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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적자시공 못이겨 줄도산...수만개 일자리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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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경희대학교 댓글 0건 조회 862회 작성일 14-09-22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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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경제 살리기에도 역행

 #. 지난 2010년 북한의 기습 포격에 따른 복구사업의 일환으로 연평도에서 100억원대 건축공사를 수행 중인 A사는 하도급사의 근로자 임금 체불 문제로 인해 심각한 경영위기를 맞고 있다. 계속된 적자시공으로 하도급사마저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공사를 중단했고, 근로자들은 1억2000여만원의 임금을 받지 못했다며 농성에 나섰기 때문이다. 현장 주변 숙박업체나 식당 등 역시 수천만원에서 수억원에 달하는 숙박비와 식대 등을 받지 못했다며 A사를 압박하고 있다.

 “실적공사비를 폐지하지 않으면 일자리 창출 등 지역경제 살리기도 헛물켜기일 뿐이다.”

 대한건설협회 각 시도회 및 전문ㆍ설비협회 등은 원ㆍ하도급 지역건설사들이 시공적자가 누적되면서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경우가 갈수록 증가하고 지역경제마저 피폐해지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당시 입찰에서 수주에 실패한 게 천만다행”이라며 “하도급사가 백기를 들 정도면 A사 역시 자체 적자가 상당할 텐데, 우리(본사) 같았으면 벌써 문 닫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하도급사의 고의 부도나 대표의 잠적 등까지 포함, A사와 같은 곤경에 처한 지역사는 전국적으로 셀 수 없이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전북도에서만 최근 4년간 216개 종합건설사가 사라졌다. 같은 기간 전문업체도 650개사가 영업을 중단했다. 부도나 폐업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핵심은 물량난과 시공적자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평창동계올림픽 관련 공사 물량이 크게 늘어난 강원도에서마저 상반기에만 작년 동기(23개사) 대비 2배에 달하는 45개 전문업체가 폐업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줄도산의 주범이 단순 물량 부족이 아니라 시공적자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는 대목이다.

 또한 시공적자 원인은 관리능력 부재 및 기업가의 도덕성 등 무수히 많지만 가장 큰 문제는 시장가격을 반영하지 못하는 실적공사비 제도라는 게 업계의 한결같은 지적이다.

 한 시장전문가는 “금융위기 이후 지역사들의 원가관리 능력도 많이 향상됐으나, 수주포트폴리오가 단순하고 오랜 물량난으로 체질까지 약해진 터라 1~2개 현장에서의 손실만으로도 기업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특히 실적공사비제 적용 공사 현장은 공종별 시장가격과의 단가 차이로 인한 적자 문제로 하도급사와 갈등이 심해지고 그로 인해 파생되는 문제도 심각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이렇듯 건설업종에서만 하루가 머다하고 수백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있는데, 정부가 일시적으로 SOC예산을 늘린다 한들 과연 지역경제가 살아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도 그럴 것이 과거 사람(일자리)과 돈을 끌어모으며 하나의 작은 경제권을 형성했던 공사 현장도 연평도 사례처럼 어느새 임금체불의 온상이자 주변상권마저 파탄으로 몰아넣는 ‘블랙홀’로 전락한 지 오래라는 게 업계의 전언이다.

 한편 업계와 전문가들은 지방 중소업체가 실적공사비로 인해 대형사에 비해 더 큰 피해를 입고 있는데는 시스템적인 문제도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300억원 이상 최저가 낙찰제 공사는 실적공사비 단가 대비 99.7% 이상 투찰해야 하는 규정이라도 있지만, 지역사의 주된 먹을거리인 적격심사 공사 입찰에는 이런 최소한의 보완 장치도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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