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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기술제안입찰,준비 다 됐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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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12회 작성일 13-05-31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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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공사 입찰시장의 터줏대감 턴키(설계시공 일괄입찰)가 기술제안이라는 ‘신인’에게 밀려나고 있다. 턴키가 계속된 비리 문제로 비난의 화살을 받는 사이, 기술제안은 빠르게 영토를 확장해 나가고 있다.

 작년만 해도 기술제안입찰은 건축공사에 한정돼 있었다. 친환경 에너지 절감요소 및 공종의 다양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토목공사에는 적용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올 들어서는 신고리원전 5,6호기가 일찌감치 기술제안으로 확정됐고, 토목공사로는 처음으로 주한미군기지이전(YRP:Yongsan Relocation Program)골프장 건설공사가 이 방식으로 발주됐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중견,중소건설업계의 참여확대 등을 골자로 하는 기술제안입찰 활성화방안을 내놓으면서, 발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기술제안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발표 직후, 환경기초시설인 홍천군 가축분뇨처리 및 자원화시설에도 이 방식이 적용됐고 하반기 중에는 고속도로 건설공사에도 적용될 전망이다. 기술제안이 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은 분명해 보인다.

 하지만 이처럼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는 기술제안입찰에 대한 업계의 입장은 ‘글쎄요’다. 기술제안이 완벽한 입찰방식이라는 식의 해석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그도 그럴것이 정부와 발주자마다 중견, 중소업체의 참여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참여하고 싶어도 경험과 역량이 부족해 망설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오히려 기술제안은 발주자에만 유리한 방식이라는 지적도 있다. 턴키처럼 설계보상비가 주어지는 것도 아니라 탈락업체는 용역 비용은 물론, 2~3개월간의 시간과 인력엔도 손실을 볼 수 있다. 낙찰자라 해도 안심은 금물이다. 중소규모 공사의 경우 낙찰률도 적격심사 대상 공사와 별반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고 설계변경이나 공사비 증액이 불가능해 새로운 기술적용에 시행착오라도 생기면 그 모든 부담을 시공사가 떠안아야 한다.

 또 실시설계 기술제안의 경우 정보력에서 절대적 우위에 있는 실시설계용역자가 입찰에 참여할 수 있다보니, 수주경쟁은 해당 용역업체를 잡는 이상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 또다른 부정의 씨앗이 싹틀 수 있다는 뜻이다.

 이런 점에서 볼때, 최소한 현재까지는 기술제안이 턴키보다 훨씬 우등한 입찰방식이라는 생각은 분명 위험해 보인다.

 다행히 아직 시간적 여유는 충분하다. 기술제안입찰이 건설시장에 연착륙 할 수 있도록, 정부와 발주자는 제도 적용에 앞서 좀 더 신중한 자세로 예상되는 문제점을 보완하고 원활한 운영을 준비해야 할 것이다. 업계 역시 기술제안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공정한 경쟁환경 마련을 위한 제언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봉승권기자 sk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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