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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심사제 당락 좌우 '시공평가'…"평점 왜곡 등 보완책 마련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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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1,066회 작성일 14-03-10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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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시범사업…3년치 결과 전부 반영해 점수 환산

 종합심사낙찰제 시범사업에서 배점 가중치가 가장 높은 ‘동일공사 시공평가’항목에 대해 건설업계의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과거 시공품질이 우수한 업체의 수주기회를 넓혀준다는 취지는 좋지만 당락을 좌우할만큼 높은 가중치에 비해 공정한 평가시스템 구축과 평점 왜곡현상을 막기 위한 보완장치가 허술하다는 지적이다.

 9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관련기관에 따르면 종합심사제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7개 발주기관들은 발주 한 달 전까지 해당 사업에 대한 세부평가 기준안을 마련해 기재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오는 5월 첫 시범사업에 착수하는 토지주택공사(LH)와 수자원공사, 도로공사 담당자들도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다음달까지 세부평가 기준안을 만드느라 여념이 없다.<시범사업 현황 참조>

 최저가낙찰제를 대신할 종합심사제는 공사수행능력(40~50점)과 가격(50~60점)의 합산점수에다, 가점항목인 사회적 책임 점수를 더해 낙찰업체를 선정한다. 이 가운데 역량 지표인 시공평가 항목은 가중치 30~50%, 배점 12~25점으로 공사수행능력 부문에서 가장 높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시범사업의 등급별 가격점수 차가 작아서 시공평가 점수가 당락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평가방식은 입찰자가 수행했던 100억원 이상 공사에 대해 공사 완성도, 품질, 공정관리를 중심으로 발주기관이 점수를 매긴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해당 발주기관의 최근 3년치 유사 공사에 대한 시공평가점수를 평균해 반영한다. 건설안전정보시스템(www.cosmis.or.kr)을 통해 입력한 자료가 유효하다.

 1988년 도입된 이 제도는 그동안 유명무실했다.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때 점수화해서 반영해왔지만 그 대상이 과거 10년치 결과 중 건설사들이 제출한 ‘우수 평가’만 반영하다보니 변별력이 사라져 제 구실을 하지 못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시범사업에서는 최근 3년치 시공평가 결과를 전부 반영해 평균 점수로 환산하기 때문에 모든 공공공사의 시공품질이 좋아야 낙찰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건설업계에서는 당락을 좌우할만큼 배점이 높다며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A 사 관계자는 “시공 현장이 3곳인 업체와 30곳인 업체 간 평점을 낼 경우 자칫 시공 결과물이 적은 업체가 더 높은 점수를 받는 왜곡현상이 우려된다”며 보정계수와 같은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발주기관이 얼마나 제대로 평가할 지도 걱정이다. 도로, 철도, 아파트 등 전문 발주기관에 비해 지자체 등 평가역량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발주기관의 평가가 과연 충실하게 이뤄지겠다는 것이다. B사 관계자는 “‘시공품질을 높이라’는 제도 취지는 사라지고 또다른 로비 창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른바 ‘슈퍼 갑’으로 불리는 발주기관의 횡포가 더 심해질 것이란 우려도 높다. C사 관계자는 “시공평가 점수를 주는 발주기관에 ‘쓴소리’는 커녕 행여라도 찍히지 않으려면 각종 부당한 요구를 다 들어줘야 할 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주무부처인 국토부 관계자는 “시공평가 활성화 방안에 대한 용역을 맡긴 상태”라며 “건설업계가 다소 과하게 걱정하는 점이 있다”고 말했다. 우선 시범사업을 통해 시행착오를 서서히 줄여나가자는 것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시범사업은 총 21건, 1조7500억원 규모로 결코 무시할 수 없다”며 “요즘처럼 발주물량이 줄어든 상황에선 시범사업도 본사업과 마찬가지로 사활을 걸어야 하는데, 정부부처는 너무 한가한 소리만 한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김태형기자 kt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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