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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주기관 '적폐' 이젠 도려내자>도로공사-관행적 휴지기 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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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62회 작성일 14-07-22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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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비 줄이려는 꼼수…위법적인 성격도 강해

 발주기관이 공사비를 절감할 목적으로 관행적으로 ‘휴지기’ 연장을 통해 공사기간을 조정하는 일도 대표적인 적폐로 꼽힌다.

 휴지기는 말 그대로 여름철 장마나 겨울 혹한기 등 공사를 할 수 없는 기간을 말한다. 보통 1년에 50~60일 정도가 휴지기로 규정된다.

 공사를 할 수 없는 휴지기가 늘어나면 공사기간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밖에 없음에도 발주기관이 휴지기를 늘리는 이유는 간접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휴지기는 건설현장이 멈췄다고 간주되기 때문에 휴지기간 중에 발생한 현장관리 인건비나 장비비 등의 간접비를 발주기관이 지급하지 않고 있다. 그만큼 건설사들의 비용 부담은 늘어난다.

 이런 문제는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거론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지난해 국감에서 이이재 새누리당 국회의원이 밝힌 한국도로공사의 휴지기 운영 사례를 보면, 고속국도 제12호선(88고속도로) 담양-성산 간 확장공사에서 도공은 공사 휴지기를 최대 270여일까지로 설정했다.

 1년 가운데 실제 공사를 할 수 있는 기간은 100일이 채 안된다는 의미다. 이 같은 비상식적인 휴지기 설정으로 해당 공사에 참여한 7개 건설사들은 600억원에 달하는 간접비 등 추가비용을 고스란히 떠안았다.

 도공처럼 휴지기를 당초 목적과 달리 예산 절감을 위한 꼼수로 활용하는 이유는 간접비 청구에 대한 규정이 미미한 측면도 있다.

 간접비 청구 규정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국가계약법)’ 시행령 66조에 ‘공사기간ㆍ운반거리의 변경 등 계약 내용의 변경으로 계약금액을 조정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그 변경된 내용에 따라 실비를 초과하지 않는 범위안에서 이를 조정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반면 총사업비관리지침(제64조)를 보면 총사업비 관리대상 사업의 경우 설계 변경과 물가변동으로 인한 금액만 조정을 인정하고 있다. 공사기간 연장 등의 사항은 조정 대상이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휴지기를 목적과 달리 발주기관의 편의에 따라 조정하는 일은 위법적인 성격이 크다는 의견도 많다.

 공사대금 조정 청구권을 일방적으로 제한하는 등 시공사에게 불리한 조항은 무효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과 우월한 지위 등을 악용해 상대방에게 과도한 부담을 주는 행위는 반사회적인 것으로 무효라는 점 등이 근거로 제시된다.

   이에대해 도공은 휴지기간 운용은 매년 배정된 예산범위내에서 집행해야만 하는 장기계속계약 규정에 맞게 건설사와 충분한 협의 및 협상을 거쳐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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