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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대란, 쓰레기대란...SOC ‘늑장 투자’가 부른 `人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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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56회 작성일 13-01-22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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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 대란’, ‘음식쓰레기 대란’ 등과 같이 공공 인프라 시설 부족사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확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하나같이 사회간접자본(SOC) 투자가 제 때 이뤄졌다면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인재(人災)라고 지적한다.

 발전소, 하수처리시설 등 건립문제가 나올 때면 해당 지역 주민들은 ‘내 앞마당은 안돼!(님비·NIMBY: Not in my back yard)’라고 막아섰고, 중앙·지방정부는 ‘내 임기에는 안돼!(님트·NIMT: Not In My Term)’라며 늑장을 부렸다. 국민들도 ‘건설투자는 그만!’이라며 SOC 투자에 대한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이복남 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님비와 님트에다 SOC 투자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더해지면서 각종 ‘대란’을 예견하고도 투자를 머뭇거리다 문제를 키웠다”며 “최소 3~10년 이상 장기 투자가 필요한 SOC 분야는 강한 책임감을 바탕으로 일관된 정책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음폐수 처리시설 절대부족

 최근의 전력 대란과 음식쓰레기 대란은 SOC 투자가 적재적소에 이뤄지지 않을 경우 어떤 문제를 야기하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예다. 중앙정부가 발전소 건립과 처리시설 확충보다 국민들의 자발적인 ‘절약’을 당부하는 것도 닮은꼴이다.

 음식폐수 대란은 서울 자치구와 민간업체가 음식쓰레기 처리 비용 인상을 놓고 갈등을 빚으면서 시작됐다. 이는 올해부터 음식 쓰레기 폐수(음폐수) 해양 투기가 전면 금지된 것과 관련이 깊다. 그동안 민간업체들은 지자체들로부터 회수한 음폐수의 70% 가량을 바다에 버려왔지만 올해부터 육상에서 처리하려다보니 처리 단가가 높아졌다.

 궁극적으로 이 사태는 음폐수 처리시설의 절대 부족 때문에 심각해졌다. 지난해 전국에서 바다에 폐기한 음폐수는 하루 평균 약 3800t에 달한다. 환경부는 올해 들어 이를 하·폐수(30%), 민간위탁(21%), 소각처리(8%) 등 다양한 방법으로 분산 처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당장 이달에만 하수종말처리장 연계처리를 통해 55%를 소화하고 침출수처리장 유입처리로 13%를 처리했다. 민간위탁처리는 12.8%로 낮췄다는 것이다.

 환경부는 앞으로 육상처리시설을 지속적으로 늘려 이를 해결한다는 계획이지만 서울의 경우 처리시설 6곳을 계획해놓고 2곳만 지었다. 지난 2008년 ‘음식물류 폐기물 처리시설 발생폐수 육상처리 및 에너지화 종합대책(2008~2012년)’을 통해 작년까지 에너지화 시설을 넉넉히 확충하겠다고 약속했지만 현재 가동 중인 시설은 하루 처리용량이 1648t에 그치고 있다. 공사 중인 에너지화 시설(1890t)과 계획 중인 시설(1200t)의 처리용량을 합한 것의 절반 수준이다.

 ◇신규 발전소 투자, MB정부 '꼴찌'

 전력대란을 불러왔던 신규 발전소 투자 지연은 더욱 심각하다.

 과거 정부와 비교했을 때 MB정부의 발전설비 투자는 지지부진하다. DJ정부(1998~2003년)는 수력(23.8%)과 복합화력(21.3%), 원자력(30.8%) 등 각 발전원별로 평균 설비용량 증가율이 20~30%대를 유지했다. 참여정부(2003~2008년)는 원자력 설비용량 증가율이 12.7%로 낮아진 대신 수력(42.2%)과 기력(36.0%), 복합화력(34.3%)이 급증했다. 반면 MB정부(2008~2013년) 들어 작년 말까지 원자력 설비용량 증가율은 5.6%로 한 자릿수로 떨어졌고 수력(16.4%)과 복합화력(12.7%)의 증가율도 10%대로 추락했다.

 원자력발전 추가 건설을 위해 필수적인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에 대한 공론화도 현 정부에서 5년간 허송세월만 하다가 차기 정부로 미뤄졌다. 내년 4월에야 ‘공론화위원회’를 꾸려 국가 기본계획 수립의 방향을 짜겠다는 일정만 겨우 확정했다.

 MB정부가 4대강에 발목이 잡혔다면 박근혜 정부는 복지에 발목이 잡힐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도 나온다.

 민간·국책연구소에 따르면 박 당선인의 복지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원이 5년간 최소 270조원, 연간 54조원으로 추산된다.

 한 민간연구소 관계자는 “연평균 54조원의 예산은 올해 편성된 복지예산 100조원의 절반을 넘는 규모”라며 “복지 공약을 지키려다가 정작 인프라 복지투자가 소홀해질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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