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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기획> 공공으로 불황파고 넘는다(1) - 왜 공공시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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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28회 작성일 13-07-30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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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계적 입찰제도 운영으로 리스크 최소화

시공력 향상...국내외 실적 확보로 이어져

 공공공사는 국가발전을 이끈 원동력이자 오늘날 건설산업을 있게 한 구심점 역할을 해왔다. 한국전쟁 이후 폐허가 된 국토에 경부고속도로를 건설하면서 국가경제는 가속 페달을 밟기 시작했고, 더불어 건설산업은 해외 시장에서도 일류 경쟁력을 갖출 정도로 성장했다.

 최근 민간에서 대규모 프로젝트가 속속 추진되고 있지만 이에 대한 자신감과 실행능력은 공공공사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건설사들은 공공시장의 매력을 △시스템화 △예측 가능성 △실적 확보 등 크게 3가지 부문에서 찾는다.

 우선 공공시장은 입찰에서 시공에 이르는 전 과정이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움직인다. 여기에는 국가계약법, 정부 입찰ㆍ계약 집행기준 등 매뉴얼 등이 뒷받침된다. 따라서 시스템을 숙지하고 모자라는 부분을 구비하면 누구나 시장에 참여할 수 있다. 적격, 최저가, 기술형입찰 등 다양한 입찰제도를 운영하는 것도 건설사들에 공평한 참여기회를 주기 위한 ‘게임의 룰’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시스템은 건설사들의 경쟁력을 끌어올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1970~80년대 건설 붐으로 공공공사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주먹구구 식으로 운영됐던 기업의 체질도 세계적 수준에 맞춰 바뀌었다”고 회고했다.

 공공시장의 또 다른 장점은 민간이나 해외에 비해 예측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입찰 단계는 물론 공사를 낙찰받은 이후 공사 관리까지 해당 사업을 수행함에 있어, 그 결과를 대부분 예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리스크가 적다는 뜻이기도 하다.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이라던 용산 국제업무지구의 실패와 최근 일부 건설사의 해외 발 어닝쇼크에서 대변되듯, 대규모 민간 개발사업이나 해외 프로젝트의 경우 여러가지 돌발 변수가 존재한다.

 예측 가능성은 회사 경영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한다. 공공공사를 수주하면 선수금이 납입되고 일정 기간마다 기성금이 또박또박 들어오기 때문에 현금흐름에 대한 안정적인 계획을 세울 수 있다.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발주기관에서 기초가나 조사가를 많이 치고 들어오기 때문에 예전만 못하지만 공공공사는 회사경영 측면에서 여전히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면서,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 중인 회사들이 공공공사에 적극적이거나 대형사들이 공공아파트 시장에 참여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규모에 관계 없이 사업 포트폴리오에 공공의 비중을 일정 부분 가져가야 한다는 이야기다.

 이와 함께 공공공사는 건설사들의 시공력과 직결되는 실적 확보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단적인 예로 2009년 말 역사적인 원전 수출에 국내 건설사가 당당히 함께할 수 있었던 데에는 국내 원전사업을 수행하면서 얻은 실적이 바탕이 됐다. 또 다른 건설사 관계자는 “지난해 해외 누적 수주고가 5000억달러를 돌파했다. 건설인들의 피와 땀으로 일군 업적이지만, 역시 공공공사을 통해 확보한 실적이 있기에 가능했다”면서, “중국이 최근 가격경쟁력을 넘어 기술경쟁력으로 세계시장에 도전하고 있는 배경도 베이징 올림픽 이후 자국 내에서 다양한 공공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갈고 닦은 실적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4대강 사업 이후 공공공사를 바라보는 건설사들의 기대치는 떨어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국책사업에 동참한다는 자부심으로 출혈을 감수하면서까지 성실히 수행했으나, 결과적으로 돌아온 것은 담합 의혹으로 인한 사정기관의 무차별적 조사 및 처분뿐이기 때문이다. 업계의 현실을 감안하지 않고 들이대는 사회적 잣대에 건설사들은 ‘탐욕적’이라는 비난에도 직면해 있다.

 특히 지난해부터 시작된 조사 및 처분은 점점 강도가 높아지고 있어 건설사들은 자포자기 상태에 빠진 모습이다. 공공시장에서 30년 가까이 수주영업을 뛰고 있는 한 건설인은 “예전의 공공공사와 지금의 공공공사는 정부의 지향점이 다른 것 같다. 좀더 심하게 말하면 지금의 공공공사에는 과거의 원리ㆍ원칙이 사라졌다”면서, “그래도 입찰을 보고 수주 노력을 하고 있지만 공공공사를 수행한다는 자부심은 많이 퇴색된 게 사실”이라고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정회훈기자 hoo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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