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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건설정책 방향 재설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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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774회 작성일 14-09-23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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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교선(한국건설기술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최근 시설물 붕괴와 호우로 인한 침수 피해, 싱크홀 사고 및 산사태 등 국민들의 안전 문제와 함께 해외건설 시장에서의 선전 등으로 건설산업이 어느 때보다 큰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건설산업은 여건 변화에 따라 환경과 안전을 중시하고 전 주기적 관리 체계를 강조하는 사업으로 변화하였다. 이는 국가적 명제인 국민의 안전 확보와 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하여 건설부문의 역할 변화가 어느 때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에 모두가 공감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급격한 국내외 환경 변화에 대응하여 비효율적 생산체계와 글로벌 스탠더드와는 괴리가 있는 기존 체계에 대하여 건설산업의 새로운 패러다임 구축이 요구되고 있다.

 우리 건설업계는 최근 해외 시장에서 400억달러 이상을 수주하여 올 해외건설 수주 목표인 700억달러 초과 달성 기대를 높이고 있다. 이에 따라 수년 내에 연간 해외수주 규모가 1000억달러를 상회하고, 누적 수주 규모 1조달러 달성 등의 목표도 현실로 나타나 세계 5위권의 해외건설 강국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처럼 해외수주 규모가 국내 수주 이상이 되어 건설산업의 구조에도 커다란 변화가 예상된다.

 지난 2007년 이후 국내 건설시장 규모는 지속적으로 축소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 건설시장의 축소는 90년대 초반 80조엔을 넘어섰던 일본의 건설투자 규모가 지속적으로 축소되어 최근에는 40조엔대에 머물러 있는 것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일본은 건설투자 규모의 축소에 따라 가격 중심의 건설업체 선정을 기술과 가격을 같이 평가하는 가치 지향적 평가체계로 변화시키는 등 건설의 목표를 국민이 안전하고 안심하게 생활할 수 있는 사업으로 재설정하는 등 지속적 산업 효율화에 주력하였다.

 국민의 안전 확보에 어느 분야보다도 관심을 기울이는 현 시점에서 건설 분야에서 제기되는 부실한 국토와 시설물에 대한 조사·관리체계 문제가 중요한 이슈가 되고 있다. 이는 건설사업 성공의 열쇠인 기획, 조사 등 사업 선행 단계에 대한 투자 미흡과 설계·시공 단계의 단절된 관리체계, 사업 주체들 간의 불통으로 인한 비효율적 사업 수행 등이 근본적 원인이라 하겠다.

 미국과 영국 등 선진국들은 자국 내 건설산업 축소로 인한 사회경제적 문제, 비효율적인 건설 산업과 생산성 향상 등 혁신을 위한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많은 성과를 이뤄 왔다. 특히 영국은 건설산업 효율성은 발주자가 좌우하는 것으로 인식하여 1990년대 초반 건설산업 재고(rethinking construction)를 주창하였다. 여기에서는 건설 산업계의 기술력과 사업 수행력 향상 및 공공부문이 추진하는 관련 정책, 법, 제도의 혁신 등과 함께 발주자의 사업 수행능력 향상과 실천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하여 추진하였다.

 우리 건설산업도 세계 5대 건설강국 진입, 해외 수주 확대의 실질적인 효과 구현, 국내 시장 축소와 유지관리 시장 확대 등에 대응하여 다음과 같은 방향으로 건설산업의 목표를 재설정하고 정책 방향을 재정립하는 등 중장기 종합대책이 요구된다.

 국내 건설산업은 신규 건설사업 위주의 정책에서 해외 시장과 유지관리 시장에도 대응하는 통합적인 중장기적 정책 수립 및 시행이 절실하다. 유럽은 건설사업 투자 규모 중 유지관리 분야의 비중이 50%에 이르고 있고 일부 국가는 해외 수주 비중이 자국 내 수주 비중을 웃돌고 있다. 국내의 경우도 이미 유지관리 시장 규모가 신규 시장 대비 20%에 육박하고 있으며 그 비중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국내 건설산업의 구조 변화에 대응하여 관련 정책도 바뀌어야 할 것이다.

 해외 건설시장 진출은 악성 수주와 과당경쟁을 배재하여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전략 수립이 필요하며 20%대에 머무르고 있는 외화 가득률의 향상 노력 등 실질적인 해외 수주 성공을 위한 노력도 요구되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건설산업이 해외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토대를 갖추게 하는 것이 우선적인 정책 방향인 것이다. 즉 수십 년간 지속되어온 칸막이 식 산업구조 개편, 기술력 중심의 입낙찰제도 혁신 노력과 함께 국내 시장에 안주함으로써 발생하는 불합리한 건설관행에서 탈피하는 등 건설산업의 구조가 글로벌 스탠더드화 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기술력 향상을 통한 건설산업의 발전을 위하여 국가 인프라 확충 및 극한지 개발 노력과 함께 인구, 에너지, ICT기술 변화 및 발전 등은 건설 산업에 직접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하에서 첨단기술 등 환경변화에 대한 모니터링과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미래의 건설을 계획해 나가야 할 것이다.

 건설산업 효율화 방향 설정은 국내 및 해외 건설시장 정책과 함께 유지관리 시장의 정책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계된 정책· 제도를 수립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건설 산업이 급변하고 있는 현재가 국민과 건설인들이 머리를 맞대고 ‘건설산업 rethinking’을 위해 노력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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