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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이명박 5년+박근혜 5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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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34회 작성일 13-06-27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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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전 대통령의 특징적인 화법은 “내가 해봐서 아는데…”이다. 회의나 민생 현장에서 의견을 말하거나 공감할 때 주로 사용했다. “장사를 해봐서”, “배를 만들어봐서”, “민주화 운동을 해봐서”, “한때 노점상이어서”, “한때 철거민이어서”, “환경미화원을 해봐서”, “비정규직 노동자 출신이었기 때문에” 등 삶의 경험은 물론 “해병대 있는 도시에서 자랐기 때문에”, “치킨을 2주에 한 번 먹는데” 등과 같이 사소한 일에도 등장했다.

직접적인 표현은 없었지만 가장 자신 있는 분야가 건설일 듯하다. 가장 오랫동안 몸 담아왔을 뿐 아니라 샐러리맨 신화를 이뤄낸 곳이다. 서울시장 시절 청계천 복원사업을 통해 각인된 이미지는 대권 가도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출마를 앞두고 그는 스스로 “건설인이었음을 자랑스럽게 여긴다”고 했다. “해봐서”라는 말이 어울리지 않는 삶의 일부인 셈이다. 취임 초, 불안한 시선도 적지 않았다. 그러나 건설인들은 누구보다 성원과 기대를 더 많이 보냈던 것도 사실이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했던가. 5년이 지난 뒤, 기대는 실망을 넘어 좌절로 바뀌었다. 주택시장은 붕괴됐고 공공공사에 대한 갈증은 심화됐다. 야심작인 4대강 사업은 일부 기업들의 잔치였다. 한정된 예산이 한 곳에 집중되면서 초대받지 못한 기업들은 배가 고팠다. 고프기만 한 것이 아니라 아프기도 했다. 초대된 기업도 사정은 낫지 않다.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처럼 오히려 적자를 호소하고 있다. 담합 의혹은 차후 문제다. 이렇다보니 이명박 정부 5년은 단군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와 맞물려 있다고 하는 건설인들의 말이 허투루만 들리지 않는다.

산업내 균형도 흔들리고 있다. 그동안 토목(공공)과 건축(민간)은 수레바퀴처럼 조화를 이뤄왔다. 공공과 민간은 서로 보완재로 산업을 지탱해 왔다. 불안 조짐은 이명박 정부 때 나타났다. 토목의 경우 4대강 사업으로 쏠림현상이 나타나면서 균형을 잃었다. 건축까지 주저 앉았다. 주택경기가 경사가 극심한 내리막길에 접어들었음에도 방향을 트는데 주저주저했다. 브레이크를 27차례나 밟기는 했다. 하지만 그때 뿐이었다. 내성만 키웠다. 시장의 흐름을 바꾸기는커녕 제동을 걸기에도 버거운 상황을 자초한 것이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희망도 사그라들고 있다. 정부는 부동산 시장을 살리기 위해 4.1대책을 내놓았다. 평가도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살아날 듯한 시장은 취득세 감면 종료를 앞두고 다시 거래절벽 조짐을 보이고 있다. 사실 이는 이미 예고된 일이다. 한시적, 임시방편적 대책이 많았다. 조목조목 따져보면 정치권이나 주변의 눈치를 너무 봤다는 느낌도 지울 수 없다. 과감성이 부족했다는 말이다. 게다가 복지예산 충당을 위해 SOC예산을 지속적으로 줄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거래절벽에 SOC절벽까지 우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건설산업은 이명박 정부 5년간 빈사상태로 빠져들었다.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귀를 막고 잘못된 프레임을 들이대면서 오히려 뒷걸음질 친 것이다. 여기에 건설을 통해 역사에 흔적을 남기려는 개인적인 욕심도 한몫 했다. 그래서 였을까. 박근혜 정부는 반대로 가고 있다. 애써 거리두기를 하고 있다. 일련의 부동산 정책에서도 ‘이 정도 해도 안 되는데 낸들 어쩌라는 말이냐’라는 느낌이 묻어나오는 것도 부인할 수가 없다. 여기에 복지 포퓰리즘까지 가세했다. 만신창이다. 성장은커녕 존재의 의미마저 찾을 수 없다.

출범 4개월간의 행보를 보면 박근혜 정부 5년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두렵기까지 하다. 귀를 닫고 눈을 감고 있다는 느낌 때문이다. 또 다른 프레임을 통해 건설을 보고 있다는 생각에서다. 10년은 정말 너~무 길다.    
박봉식 정경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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