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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기획>박한 공사비에 공사기간 수십개월 연장-손실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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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163회 작성일 13-05-28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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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늘어나는 간접비 소송

  지하철 7호선 연장선에 이어 동해남부선ㆍ굴포천방수로 등 줄이어

“적자실행에 따른 생존의 몸부림”…7호선 판결에 따라 줄소송 전망도

 공기연장으로 발생한 간접비와 관련해 건설사들이 발주기관을 상대로 법적소송을 제기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박한 공사비로 각 현장마다 적자실행이 우려되는 가운데 발주기관의 귀책사유로 인해 공기가 연장되는 만큼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인 구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굴포천 방수로 사업의 시공을 맡은 건설사 3개사는 지난해 말 수자원공사를 상대로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소송을 제기했다.

 2005년 착공한 굴포천 방수로 사업은 당초 2008년 7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경인운하사업과 맞물려 더디게 진행되다 2012년 10월 경인아라뱃길과 함께 최종 준공됐다. 준공 시점이 최초 계약보다 무려 50개월이나 연장된 셈이다.

 공사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발생한 간접비도 상당하다. 각 건설사마다 60억~70억원씩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해 3월 지하철 7호선 연장선 서울구간을 시공한 건설사들은 서울시를 상대로 141억원 규모의 간접비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연장구간 1~4공구를 시공한 4개사는 공사기간인 서울시의 예산부족 등으로 21개월 연장되자 공동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지난해 9월에는 동해남부선 부산~울산 복선전철화 4개 공구를 시공 중인 건설사들이 철도시설공단을 상대로 법적소송을 냈다. 공동도급사 포함, 총 14개사는 공구별로 공사기간이 30~66개월 늘어났다면서 이에 대한 실비정산을 요구했다.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문제는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과거에는 발주기관과 마찰을 피하기 위해 스스로 부담을 하거나 그냥 지나치는 경우가 많았다. 여기에 간접비를 충당할 수 있을 정도로 공사비가 지금보다 후했다는 점도 작용했다.

 업계는 이번 간접비 소송 확대를 ‘생존의 몸부림’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예전과 달리 지금의 공사현장은 수익은커녕 적자를 면하기도 쉽지 않다”면서 “과거 어느 건설사가 발주기관을 상대로 감히 소송을 제기했겠나. 그만큼 건설사들이 어렵다는 말”이라고 토로했다.

 사실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는 실비로 정산하도록 법적근거는 이미 마련돼 있다.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66조에 따르면 ‘각 중앙관서의 장 또는 계약공무원은 공사기간ㆍ운반거리의 변경 등 계약내용의 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 그 변경된 내용에 따라 실비를 초과하지 아니하는 범위 안에서 이를 조정한다’고 되어 있다.

 또한 2010년 11월30일 개정된 기획재정부 회계예규(정부입찰계약집행기준 제73조)는 공사이행기간 변경에 따른 실비 산정 대상과 절차를 구체화하고 있다. 특히 간접비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노무량 산출과 관련, ‘계약담당 공무원은 계약상대자로 하여금 공사이행기간의 변경사유가 발생하는 즉시 현장유지ㆍ관리에 소요되는 인력투입계획을 제출토록 하고 공사의 규모, 내용, 기간 등을 고려해 당해 인력투입계획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 계약상대자에게 이의 조정을 요구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총사업비 협의가 필요한 공사의 경우 총사업비관리지침에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간접비 지급 및 인력투입계획 협의를 무시하고 있다.

 대한건설협회의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전국 295개 현장(92개사)에서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미반영액은 4204억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빠진 현장을 포함하면 1조원이 넘는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대개 한 현장에서 공기가 1개월 연장될 경우 약 1억5000만원의 간접비가 발생한다. 50개의 현장을 운영 중인 건설사가 그중 20개 현장에서 공기연장이 된다면 한 달에 약 30억원의 적자가 나는 셈이다.

 문제는 간접비 미지급이 건설경기 침체 속에서 건설산업의 구조를 약화시킨다는 점이다. 원도급사는 물론 공동도급사 및 협력업체들도 줄줄이 경영악화에 직면하게 된다. 굴포천 방수로 소송을 진행 중인 건설사 관계자는 “공기가 4년 넘게 늘어짐에 따라 지역 공동도급사들의 경영상태가 대부분 크게 악화됐다. 한 현장에서 60억~70억원 정도가 적자가 난다면 지역업체는 크나큰 타격을 입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전문업체의 경우 원도급사에서 추가공사비 명목으로 우선 지급해주고 있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발주처로부터 간접비를 못 받으면서 현장 유지를 위해 전문업체 비용을 부담하는 등 이중으로 곤란을 겪고 있다”고 성토했다.

 사정이 이러하자 건설사들도 일단 끝까지 소송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예전에는 발주처와의 관계 및 추가 수주를 위해 중도 취하하는 게 일반적이었다. 동해남부선의 경우 최근 감정인을 선정해 감정평가에 들어갔으며, 굴포천 방수로는 3차 변론을 진행 중에 있다.

 가장 관심을 모으고 있는 소송은 지하철 7호선 연장선이다. 오는 7월17일 최종 변론을 거쳐 8월께 판결이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7호선 연장선은 2010년 11월 회계예규 개정 이후 제기된 소송이라 업계가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7호선에서 건설사들이 승소할 경우 줄소송이 이어질 것”이리고 전망했다.

정회훈기자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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