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작전 없는 전투가 승리할 수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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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69회 작성일 13-06-18 09:50본문
이복남(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건설이 안으로는 물량 부족과 채산성 악화, 밖으로는 대규모 손실과 소화력 부족으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가까운 시일 내 해결책은 보이지 않으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삭감하는 박근혜 정부의 재정정책이 미래를 더 어둡게 한다.
시장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건설투자를 늘려왔던 단기대책은 재정 여력 소진으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업체들의 대체시장으로 떠올랐던 해외시장마저 손실 리스크 때문에 수주 중심으로 갈 수 있는 형편도 못 된다. 시장은 있지만 손실 리스크로 인해 기피 대상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건설은 더 이상 생존조차 힘들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소화역량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해외시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점을 국내 업체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방향에서 볼 필요가 있다. 문제점이 발생한 원인과 그 상태, 그때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려본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소화력은 회사 역량이 배제된 사업소 혹은 현장사무소 역량에 좌우되는 것 같다. 건설공사를 선진기업에서는 전쟁터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고 있다. 공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상황실을 영어로 ‘war room’이라 부르는 것도 시간과 돈, 그리고 품질과의 싸움으로 보기 때문이다. 전쟁은 전략에 따라, 상대방과 장소에 따라 작전이 개발된다. 작전 없는 전투는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예기치 못한 외부 침입으로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일선에서 치러지는 전투는 전술에 영향을 받는다. 전쟁에서 작전은 승리를 전제로 하여 만들어진다. 작전 수립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게 바로 전술과 전투역량이다.
글로벌 기업이라면 해외건설은 회사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그리고 공사 실행 등 3각체제로 소화된다. 전략은 계획수립의 필수 입력기준이 되며 계획은 실행의 기준이 된다. 계획 없는 실행이 없듯이 전략 없는 계획이 있을 수 없다. 경영전략은 회사의 역량을 어떻게 사업으로 연결시킬지에 대한 기반 역할을 한다. 경영전략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기술, 재무상황을 바탕으로 하거나 혹은 바탕을 만든다는 전제가 되어야 전략으로서의 실효성이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본사와 단위 사업 간 의사소통 수단으로 문서화된 사업수행계획과 사업관리시스템(Project Management SystemㆍPMS)을 활용한다. 본사와 현장사무소가 공유하고 연결하는 매개체가 사업수행계획서다. 현장에서 실제 발생하는 상황은 계획 대비 실행에 대한 비교가 현황 판단의 기본이다. 계획 대비 실행을 비교할 수 있어야만 준공 단계에서 공기 지연 여부나 실행금액 준수 여부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 분석에서 공기 지연이나 계약금액 증가가 허용값을 넘어설 위험성이 보이면 1차적으로는 사업단위로 필요한 조처가 이뤄지지만, 사업소 혹은 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의 경우 본사에서 지원팀을 파견하거나 혹은 본사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문제점이 발생한 원인과 상황, 그리고 예측치를 파악하는 데 별도의 시간이 필요치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현황분석과 예측을 위한 별도의 시간 투입은 곧바로 공기 지연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낭비로 본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사업소 역량은 사업책임자나 소장, 사업투입 인력이 지배하는 구조다. 사업계획은 만들어지지만 본사 지원보다는 계약 요구 때문에 사업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게 보편적이다. 본사와 현장사무소 간 의사소통은 실적 보고가 유일하다. 계획이 보고에 나타나지 않는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만 있지 승패 여부를 예측하지 못한다. 과장·축소된 보고인지도 전혀 판단하기 힘들다. TV 화면에서 배우의 연기만 보이지 각본 혹은 시나리오가 없는 드라마와 다를 게 없다. 시나리오 없는 드라마는 다큐멘터리일 뿐이다. 적어도 드라마는 시나리오를 통해 결론을 이미 만들어 놓고 시작한다. 건설공사에서 개발하는 사업계획서 혹은 실행계획서도 드라마의 시나리오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해외건설현장에서 분명 사업계획서는 계약상으로는 존재한다. 문제는 계획서와 실행이 완전 격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계획과 실행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사업관리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관리시스템은 사업현장의 사용자일 뿐 이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교육·훈련, 그리고 문제 해결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백업센터는 회사 경영 차원의 몫이다.
해외시장의 소화력은 개인의 역량보다 회사와 사업관리시스템의 역량에 좌우되도록 체계를 바꿔야 한다. 소화력이 수주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벌어진 몇몇 기업의 1분기 어닝 쇼크가 사전에 만들어진 각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돌발적인 현상인지 반성해보자. 해결의 실마리를 풀려면 원인과는 다른 생각,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지혜가 필요하다.
건설이 안으로는 물량 부족과 채산성 악화, 밖으로는 대규모 손실과 소화력 부족으로 사면초가에 빠져 있다. 가까운 시일 내 해결책은 보이지 않으면서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삭감하는 박근혜 정부의 재정정책이 미래를 더 어둡게 한다.
시장경제가 어려울 때마다 건설투자를 늘려왔던 단기대책은 재정 여력 소진으로 더 이상 기대할 수 없다. 업체들의 대체시장으로 떠올랐던 해외시장마저 손실 리스크 때문에 수주 중심으로 갈 수 있는 형편도 못 된다. 시장은 있지만 손실 리스크로 인해 기피 대상이 된다면 대한민국의 건설은 더 이상 생존조차 힘들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소화역량에 대해 필자의 의견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해외시장에서 불거지고 있는 문제점을 국내 업체들이 생각하는 것과 다른 방향에서 볼 필요가 있다. 문제점이 발생한 원인과 그 상태, 그때 방식으로는 해결이 어렵다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빌려본다.
국내 업체들의 해외시장 소화력은 회사 역량이 배제된 사업소 혹은 현장사무소 역량에 좌우되는 것 같다. 건설공사를 선진기업에서는 전쟁터와 유사한 개념으로 보고 있다. 공사 현황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상황실을 영어로 ‘war room’이라 부르는 것도 시간과 돈, 그리고 품질과의 싸움으로 보기 때문이다. 전쟁은 전략에 따라, 상대방과 장소에 따라 작전이 개발된다. 작전 없는 전투는 존재할 수 없다. 물론 예기치 못한 외부 침입으로 전투가 벌어질 수도 있다. 일선에서 치러지는 전투는 전술에 영향을 받는다. 전쟁에서 작전은 승리를 전제로 하여 만들어진다. 작전 수립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뤄지는 게 바로 전술과 전투역량이다.
글로벌 기업이라면 해외건설은 회사의 경영전략과 사업계획, 그리고 공사 실행 등 3각체제로 소화된다. 전략은 계획수립의 필수 입력기준이 되며 계획은 실행의 기준이 된다. 계획 없는 실행이 없듯이 전략 없는 계획이 있을 수 없다. 경영전략은 회사의 역량을 어떻게 사업으로 연결시킬지에 대한 기반 역할을 한다. 경영전략은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조직과 인력, 기술, 재무상황을 바탕으로 하거나 혹은 바탕을 만든다는 전제가 되어야 전략으로서의 실효성이 있다.
글로벌 기업들은 본사와 단위 사업 간 의사소통 수단으로 문서화된 사업수행계획과 사업관리시스템(Project Management SystemㆍPMS)을 활용한다. 본사와 현장사무소가 공유하고 연결하는 매개체가 사업수행계획서다. 현장에서 실제 발생하는 상황은 계획 대비 실행에 대한 비교가 현황 판단의 기본이다. 계획 대비 실행을 비교할 수 있어야만 준공 단계에서 공기 지연 여부나 실행금액 준수 여부를 예측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교 분석에서 공기 지연이나 계약금액 증가가 허용값을 넘어설 위험성이 보이면 1차적으로는 사업단위로 필요한 조처가 이뤄지지만, 사업소 혹은 현장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의 경우 본사에서 지원팀을 파견하거나 혹은 본사에서 해결책을 제시해준다. 문제점이 발생한 원인과 상황, 그리고 예측치를 파악하는 데 별도의 시간이 필요치 않다. 문제 해결을 위한 현황분석과 예측을 위한 별도의 시간 투입은 곧바로 공기 지연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낭비로 본다.
국내 기업들의 경우 사업소 역량은 사업책임자나 소장, 사업투입 인력이 지배하는 구조다. 사업계획은 만들어지지만 본사 지원보다는 계약 요구 때문에 사업에서 자체적으로 해결하는 게 보편적이다. 본사와 현장사무소 간 의사소통은 실적 보고가 유일하다. 계획이 보고에 나타나지 않는다.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만 있지 승패 여부를 예측하지 못한다. 과장·축소된 보고인지도 전혀 판단하기 힘들다. TV 화면에서 배우의 연기만 보이지 각본 혹은 시나리오가 없는 드라마와 다를 게 없다. 시나리오 없는 드라마는 다큐멘터리일 뿐이다. 적어도 드라마는 시나리오를 통해 결론을 이미 만들어 놓고 시작한다. 건설공사에서 개발하는 사업계획서 혹은 실행계획서도 드라마의 시나리오와 같은 역할을 한다.
해외건설현장에서 분명 사업계획서는 계약상으로는 존재한다. 문제는 계획서와 실행이 완전 격리되어 있다는 점이다. 계획과 실행을 연결해 줄 수 있는 사업관리시스템도 존재하지 않는다. 사업관리시스템은 사업현장의 사용자일 뿐 이를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제공하고 교육·훈련, 그리고 문제 해결을 지원해 줄 수 있는 백업센터는 회사 경영 차원의 몫이다.
해외시장의 소화력은 개인의 역량보다 회사와 사업관리시스템의 역량에 좌우되도록 체계를 바꿔야 한다. 소화력이 수주경쟁력의 원천이 된다는 사실을 재인식할 필요가 있다. 최근에 벌어진 몇몇 기업의 1분기 어닝 쇼크가 사전에 만들어진 각본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돌발적인 현상인지 반성해보자. 해결의 실마리를 풀려면 원인과는 다른 생각, 다른 방법을 써야 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지혜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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