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제값받는 건설문화 정착의 계기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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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36회 작성일 23-08-10 09:01본문
국가기관이나 공기업이 발주하는 공공공사 입찰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수익성을 따지지 않는 일명 ‘묻지마 투찰’이 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발주한 공사 입찰에서는 예정가격이 1000억원이 넘는 규모에도 불구하고 건설사들이 예정가격을 초과하는 금액으로 투찰해 유찰됐다. 기술형입찰방식의 공사는 경쟁구도 성립조차 어려워 올해 발주된 공사 중 34.3%만이 정상궤도를 보이고 있다. 건설사들이 수익이 나지 않는 공사에 대해서는 입찰부터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건설사가 수익을 따져 공사를 수주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변화가 뉴스거리가 되고 있는 게 건설업계의 서글픈 현실이다.
공공공사 입찰시장의 변화는 최근 몇 년간 급등한 원자재가격의 영향이 크다. 발주기관들이 이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발주하는 일이 많아지면서 건설사들이 입찰 때부터 수익성 분석에 꼼꼼해진 것이다. 공공기관이라고 믿고 투찰했다가 손해를 본 일이 많아지면서 생긴 변화다. 건설사가 시공물을 건설하는 데 있어서 입찰은 첫 단추다. 첫 단추를 잘꿰야 하듯이 적정 공사비로 공사를 수주해야 건설과정 또한 순조롭다. 인건비를 제대로 지급하고 필요한 만큼의 자재를 쓸 수 있다. 시공물의 품질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건설사들은 그동안 적자수주의 이유로 자전거 페달이론을 내세웠다. 자전거가 페달을 멈추면 쓰러지듯이 건설사도 수주물량이 없으면 도산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적자공사라도 수주해야 회사가 돌아갈 수 있다는 논리였다. 자전거는 페달을 돌리지 않으면 속도가 줄다가 결국에는 쓰러진다. 이렇게 되면 부상의 정도가 가벼운 타박상일 것이다. 하지만 급하게 페달을 돌리다 넘어지면 어떤 결과가 벌어질까. 가벼운 타박상으로 끝나지 않을 것이다. 건설사 경영도 마찬가지다. 원자재가격 급등이 부른 공공공사 입찰시장의 변화가 제값받는 건설문화를 정착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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