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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기관 리포트> 공기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관련 분쟁의 해결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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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351회 작성일 13-08-12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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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공사에서 발주기관 귀책사유로 인한 공기 연장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다. 건설산업연구원이 수집한 최근 3년 간 수행된 공공공사 총 821개 현장 중에서 발주기관의 귀책사유로 계약 기간이 연장된 경우는 254개 현장으로, 공기 연장이 발생한 평균 비율은 30.9%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공공공사의 공기 연장은 국가 예산의 낭비와 사회적 편익 손실은 물론이고 시공계약자 입장에서도 공사 수행 차질과 파행적 현장 운영 등의 폐해를 야기시킨다. 특히, 발주기관의 귀책으로 공기가 연장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시공계약자가 그로 인한 손실을 부담하는 부당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이에 본고는 국내 공공공사의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관련 분쟁의 원인을 진단해 보고, 그 주요한 해결 방안을 제언하고자 한다.

 △총사업비관리지침의 관련 규정 누락

 발주기관은 총사업비관리지침에 공기 연장에 따른 사업비 조정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이유로 시공 계약자가 청구한 계약금액의 조정 신청을 반려하거나 거부하고 있다. 현행 국가계약법과 공사계약일반조건에서는 물가 변동 및 설계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 이외에도 공사 기간의 변경 등 계약 내용의 변경으로 인한 계약금액의 조정을 인정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현행 총사업비관리지침에서는 관련 규정이 누락되어 있는 것이다. 특히,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사전 협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일종의 공사예비비 성격으로 볼 수 있는 자율조정 항목을 명시한 규정에서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의 조정은 인정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라 발주기관은 총사업비관리지침에 따른 기획재정부와의 사전 협의 부담 등의 이유로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을 기피하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발생하는 것이다.

 △장기계속공사계약의 불평등성

 정부 입장에서 장기계속공사 계약 방식은 한정된 예산 활용의 신축성을 높이고 정치권의 요구에도 적절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지만, 완공 위주의 집중 투자보다 분산 투자를 초래하여 사업 기간의 지연과 공사비 증액에 따른 사회적, 경제적 손실을 초래한다는 지적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건설협회의 분석에 따르면, 계속비공사는 계약에 비해 공사 기간은 약 6개월이 더 소요되며, 공사비 증가액은 평균 2.2배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장기계속공사는 단위 시설물 건설의 총공사비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수립된 최적 공기와 공정 계획에 따라 수행되는 것이 아니라, 발주기관이 확보한 당해 연도 예산 금액에 맞추어 집행되는 관행으로 인해 공기 연장이 빈번하게 발생하게 된다. 하지만, 발주기관은 장기계속공사계약의 제도 설계 목적과 법리 해석을 근거로 총괄 계약의 연장에 따른 추가 비용 보상을 불허하면서, 총 계약 기간의 연장분에 대한 추가 비용 부담 주체는 사실상 시공계약자가 되고 있다.

 △현장 유지관리인력 배치 기준의 비현실성

 공기 연장 또는 공사 정지시 현장 유지 및 관리 인력에 대한 배치 기준이 불명확하거나 실제 투입되는 인력보다 과소 책정된 비현실적인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공기 연장시 간접비 보상 청구 금액 중 상당 부분이 현장 유지를 위한 간접노무비 항목으로, 간접 노무 인력에 대한 투입 기준이 명확히 정립되지 않아 발주기관과 시공자 간 마찰과 분쟁의 원인이 되는 것이다. 일부 발주기관은 공기 연장 또는 공사 정지 등에 대한 실비 산정 기준을 자체적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그 적용 범위를 축소하고 있어 실제 투입된 인력 전체에 대한 비용 보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발주기관의 우월적 지위 남용

 국가계약법 제5조에서는 서로 대등한 입장에서 당사자의 합의에 따른 계약 체결과 신의성실의 원칙에 입각한 계약 이행을 천명하고 있다. 발주기관의 귀책사유로 초래된 추가 비용을 시공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을 위반하는 것이며, 계약 상대자의 이익을 제한하는 계약의 공정성을 훼손시키는 것이다

 △관련 제도 개선과 상호 호혜적 계약 문화의 정착 필요

 국내 공공공사를 적기에 준공해 재정의 효율적 집행을 도모하며 공기 연장에 관련한 소모적 분쟁을 최소화하기 위한 주요한 방안을 아래와 같이 제안한다.

 첫째, 총사업비관리지침상의 자율 조정 항목에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 조정 항목을 추가하여 지불 근거 조항을 마련해야 한다. 총사업비관리지침은 현실적으로 발생하고 있는 공기 연장에 따른 계약금액의 자율적인 조정이 허용되도록 관련 조항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 현행 총사업비관리지침에서 물가 변동으로 인한 공사 계약금액의 변경을 인정하고 있는 것처럼, 공사 기간의 변동과 같은 기타 계약 내용의 변경에 따른 계약금액의 조정도 인정하는 것이 마땅할 것으로 판단된다.

 둘째, ‘공사계약 일반조건’에 최종 차수의 준공 대가를 수령하기 전까지 계약금액 조정을 청구하도록 명시하는 조치가 필요하다. 단년도 예산주의의 원칙에 입각한 장기계속공사라 하더라도, 발주기관의 귀책사유에 의한 공기 연장에 대한 보상은 총괄 계약의 관점하에서 평가될 수 있어야 한다. 예산 부족, 계획 변경, 민원 등의 문제로 불확실성이 높은 장기계속공사의 경우 공기 연장의 실제적인 파급 효과는 대부분 사업의 완료 시점에서 발생하므로, 계약금액의 조정 시점을 각 차수별 준공 대가의 수령 전으로 제한하는 것은 불합리한 측면이 있다.

 셋째, 총액 예산 편성을 원칙으로 하는 계속비공사 계약의 의무화가 필요하다. 단위사업 집행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전체 공사분에 대한 예산 확보는 필수적인 전제 사항이 된다. 따라서, 현재 진행 중인 장기계속공사 중 계속비공사로의 전환이 가능한 사업의 경우 가급적 조기에 전환하는 정책이 필요하다. 최적의 공정 계획이 아니라 배정된 예산에 따라 공사 물량을 소화하는 국내 고유의 장기계속공사 계약 방식에서는 선진화된 공정관리의 필요성이 매우 낮으며, 해외 시장 진출을 노리는 다수의 건설기업의 공정관리 역량 제고에도 기여할 수 없다.

 넷째, 공기 연장 또는 공사 중지시 현장 유지 및 관리 인력에 대한 배치 기준 및 계약금액 조정의 지침 마련이 필요하다. 일부 발주기관은 공기 연장 또는 공사 중지 기간의 인력 배치와 관련된 자체 지침을 보유하고 있으나, 현실적으로 투입되는 적정 기준이 아니라 과소한 수준으로 평가되고 있는 관련 지침은 개선되어야 한다. 당해 시설물에 경험과 전문성을 보유한 발주기관별로 공기 연장 발생시 현장 유지 및 관리 인력의 배치에 관한 현실성 있는 배치 기준을 수립하여 공사 착공 시점 전후에 계약 당사자인 시공자와 협의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다섯째, 공공공사의 민간 선투자 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2012년 6월에 민간 선투자의 인센티브 수준을 상한 조정한 바가 있으나, 민간선투자의 활성화가 도모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 사회간접자본 시설물의 조기 준공을 통한 사회 편익을 조기에 실현하고 재정 투자 지연에 따른 사업비 증가의 억제와 궁극적인 예산 절감을 민간선투자제도의 활성화를 통해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다.

 여섯째, 영국의 관문심사제도와 같은 사업관리 점검 프로세스의 도입을 검토할 수 있다. 현행 총사업비관리제도는 사업 전체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측면보다는 사업비 증액을 억제하는 행정 규제적 성격이 강하며, 예산 배정의 문제 등으로 사업 기간이 늘어나 총사업비 증가로 이어지는 사태를 근본적으로 차단하지 못하는 한계에 직면해 있다. 해당 사업의 내ㆍ외부 전문 조직이 사업 단계별 점검 프로세스에 참여해, 공기 연장을 사전에 방지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는 체제 구축이 요구된다.

 이영환·김원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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