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자철도 제안 활성화 ‘기대반 우려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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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53회 작성일 23-09-06 09:09본문
[대한경제=박경남 기자] 정부가 민자철도 제안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며 민자철도 활성화에 본격 나선 가운데 민간투자 시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민자철도 제안 확대를 통해 침체된 민자시장에 활기를 불어넣는 건 긍정적이지만, 기존 민자철도가 여전히 깊은 적자 수렁에 빠져 있는 데다, 민자철도의 특성상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까다로운 탓에 정작 민자철도를 제안하고도 본궤도 진입 문턱에서 줄줄이 주저앉을 수 있다는 부정적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5일 관계기관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운영 중인 민자철도 운영법인들이 적자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 신분당선과 용인경전철을 각각 운영하는 용인경량전철㈜과 신분당선㈜은 지난해 각각 396억3000만원, 158억2000만원 규모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고, 우이신설경전철㈜과 의정부경량전철㈜은 작년에 98억7000만원, 3억6000만원 규모의 적자를 냈다.
부산-김해경전철㈜은 지난해 당기순이익이 29억1000만원 흑자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누적 적자에 시달리며 운임을 인상해 적자를 보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민자철도에 대한 제안이 대거 이뤄지더라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두며 민자시장에 연착륙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특히, 민자철도는 도로·환경 등 다른 민자사업과 달리 규모가 워낙 크다.
GTX(수도권광역급행철도)의 경우 총사업비가 수조원대에 이르고, 대장-홍대 광역철도의 총사업비는 1조7900억원, 새절역-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 도시철도는 1조5200억원, 위례신사선 도시철도는 1조4800억원 규모다.
철도는 노반과 역사, 설비 등 설치해야 할 시설물이 많은 만큼 민간투자비 부담이 크다.
민간투자비 부담이 막대한 반면 예측 수요는 불확실성에 갇혀 있다.
실제 민자철도 제안의 기반이 되는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담긴 노선들은 대부분 지자체를 중심으로 요구가 이뤄진 구간들이다.
이렇다보니 정치적인 논리가 앞서면서 사업성을 확보하기가 만만치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민간제안 노선이 기존 철도 노선이나 광역버스 등 대체 교통수단과 차별화하며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지에도 물음표가 따라붙는다.
민간사업자가 발굴한 노선이 시간이나 비용 절감 측면에서 기존 교통수단과 구분되지 않을 경우 수요에서 불리할 수밖에 없다.
정부가 민자철도의 사업성을 감안해 BTO(수익형)와 BTL(임대형)을 섞은 혼합형 민자사업을 제안할 수 있도록 했지만, 혼합형 방식에도 불구하고 민자철도의 사업성을 확보하기는 여의치 않다는 게 시장의 공통된 의견이다.
민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기존 민자철도가 적자에 시달리고 있는 상황에서 섣부른 노선의 제안은 리스크가 클 수 있다”며 “민간사업자는 사업성을 우선으로 노선을 발굴하고, 정부는 정상적인 추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우선순위를 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경남 기자 knp@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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