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시장 정상화] (1)'비정상'에 멍드는 건설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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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259회 작성일 23-02-28 08:59본문
[대한경제=채희찬 기자] 공공 건설시장에서 비정상적인 관행들이 고착화되면서 대한민국 인프라와 건설산업이 멍들고 있다. 제값을 치르지 못하는 박한 대가 관행과 주관적 심사 과정의 만연한 로비로 국민들이 누려야 할 인프라사업 제반에서 공급 지연과 품질 악화 우려가 걷잡을 수없이 커지고 있다.
먼저 공공건설 분야는 정부의 예산 절감 정책에 따른 박한 공사비와 비현실적인 설계ㆍ감리 및 건설사업관리(CM) 대가로 인해 건설업계로부터 외면 받는 애물단지로 전락한 지 오래다.
현실 비용을 도외시한 예산 범위를 고집한 채 예정된 시설물을 입찰 시장에 내어놓는 발주기관들의 관행과 욕심이 이어지면서 사업자들의 손실을 유발하는 사례가 빈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각종 기술형입찰에서 유찰이 속출하고, 기타공사로 전환하면서 입찰 기간이 증가하는 등 공공건설 인프라 서비스가 지연되는 문제를 빚고 있다.
설계부터 시공, 감리, CM 등 전 분야의 품질 저하로 공공시설물의 질이 떨어져 최종 이용자인 수요기관과 국민들의 편익을 저해하는 한편, 결과적으로는 잦은 설계변경과 공사비 증액으로 애초에 추구한 예산 절감 효과도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
특히, 건설공사와 기술용역 사업자를 가리는 주관적 심사 과정에 ‘현질’(현금으로 아이템을 구매한다는 게임 용어)’이 난무해 관련 기업의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우수인력 고용과 기술 개발 등 재투자 여력을 없애 저성장의 늪으로 내몰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미 국내 시공능력평가액 1위인 삼성물산, 국내 CM분야 톱 위치인 한미글로벌, 국내 건축설계분야 매출액 1위인 삼우종합건축사사무소을 비롯해 정림건축, 간삼건축 등은 수년 전부터 공공건설 입찰에 불참하는 상황이다.
이 같은 문제는 유망한 기술인들의 ‘탈건설’로도 이어져 국내 건설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킨다는 평가가 나온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결국 공공시장을 이루는 발주자와 입찰자, 심사위원 모두가 공공시장 비정상화에 책임이 있다”며 “이 같은 비정상을 바로 잡으려면 무엇보다 발주기관의 적정 대가 지급과 산업계를 좀 먹는 로비 근절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채희찬기자 chc@ <대한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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