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기획>"적자시공 한계상황" 제갑 못받는 공사 과감히 포기
페이지 정보
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39회 작성일 13-05-27 10:15본문
물량난 속에서 유찰사태 이어져-PQ 통과후에도 포기 사례 늘어
건설업계의 적자 시공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심각한 수준에 다다랐다.
이로 인해 ‘제값’을 받을 수 없다면 입찰포기도 불사하는 선별적 수주영업전략이 건설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공공공사 입찰이 무산되는 상황은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사마다 사업물량이 부족해 구조조정까지 단행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찰사태는 반복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공건설시장에서의 반복적인 유찰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계속된 주택사업의 부진 속에 안정적 공공공사에 대해서 만큼은 너도나도 물량확보에 매달려 왔기 때문이다.
또 대표적 ‘갑·을’관계인 발주자와 시공사 사이에서 유찰은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어 시공사는 발주자의 눈치를 봐 꺼려했다.
하지만 이러는 사이 최저가 낙찰제 확대와 더불어 발주자의 공사비 삭감 및 비용부담 전가 관행이 고착화되면서 업계의 수익성은 급전직하했다.
어렵사리 수주를 해놓고도 손실만 떠안게 됐고, 그로 인한 경영난이 심각한 지경이 이르렀다.
결국 업계도 더 이상 적자 시공에 허덕일 수 없다며, 수익성 중심의 수주에 나서고 있다.
업계 분기별 수주전략 회의에서도 공통된 화두는 ‘수주만이 능사가 아니다’가 됐다. 달리 말하면 ‘이제는 제값을 받고 시공하자’라는 뜻이다.
그 결과는 유찰이나 입찰포기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지난해부터 공공공사의 유찰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나 80% 후반대의 낙찰률을 보이며 그나마 수익성이 있는 공사로 여겨졌던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대안, 기술제안 등 기술형 입찰시장에서도 유찰은 쉽게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기술형 입찰시장의 유찰 릴레이는, 지난해 4월 대구시가 발주한 대구야구장 건립공사가 시발점이 됐다.
대기업이 프로야구단의 연고지로 사용하는 야구장을 건립하는 공사였지만, 발주자가 제시한 공사예산으로는 도저히 실행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해당 기업을 포함해 누구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재공고를 통해 어렵사리 시공사가 결정되긴 했지만, 연고 구단의 그룹사마저 입찰에 들어가지 않은 유찰사태는 업계에 커다란 시사점을 남겼다.
또 비슷한 시기, 4대강 턴키공사의 실행률 상승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술형 입찰공사가 상대적으로 낙찰률이 높지만 무턱대고 수주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후 법무부의 법무연수원 건립공사와 국방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집행한 위례911 기무부대 이전사업도 참여사 부족으로 유찰됐다.
충주시 음식물 바이오가스화시설 설치사업과 2015광주유니버시아드(U)대회 다목적 체육관 건립공사, YRP다운타운 지역 복지시설 건설공사 등 유찰사태는 줄줄이 이어졌다.
기술형 입찰공사와 추진방식이 유사한 임대형민간투자사업(BTL) 역시 유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고시된 5건의 국립대 생활관 BTL사업 중 2건의 사업이 참여사 부족으로 유찰됐다.
그 가운데 제주대 외 2개교 생활관 BTL사업은 올초까지 무려 3차례나 유찰을 거듭하다 재정 전환을 포함한 전면 재검토 수순을 밟고 있다.
올 들어서도 기술형 입찰공사의 유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수원 하수2처리장 개량사업은 최근 3번째 공고에도 끝끝내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했고 성남시의료원 건립공사는 3차례 공고를 거쳐서야 입찰요건을 갖췄다.
눈여겨볼 점은,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통과해 놓고도 입찰제안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이다.
발주자 입장에서도 실제 제안서를 받아 평가를 실시하기 전까지는 유찰을 면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지도~임자 도로건설공사(1차)에 대해 PQ심사 후 불참을 선언했고, 앞서 금호산업과 경남기업(구성원)도 익산 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 설치사업에 대한 입찰을 포기했다.
GS건설도 PQ 이후 YRP기지차량정비시설 패키지 건설공사 입찰을 포기했고 코오롱글로벌도 YRP 소화기사격장 건립공사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를 과당경쟁을 피하려는 것이거나 회사 내부사정에 따른 결정으로도 볼 수 있지만, 수주를 한다해도 실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공통적인 판단이 내재돼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PQ 후 입찰포기는 발주자와의 관계를 감안했을 때,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발주기관에 따라서는 제도적으로 향후 입찰참가 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입찰을 포기한다는 것은, 적자시공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제값을 받으려는 업체들의 적극성도 엿볼 수 있다.
업계는 비단 대표사로 나서는 대형사나 일부 중견사만 이 같은 선택적 수주에 나서는 게 아니라, 구성원사로 참여하는 중견, 중소업체들도 수익성 중심의 수주영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견, 중소건설사들도 공사비가 박하거나 수주를 한다해도 실행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면, 대표사들의 공동수급 제안에 과감히 노(No)를 외치고 있다.
봉승권기자skbong@
이로 인해 ‘제값’을 받을 수 없다면 입찰포기도 불사하는 선별적 수주영업전략이 건설업계에 확산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침체가 계속되는 가운데서도 공공공사 입찰이 무산되는 상황은 끊이지 않고 있다.
건설사마다 사업물량이 부족해 구조조정까지 단행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지만 유찰사태는 반복되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특별한 경우가 아니라면 공공건설시장에서의 반복적인 유찰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계속된 주택사업의 부진 속에 안정적 공공공사에 대해서 만큼은 너도나도 물량확보에 매달려 왔기 때문이다.
또 대표적 ‘갑·을’관계인 발주자와 시공사 사이에서 유찰은 서로 불편할 수밖에 없어 시공사는 발주자의 눈치를 봐 꺼려했다.
하지만 이러는 사이 최저가 낙찰제 확대와 더불어 발주자의 공사비 삭감 및 비용부담 전가 관행이 고착화되면서 업계의 수익성은 급전직하했다.
어렵사리 수주를 해놓고도 손실만 떠안게 됐고, 그로 인한 경영난이 심각한 지경이 이르렀다.
결국 업계도 더 이상 적자 시공에 허덕일 수 없다며, 수익성 중심의 수주에 나서고 있다.
업계 분기별 수주전략 회의에서도 공통된 화두는 ‘수주만이 능사가 아니다’가 됐다. 달리 말하면 ‘이제는 제값을 받고 시공하자’라는 뜻이다.
그 결과는 유찰이나 입찰포기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사실 지난해부터 공공공사의 유찰은 더 이상 신기한 일이 아닌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나 80% 후반대의 낙찰률을 보이며 그나마 수익성이 있는 공사로 여겨졌던 턴키(설계ㆍ시공 일괄입찰), 대안, 기술제안 등 기술형 입찰시장에서도 유찰은 쉽게 눈에 띈다.
업계에 따르면 기술형 입찰시장의 유찰 릴레이는, 지난해 4월 대구시가 발주한 대구야구장 건립공사가 시발점이 됐다.
대기업이 프로야구단의 연고지로 사용하는 야구장을 건립하는 공사였지만, 발주자가 제시한 공사예산으로는 도저히 실행 확보가 어려운 것으로 드러났다. 결국 해당 기업을 포함해 누구도 입찰에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재공고를 통해 어렵사리 시공사가 결정되긴 했지만, 연고 구단의 그룹사마저 입찰에 들어가지 않은 유찰사태는 업계에 커다란 시사점을 남겼다.
또 비슷한 시기, 4대강 턴키공사의 실행률 상승문제가 대두되면서 기술형 입찰공사가 상대적으로 낙찰률이 높지만 무턱대고 수주해선 안 된다는 인식이 확산된 것이다.
이후 법무부의 법무연수원 건립공사와 국방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통해 집행한 위례911 기무부대 이전사업도 참여사 부족으로 유찰됐다.
충주시 음식물 바이오가스화시설 설치사업과 2015광주유니버시아드(U)대회 다목적 체육관 건립공사, YRP다운타운 지역 복지시설 건설공사 등 유찰사태는 줄줄이 이어졌다.
기술형 입찰공사와 추진방식이 유사한 임대형민간투자사업(BTL) 역시 유찰의 파고를 넘지 못했다.
지난해 7월 고시된 5건의 국립대 생활관 BTL사업 중 2건의 사업이 참여사 부족으로 유찰됐다.
그 가운데 제주대 외 2개교 생활관 BTL사업은 올초까지 무려 3차례나 유찰을 거듭하다 재정 전환을 포함한 전면 재검토 수순을 밟고 있다.
올 들어서도 기술형 입찰공사의 유찰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있다.
수원 하수2처리장 개량사업은 최근 3번째 공고에도 끝끝내 건설사의 참여를 유도하지 못했고 성남시의료원 건립공사는 3차례 공고를 거쳐서야 입찰요건을 갖췄다.
눈여겨볼 점은,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를 통과해 놓고도 입찰제안을 포기하는 업체들이 크게 늘고 있는 점이다.
발주자 입장에서도 실제 제안서를 받아 평가를 실시하기 전까지는 유찰을 면했다고 보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삼성물산은 최근 지도~임자 도로건설공사(1차)에 대해 PQ심사 후 불참을 선언했고, 앞서 금호산업과 경남기업(구성원)도 익산 하수슬러지자원화시설 설치사업에 대한 입찰을 포기했다.
GS건설도 PQ 이후 YRP기지차량정비시설 패키지 건설공사 입찰을 포기했고 코오롱글로벌도 YRP 소화기사격장 건립공사에 대한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이를 과당경쟁을 피하려는 것이거나 회사 내부사정에 따른 결정으로도 볼 수 있지만, 수주를 한다해도 실행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공통적인 판단이 내재돼 있다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PQ 후 입찰포기는 발주자와의 관계를 감안했을 때, 껄끄러울 수밖에 없는 일이다. 발주기관에 따라서는 제도적으로 향후 입찰참가 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입찰을 포기한다는 것은, 적자시공으로 인한 수익성 악화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보여주는 것으로도 해석할 수 있다. 동시에 제값을 받으려는 업체들의 적극성도 엿볼 수 있다.
업계는 비단 대표사로 나서는 대형사나 일부 중견사만 이 같은 선택적 수주에 나서는 게 아니라, 구성원사로 참여하는 중견, 중소업체들도 수익성 중심의 수주영업을 펼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중견, 중소건설사들도 공사비가 박하거나 수주를 한다해도 실행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분석되면, 대표사들의 공동수급 제안에 과감히 노(No)를 외치고 있다.
봉승권기자skbong@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