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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MB 5년과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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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43회 작성일 13-01-29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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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봉식 정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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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인가. 정권교체기인 이맘때쯤 반복되는 국민들의 감정이다. 5년 전, 기대는 컸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이명박 후보가 당선되면서 팍팍한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질 것이라는 바람이었다. 스펙도 충분했다. 경제 일선에서 잔뼈가 굵었다. 입사 후 5년 만에 이사, 12년 만인 35세에 최고경영자가 되면서 ‘샐러리맨의 신화’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성공한 기업인이었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가장 먼저 극복한 사례로 꼽히는 등 출발도 좋았다.

그러나 5년이 지난 지금 객관적인 지표는 초라하다 못해 참담하다. 지난해 우리 경제는 2% 성장에 머물렀다. 3년 만에 최저치다. 집권 5년간 평균치는 2.9%에 그쳤다. 747(연 7% 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달성, 세계 7대 강국 도약) 공약 목표치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역대 정권별 성장률(노태우 8.6%, 김영삼 7.4%, 김대중 5%, 노무현 4.3%) 가운데서도 최저다. 성장률이 떨어지다 보니 다른 지표들도 목표치에 못 미쳤다. 1인당 국민소득, 일자리 300만개 창출 공약도 부도수표가 됐다.

경제규모가 커지면 성장률이 떨어지게 마련이고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되는 상황도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경제대통령의 발목을 잡은 것은 이 대통령의 주특기라고 할 수 있는 건설이다. 건설은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재정투자를 늘렸던 2009년 1.9% 반짝 성장한 것을 제외하고 2010년 이후 내리 3년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하던 효자산업이 성장률을 갉아먹는 천덕꾸러기로 전락한 것이다. 주가지수 3000포인트 장담도 건설주가 지난해 말 기준 2008년 대비 65% 떨어지면서 멀어졌다. 산업에 대한 오만과 시장의 편견, 그리고 프로젝트에 대한 강박관념이 함께 작용한 결과인 것이다.

“내가 해봐서 아는데…”라는 이 대통령의 트레이드 마크가 가장 잘 어울리는 곳이 건설이다. 그러나 바뀐 환경을 감안하지 않은 채 과거의 잣대로 재단했다. 공공공사의 경우 깎은 공사비를 또 깎아 건설기업들의 생존기반조차 급격히 악화됐다. 주택은 반대였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요패턴과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음에도 과감한 정책을 내놓지 못했다. 집값 폭등이 노무현 정부의 아킬레스건이 된 것을 봤기 때문이다. 그렇다 보니 시장은 얼어붙고 집을 가진 사람은 팔지를 못하고 집이 없는 사람은 전셋값이 올라 불만이 쌓여갔다.

가장 힘을 기울인 4대강사업은 정권의 목을 조이는 프로젝트가 될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이미 감사원이 부실시공 문제를 제기한 데 이어 수질문제도 언제 터질지 모르는 화약고다. 재원의 쏠림 현상으로 빈익빈 부익부 논란을 낳기도 했다. 임기 중 기념비적 구조물을 남기고 싶은 마음과 재임 중에 끝내지 않으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강박관념이 빚어낸 필연이다. 토건족이라는 비야냥을 자초했다고 해도 무리는 없을 듯하다. 그 와중에 건설은 이곳저곳에서 차이고 갈길마저 잃은 미아 같은 신세였다.  

앞으로 27일 후면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다.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건설인들은 지금 기대할 여력조차 없다. 바람이 있다면 건설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선입견도 필요없고 특혜도 원하지 않는다. 국가경제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산업으로 대하고 역할만 인정해 주면 된다. 국가경쟁력의 기초인 기반시설을 담당하고 국민의 편리한 삶에 기여하는 산업, 그리고 서민들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산업이라는 가장 원초적인 진실 말이다. 18대 대선 다음날인 지난해 12월20일 새벽 인력시장에 나온 근로자가 손을 호호 불며 말한 바람은 조용한 절규였다. “건설경기 살려 일자리부터 늘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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