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원高와 부동산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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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16회 작성일 13-02-20 09:49본문
기축 통화국(미국, 유럽, 일본 등)들의 양적완화로 시작된 환율전쟁이 점입가경이다. 최근엔 일본의 엔低로 인해 우리나라 원화가치가 급격히 오르고 있다. 엔低·원高가 우리경제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은 많다. 핫머니 유입으로 인한 통화 불안과 수출 감소 등이다. 부동산 시장에도 수출 감소로 인한 경제사정 악화로 수요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그렇지만 긍정적인 면도 무시할 수 없다. 잘 만 활용할 수 있다면 부동산 시장에 기회적인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환율 방어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용한 부동산 시장 활성화도 생각해봐야 한다.
신흥국 화폐가치가 올라가면 일반적으로 핫머니 유입가능성이 높아진다. 기축 통화국들이 양적완화로 인해 유동성이 증대되면 단기성 핫머니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 자금은 신흥국의 주식이나 채권, 부동산에 단기적 투자를 한다. 특히 경제가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중국, 인도네시아 같은 신흥국으로 핫머니가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핫머니 유입은 단기적으로 부동산 가격 상승 효과를 가져 온다. 핫머니는 그렇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썰물이 돼 빠져 나간다. 또 과도한 핫머니의 유입은 자산버블을 초래할 위험이 높다. 지난 2010년 미국이 제2차 양적완화를 실시하자 모건스탠리, 골드만삭스 등 투자회사들이 중국 부동산 시장에 대거 진출했다. 이 때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들은 해외 자금 유치를 늘려 실제 버블이 발생하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량의 핫머니가 부동산에 유입될 가능성은 낮다. 경제성장률이 낮은데다 부동산 가격도 수익률에 비해 높은 편이기 때문이다. 외국자본이 별다른 투자메리트를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물론 투자대비 수익성이 높은 일부 부동산에 특정하여 핫머니 투자가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국부펀드를 비롯한 국내자금의 충분한 유동성으로 인해 이 또한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매력있는 부동산 소유자들이 구태여 낮은 가격으로 매각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또 정부에서는 토빈세를 검토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부동산의 경우 토빈세를 매길 만큼 의미 있는 외국자본이 유입될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일반적으로 토빈세는 주식과 채권과 같은 단기거래에 의한 단기 차익에 대해 적용된다. 브라질의 경우 핫머니에 토빈세를 부과하였지만 그 효과는 단기에 그쳤다.
원화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금리 인하가 불가피해 부동산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할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자국화폐가치가 오르면 금리를 인하한다. 그 이유는 수출이 어려워지는데 대비 내수 진작을 통한 경제 회생을 위해서다. 즉 통화 확대를 통한 유동성 증가로 자국 화폐가치를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은 극도의 침체기에 빠져 있어 중산층 주택의 상당수가 깡통주택 상태이다. 이 같은 하우스 푸어 현상이 중산층 기반을 약하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때문에 우리 부동산 시장의 경우 어느 정도 유동성 공급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사례를 보면, 수익률 6% 이하 짜리 부동산 물건에 유동성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져 가격이 상승한 경우 버블로 이어진 경우가 있다. 하지만 이는 유동성이 필요 이상으로 공급된 경우에 해당하며, 지금과 같은 침체기에는 부동산 시장에 자극을 줄 만큼의 유동성은 꼭 필요하다.
또 원화가치 상승이 내수 진작 기회가 되어 부동산 시장에도 긍정적 기여를 할 수 있다. 원高가 내수에 긍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수순을 보면 수입물가 하락, 물가부담 감소, 가계 지출여력 증가, 내수 진작, 및 가계저축 증가 등을 유도한다. 결국 중산층의 구매력이 상승하게 되면 부동산 수요층이 증가할 기회도 확대된다.
일본의 사례를 보면 1985년 플라자 합의로 엔화 가치가 단기간에 두 배 이상으로 급상승하였고 부동산 가격도 두 배 이상 오른 적이 있다. 당시 일본은 단기간에 발생한 무리한 엔화 가치와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급격한 버블이 형성되어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불행한 사태를 맞았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앞으로는 부동산 가격이 급상승하는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기에, 원高 현상은 침체된 부동산 시장을 조금이나마 안정화 시키는데 기여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도 보인다.
하지만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현 정부는 그동안 원화가치 하락 유지정책을 펴왔다.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대기업의 낙수(落水)효과로 중소기업을 살리려는 정책이다. 하지만 낙수효과는 적었고 중소기업과 중산층을 감소시키는 결과만 가져왔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원高 상승만큼 수입 물가는 내려야 하고, 중산층의 물가부담을 줄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내수 진작과 가계 지출여력을 늘려줘야 한다. 이러기 위해서는 통화가치 절상으로 인한 원화표시 수입물가 하락이 소비자 물가 하락으로 반드이 연계되어야 한다. 원高시대를 내수 증진과 부동산 시장의 숨통을 푸는 기회로 삼아야 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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