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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 칼럼】 건설산업의 저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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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21회 작성일 14-05-07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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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노일 금융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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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산업의 성장성과 안정성, 수익성이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 저성장이 진행되면서 수익성과 안정성까지 크게 훼손되는 모습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상황이 개선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건설산업의 위기감이 점점 커지는 양상이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지난해 기업경영 분석자료는 이 같은 사실을 여실히 보여준다. 건설산업과 관련된 대부분 지표가 2011년, 2012년보다 더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매출액 증가가 미미한 가운데 영업이익 적자 폭이 커졌다. 대표적인 성장성 지표인 매출액 증가율은 0.7%에 그쳤다. 2011년 3.8%, 2012년 3.6%에서 크게 둔화한 것이다. 자칫 올해 매출액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전환될 우려도 나돈다.

 수익성 지표는 더 암울하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2011년 2.0%에서 2012년 0.8%로 낮아지더니 지난해에는 급기야 마이너스(-1.2%)로 전환됐다. 매출액 영업이익률은 영업이익이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율을 나타낸 지표다.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2011년 0.1%에서 2012년에는 -3.4%로 마이너스 전환된 데 이어 지난해에는 -4.8%로 마이너스 폭이 더 확대됐다. 이자보상비율도 2012년 40.0%에서 -65.0%로 급격히 나빠졌다. 영업활동에 따른 이익으로 대출금이나 회사채에 대한 이자 등 금융비용조차 감당할 수 없다는 의미다. 이자보상비율이 마이너스로 나온 것은 영업이익이 적자이기 때문이다.

 안정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2011년 178.0%에서 지난해 208%까지 뛰었다. 차입금 의존도도 같은 기간 24.9%에서 28.0%로 높아졌다. 현금흐름 역시 어렵다. 건설사들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이 나빠지면서 현금흐름 이자보상비율이 2012년 64.7%에서 지난해에는 -48.4%로 위축됐다. 전체 산업평균은 759.8%였다.

성장이 지지부진하면서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돈이 궁해진 건설사들이 외부에서 돈을 빌리면서 부채비율 등 안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악순환을 보이는 셈이다. 이번 분석자료가 대형사 중심으로 작성된 점을 고려하면 여타 중견, 중소 건설업체의 사정은 이보다 훨씬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 더 큰 문제는 올해도 이 같은 건설산업의 주요 경영지표들이 호전될 가능성이 낮다는 데 있다. 실제 올해 토목부문 공공수주 규모가 아직 제로(0)인 대형건설사가 대부분이다. 입찰에 참가해서 낙찰받지 못한 것이 아니라 공사입찰 물량이 없기 때문이다. 물량이 나오더라도 적자 시공을 감수하지 않는다면 입찰에 참여하기란 여간 큰 결단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주택건설을 중심으로 민간건설이 살아나고 있지만, 지속 여부를 장담하기는 이르다.

 그럼에도 정부는 담합조사에 과징금 폭탄, 영업정지 등 가능한 모든 권한을 이용해 건설산업을 압박한다. 은행권 역시 풍부한 유동성에도 건설사에 대한 대출규모를 지속적으로 줄여오고 있다. 금융 당국의 구조조정 프로그램 역시 건설사를 살리기보다는 옥죄기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건설사들은 건설산업 저성장이 몰고 올 위기가 건설산업과 전 산업계를 넘어 국가 경제의 위기로 전이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건설사들이 정부와 금융 당국, 금융권 등에 건설산업의 정상화를 호소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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