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턴키공사 실제 낙찰률은 84%대 불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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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71회 작성일 13-01-31 09:10본문
국토부,순공사비에도 못미쳐-예산낭비 비판 잘못
턴키공사의 실제 평균낙찰률이 84%대에 불과해 ‘예산낭비’라는 비판은 적절치 않다는 연구 결과를 정부가 발표했다.
입찰 시점의 평균낙찰률은 91% 수준이지만 낙찰금액 안에 포함된 설계비와 준공될 때까지의 실제 공사비, 설계ㆍ시공의 품질까지 감안한 실제 낙찰률은 적격이나 최저가 못지 않게 낮다는 분석이다. 말을 바꾸면 턴키공사가 건설업체들에게 달콤한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국토해양부는 “준공시점을 기준으로 턴키사업을 평가하면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성과품 대비 투입예산을 기준으로 환산한 턴키의 준공기준 실(實)낙찰률이 높지 않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수행한 ‘발주방식별 효과분석 및 기술제안입찰 활성화’ 연구용역에 근거를 두고 있다.
건기연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준공된 94건의 턴키사업은 평균 낙찰률이 91.0%였지만, 준공시점에서 실제 투입된 예산과 준공시설물의 품질을 반영한 실낙찰률은 84.6%로 계약 대비 6.4%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는 입찰업체들이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본계획보다 고품질의 설계안을 만들어 그대로 시공한다는 점, 최저가낙찰이나 적격입찰과 달리 낙찰금액에 설계비가 포함돼 있다는 점,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이 반영됐다.
이유섭 건기연 책임연구원은 “준공기준 실낙찰률은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비ㆍ노무비ㆍ경비의 합, 다시 말해 순공사비에 못미치는 수준이고 설계변경의 리스크를 업체가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결코 예산낭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준공시점에서 보면 최저가ㆍ적격만큼 낙찰률 합리적”
해외공사수주 76%는 턴키…기술경쟁력 배양에도 기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수행하고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이번 턴키입찰의 실낙찰률 분석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턴키 입찰방식이 건설기술 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된다는 막연한 주장은 있었지만 실제 낙찰률이 최저가ㆍ적격입찰과 비교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를 따져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건기연은 약 8개월간의 연구용역을 통해, 준공시점에서의 턴키 실낙찰률이 84.6%라고 결론 지었다.
2009년 1월 이후 준공된 94개 턴키공사의 평균 낙찰률은 91%지만 실제 설계품질은 기본계획보다 7.7%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약 2.5% 이상의 설계비와 발주기관이 직접 구매한 13.9%의 관급자재비를 계산에서 제외하면 표면상의 낙찰률보다 6.4%p 낮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발주기관이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1000억원의 설계ㆍ시공비가 소요된다고 판단했을 때, 입찰업체는 낙찰에 유리하도록 1077억원이 소요되는 고품질 설계서를 제출하면서 입찰단가를 910억원으로 응찰해 계약한다. 그리고 일부 설계변경 금액을 거쳐 936억원에 공사를 마친다. 이때 예정가격의 약 2.5%에 해당하는 25억원의 설계비를 건설업체가 자체 부담했고, 발주기관이 평균 139억원의 자재를 관급으로 구매해줬다면 실낙찰률은 84.6%가 된다는 계산이다.
특히 2011년과 2012년에는 턴키를 포함한 기술제안입찰의 평균 낙찰률이 90%와 86.6%까지 떨어졌는데, 2012년 턴키공사를 이처럼 준공시점 기준으로 가정해 환산하면 실낙찰률은 80.2%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반면 최저가낙찰의 평균 낙찰률은 70%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본ㆍ실시설계비를 별도로 합산하고 공사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설계변경 증액분까지 감안한다면 실낙찰률이 80%에 가까울 것으로 보여 턴키와 큰 차이가 없어진다.
이유섭 건기연 책임연구원은 “건설공사비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 크게 5가지로 구성되는데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제외한 순공사원가는 평균 85%~92% 사이”라며 “이번 턴키공사 실낙찰률은 순공사원가에 못미치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턴키는 주로 특수교량, 초고층건물, 장대터널 등 난이도가 높은 공사에 적용되는데 건설업체가 설계변경의 리스크를 전부 부담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예산낭비라는 비난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또 해외공사 수주물량의 약 4분의 3은 턴키와 유사한 기술형입찰로 치러졌던 것으로 분석하면서 턴키입찰이 해외수주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화순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지난 2008년부터 5년 동안 이뤄진 총 2924억 달러의 해외건설 수주고 중에서 턴키공사가 2236억 달러로 76.5%를 차지한다. 2012년 해외수주고 649억 달러 중에서도 턴키공사가 470억원에 달했다”며 “1975년부터 도입된 국내 턴키입찰을 통해 신장된 건설기술 경쟁력이 그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최근에는 발주기관이 설계안을 만들어놓고 입찰업체로부터 또다른 제안을 받는 기술제안입찰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턴키공사 발주물량을 확대하려는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설업계의 한 영업임원은 이날 국토부 발표에 대해 “그동안 최저가낙찰공사 현장은 물론 4대강 등 턴키공사 현장에서 실제 적자가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도 표면적인 낙찰률이 최저가보다 높다는 이유로 마치 과도한 수익을 거둔 것처럼 오해를 받아왔다”며 “모처럼 정밀한 분석과 검증이 이뤄진 만큼, 이번 정부 발표가 건설산업계에 대한 국민적 오해를 푸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정운기자 peace@
입찰 시점의 평균낙찰률은 91% 수준이지만 낙찰금액 안에 포함된 설계비와 준공될 때까지의 실제 공사비, 설계ㆍ시공의 품질까지 감안한 실제 낙찰률은 적격이나 최저가 못지 않게 낮다는 분석이다. 말을 바꾸면 턴키공사가 건설업체들에게 달콤한 수익을 보장해주는 것은 절대 아니라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국토해양부는 “준공시점을 기준으로 턴키사업을 평가하면 일반적인 우려와는 달리 성과품 대비 투입예산을 기준으로 환산한 턴키의 준공기준 실(實)낙찰률이 높지 않다”고 30일 밝혔다.
이 같은 분석은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지난해 5월부터 12월까지 수행한 ‘발주방식별 효과분석 및 기술제안입찰 활성화’ 연구용역에 근거를 두고 있다.
건기연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준공된 94건의 턴키사업은 평균 낙찰률이 91.0%였지만, 준공시점에서 실제 투입된 예산과 준공시설물의 품질을 반영한 실낙찰률은 84.6%로 계약 대비 6.4% 낮은 것으로 평가됐다.
여기에는 입찰업체들이 기술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기본계획보다 고품질의 설계안을 만들어 그대로 시공한다는 점, 최저가낙찰이나 적격입찰과 달리 낙찰금액에 설계비가 포함돼 있다는 점, 설계변경을 통한 공사비 증액이 불가능하다는 점 등이 반영됐다.
이유섭 건기연 책임연구원은 “준공기준 실낙찰률은 실제 공사에 투입되는 재료비ㆍ노무비ㆍ경비의 합, 다시 말해 순공사비에 못미치는 수준이고 설계변경의 리스크를 업체가 모두 부담하기 때문에 결코 예산낭비로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준공시점에서 보면 최저가ㆍ적격만큼 낙찰률 합리적”
해외공사수주 76%는 턴키…기술경쟁력 배양에도 기여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이 수행하고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이번 턴키입찰의 실낙찰률 분석은 매우 이례적이다. 지금까지 턴키 입찰방식이 건설기술 경쟁력 제고에 보탬이 된다는 막연한 주장은 있었지만 실제 낙찰률이 최저가ㆍ적격입찰과 비교해 어느 정도의 차이가 있는지를 따져본 적은 없었기 때문이다.
건기연은 약 8개월간의 연구용역을 통해, 준공시점에서의 턴키 실낙찰률이 84.6%라고 결론 지었다.
2009년 1월 이후 준공된 94개 턴키공사의 평균 낙찰률은 91%지만 실제 설계품질은 기본계획보다 7.7% 높은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고, 약 2.5% 이상의 설계비와 발주기관이 직접 구매한 13.9%의 관급자재비를 계산에서 제외하면 표면상의 낙찰률보다 6.4%p 낮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발주기관이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1000억원의 설계ㆍ시공비가 소요된다고 판단했을 때, 입찰업체는 낙찰에 유리하도록 1077억원이 소요되는 고품질 설계서를 제출하면서 입찰단가를 910억원으로 응찰해 계약한다. 그리고 일부 설계변경 금액을 거쳐 936억원에 공사를 마친다. 이때 예정가격의 약 2.5%에 해당하는 25억원의 설계비를 건설업체가 자체 부담했고, 발주기관이 평균 139억원의 자재를 관급으로 구매해줬다면 실낙찰률은 84.6%가 된다는 계산이다.
특히 2011년과 2012년에는 턴키를 포함한 기술제안입찰의 평균 낙찰률이 90%와 86.6%까지 떨어졌는데, 2012년 턴키공사를 이처럼 준공시점 기준으로 가정해 환산하면 실낙찰률은 80.2% 수준까지 떨어지게 된다.
반면 최저가낙찰의 평균 낙찰률은 70% 안팎을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에 기본ㆍ실시설계비를 별도로 합산하고 공사 수행과정에서 발생하는 설계변경 증액분까지 감안한다면 실낙찰률이 80%에 가까울 것으로 보여 턴키와 큰 차이가 없어진다.
이유섭 건기연 책임연구원은 “건설공사비는 재료비, 노무비, 경비, 일반관리비, 이윤 등 크게 5가지로 구성되는데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제외한 순공사원가는 평균 85%~92% 사이”라며 “이번 턴키공사 실낙찰률은 순공사원가에 못미치는 것으로 결론지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턴키는 주로 특수교량, 초고층건물, 장대터널 등 난이도가 높은 공사에 적용되는데 건설업체가 설계변경의 리스크를 전부 부담한다는 점까지 고려하면 예산낭비라는 비난은 설득력이 없다”고 강조했다.
국토부는 또 해외공사 수주물량의 약 4분의 3은 턴키와 유사한 기술형입찰로 치러졌던 것으로 분석하면서 턴키입찰이 해외수주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화순 국토부 기술안전정책관은 “지난 2008년부터 5년 동안 이뤄진 총 2924억 달러의 해외건설 수주고 중에서 턴키공사가 2236억 달러로 76.5%를 차지한다. 2012년 해외수주고 649억 달러 중에서도 턴키공사가 470억원에 달했다”며 “1975년부터 도입된 국내 턴키입찰을 통해 신장된 건설기술 경쟁력이 그 기반이 됐다”고 말했다.
이 정책관은 “최근에는 발주기관이 설계안을 만들어놓고 입찰업체로부터 또다른 제안을 받는 기술제안입찰이 많은 호응을 얻고 있다”며 “이번 발표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턴키공사 발주물량을 확대하려는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한편 건설업계의 한 영업임원은 이날 국토부 발표에 대해 “그동안 최저가낙찰공사 현장은 물론 4대강 등 턴키공사 현장에서 실제 적자가 발생한 사례가 적지 않았는데도 표면적인 낙찰률이 최저가보다 높다는 이유로 마치 과도한 수익을 거둔 것처럼 오해를 받아왔다”며 “모처럼 정밀한 분석과 검증이 이뤄진 만큼, 이번 정부 발표가 건설산업계에 대한 국민적 오해를 푸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신정운기자 pe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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