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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기술제안은 되고 대안은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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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66회 작성일 13-06-07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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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울산 간 고속도로 건설공사와 관련 최근 열린 국토교통부의 대형공사 입찰방법 심의 결과를 놓고 대형사 위주로 건설업계가 진한 아쉬움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4일 열린 심의에서 1공구는 도로공사의 요청대로 기술제안으로 통과된 반면 대안 입찰방식으로 요청한 5ㆍ6공구는 기타(최저가)공사로 의결됐기 때문이다. 5ㆍ6공구는 2006년 기본설계 후 입찰방법 심의에서 대안입찰로 결정된 것이라 아쉬움은 더하다.

 물론 대안이 최저가로 바뀌면서 중견ㆍ중소업체의 입찰 참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점에서는 환영할 만하다. 그러나 수행기관에서 제시한 기술형입찰의 취지를 무색하게 만들고 가격경쟁을 부추기는 최저가가 적용되는 점에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5ㆍ6공구는 대부분이 장대터널 및 교량으로 구성돼 고도의 시공기술력이 요구되는 구간이다. 타당성조사 당시 턴키(설계ㆍ시공일괄입찰) 발주를 고려하지 않았던 도공이 기본설계 후 대안으로 제시한 배경도 이 때문이었다.

 그렇다고 국토부가 기술형입찰에 대한 의지를 버린 것은 아니다. 얼마 전 기술제안입찰 활성화 방안을 내놓으면서 건축에만 제한적으로 적용된 기술제안입찰을 토목에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항간에서는 이번 5ㆍ6공구의 경우 재심의를 통해 기술제안으로 발주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왔다. “대안입찰은 기술제안과 유사성이 많다. 대안입찰은 발주가 줄어들고 있는 추세”라는 국토부 관계자의 말은 이를 뒷받침해준다.

 결과적으로 도공은 재심의 요청을 포기했지만 이번 심의 결정은 씁쓸한 뒷맛을 남긴다. 유사성이 많아 대안보다는 기술제안이 낫다는 판단이라면, 반대로 기술제안 대신 대안입찰도 가능한 노릇이다.

 한 대형사 관계자는 “대안과 기술제안의 가장 큰 차이점은 설계보상비 유무에 있다”면서, “설계보상비 때문에 대안이 부결된 것은 아닐 터지만 재심의를 통해 기술제안으로 채택된다면 수주 가능성을 떠나 이상한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른 업체 관계자는 “기술 변별력을 가리는 기술형입찰 물량이 확연히 줄어든 상황에서 이번 심의 결과는 다소 힘이 빠지게 만든다. 정부에서도 최저가 입찰제도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 방안을 마련하는 와중에 3000억원대의 최저가 공사를 발주하는 모양새가 되어 버렸다”고 씁쓸해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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