훈이 있다. 어떤 당면한 문제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대응과 각고의 노력 없이 우리가 바라는 긍정적인 결과를 얻어내기는 힘들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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