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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불황의 그림자…공사비ㆍ하도급대금 분쟁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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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84회 작성일 23-01-10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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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자ㆍ담합 위주에서 하도급 등 공사비 갈등 심화

[대한경제=김희용 기자] 건설사를 둘러싼 분쟁과 그로 인한 소송전이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그 면면을 살펴보면, 갈등의 원인과 내용은 종전과는 조금 다른 양상이 나타난다.

여전히 하자 보수나 담합 사건 등에 기인한 송사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만, 지난해부터는 하도급대금이나 공사비 분쟁으로 인한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지난해 초부터 계속된 건설자잿값 등 원자재가 상승을 비롯, 인건비가 크게 오른 가운데 계속된 금리 인상으로 인한 자금시장 경색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대구지방법원은 액화천연가스(LNG) 저장탱크 건설공사 담합과 관련해 삼성물산ㆍ현대건설ㆍDL이앤씨ㆍ포스코건설ㆍGS건설ㆍ대우건설 등 10개사가 공동으로 한국가스공사에 582억3000만원을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1심 판결이라 항소 여부에 따라 판결 금액이 달라질 수 있지만, 일부 건설사들은 지연이자 등을 고려해 각사에 배정된 금액을 이미 가지급했다.

법적 분쟁이 장기화할 경우, 금융비용이 더욱 늘어날 수 있는 데다 평판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건설업계에서는 소송건수와 함께 소송금액이 나날이 늘어가며 리스크가 확대되는 중이다.

10대 건설사 중 피소된 금액이 가장 많은 곳은 대우건설이다. 대우건설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피소된 소송사건은 227건으로, 관련 소송 금액은 1조1229억9800만원에 이른다. 이 회사가 원고로 계류 중인 소송사건은 52건으로, 소송가액은 2247억7100만원 규모다.

삼성물산은 10대 건설사 중 가장 많은 249건의 소송에 피소됐다. 작년 3분기 말 기준 삼성물산이 피소된 소송금액은 6430억7800만원으로 집계됐다.

다른 회사들도 송사에 시달리기는 마찬가지다. 현대건설, DL이앤씨, 포스코건설,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등은 수천억원 규모의 소송에 피소돼 법정 다툼을 벌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향후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분쟁으로 갈등과 송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과거 기획소송과 같은 하자보수 등 공동주택 관련 사건이나, 공사비 미지급 등 해외건설 발주자와의 문제보다 국내 건설시장에서의 공사비 문제가 더욱 부각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덧붙였다.

최근 몇년간 이어진 역대급 수주실적에 힘입어 공사현장 및 시공물량은 크게 늘어난 가운데, 급격한 원자재 가격 및 인건비 상승, 그리고 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여건 악화로 인한 비용 부담도 급증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를 기점으로 거래절벽을 비롯, 미분양이 급증하는 등 주택사업의 수익성마저 크게 위축되면서 발주자와 시공사는 물론, 원ㆍ하도급 간 공사비 분쟁도 크게 늘어날 수 있어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건설경기가 좋았던 시절에는 갈등이 발생하더라도 발주처 및 원청사 등과의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원만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지만, 경기위축 국면에서는 손해를 줄이기 위해 책임을 회피하려는 심리가 강해진다”며 “이로 인한 소송전에 휘말릴 경우 해당 건설사는 막대한 유무형의 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김희용기자 hyong@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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