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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건공단 공동기획> 영국, 발주자부터 근로자까지 모두에 '법적 의무' 부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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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915회 작성일 14-08-22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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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성 평가 의무화 등 사업주 '안전보건 활동' 위해 챙겨야 할 법령만 20여개

 영국의 건설재해는 해가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992년 영국의 건설업 10만명당 사망자 수는 5.9명이었지만 10년이 지난 2012년에는 1.9명으로 크게 떨어졌다.

 하지만 영국에서 건설업은 여전히 고위험직종으로 분류된다. 영국의 전체 근로자 가운데 건설업에 종사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지만 사망재해는 22%를 차지하고 있다. 2011년 기준으로 최근 5년간 전체 산업재해 사망자가운데 건설업 비중은 28%로 전산업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차지했다.

 건설분야의 산업재해를 낮추기 위해 영국이 꺼내든 카드는 어느 국가보다 강력한 규제다.

 ◇ 건설업 모든 관계자에게 법적 의무 부여

 영국은 지난 2007년 건설업에 종사하는 모든 관계자들에게 법적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의 ‘건설업 설계 및 관리에 관한 법(CDM)’을 제정했다. 1994년 처음 시행된 CDM은 2007년 건설업 안전보건복지에 관한 법이 하나로 통합되면서 모든 건설업 종사자에 대해 법적 의무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법에 따르면 의무대상자는 발주자(Client)를 포함해 CDM 조정자(CDM co-ordinators), 설계자(Designers), 주도급업자(Principal contractors), 도급업자(Contractors), 근로자(Workers)로 사실상 건설업에 관련된 모든 이들이 포함돼 있다.

 CDM 조정자는 공사기간이 30일 이상이거나거 근로자의 작업일수가 500일 이상인 프로젝트에 대해 발주자에게 자문을 하도록 임명된 사람이다. 건설업 설계나 계획기간 동안 안전보건에 대한 사안을 발주자에게 자문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주도급업자 역시 공사기간 30일 이상이거나 근로자 작업일수가 500일 이상인 프로젝트를 진행하는 자로 규정돼 있다. 주도급업자는 건설현장의 안전보건에 관한 사항을 계획하고 관리, 조정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CDM은 건설 사업장의 위험요소를 적시에 관리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고 시행령에 의무대상자들이 해야 할 사항을 구체적으로 적시하고 있다. 공사 시작 전에 작업조건이 안전보건에 적합한지 여부를 점검하고 이를 통해 작업이 다른 사람에게 위험하지 않음을 보장하도록 하고 있다.

 영국은 사업주의 안전보건 관리 의무를 특히 강조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사업주가 안전보건 활동을 위해 참고해야 할 법령이 산업안전보건법을 비롯해 작업장 안전 규칙 등 20가지 가량이나 된다.

 산업안전보건법과 산업안전보건관리규칙을 보면 사업주는 모든 근로자의 안전보건에 대한 의무가 부여된다. 아울러 5인 이상을 고용하는 사업주는 위험성평가를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데 이를 토대로 비상조치계획을 세우고, 근로자에게 관련 정보와 훈련을 제공하도록 하고 있다.

 ◇ 엄격한 처별 규정

 영국의 산업 안전 관련 법집행은 크게 권고와 통보로 구분된다.

 권고는 위반사항이 비교적 경미한 경우에 해당되며, 통보는 일정 기간을 두고 개선을 명령하거나 작업금지 등의 조치를 내린다. 특히 산업재해로 근로자가 사망하는 사건에 대해서는 엄격한 처벌 규정도 마련해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2007년 제정된 기업살인법이다.

 안전예방 활동을 제대로 실시하지 않아 사람을 죽게 한 기업주를 형사처벌 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은 산재 사망 사고를 단순한 과실치사로 보지 않고 살인죄를 적용해 사업주나 경영층을 처벌하도록 하고 있다. 기업살인법은 의도와 상관없이 산업재해에서 사업주나 경영층의 부주의가 밝혀지기만 해도 처벌이 가능하다.

 영국의 기업살인법에는 벌금의 상한도 없다. 지난 2011년 기업살인법의 첫 유죄 판결에서는 연 매출액의 250%가 벌금으로 부과되기도 했다.

 기업살인법은 국내에서도 산업재해로 인한 사망자 발생을 줄이는 데 효과가 크다며 노동계를 중심으로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권해석기자 haese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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